진화를 거쳐 하나만 남은 말의 발가락. [그림=유튜브 화면캡처]

 

 

말의 발가락은 하나입니다. 이 하나인 말의 발가락에 붙어 있는 발톱을 ‘발굽’이라고 합니다. 말발굽은 의외로 탄성이 있어 달릴 때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사람의 손톱과 발톱이 닳는 것처럼 말의 발톱인 발굽도 닳습니다. 이 발굽이 빨리 닳지 않도록 발굽을 보호하는 것이 발굽에 못질해서 붙이는 편자입니다. 이처럼 말은 달리거나 짐을 싣고 이동하는데 탁월한 기능을 발휘하는 동물입니다. 말이 이런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신체 부위가 발굽인 셈이지요.

원래 말의 발가락은 하나가 아니라 앞발에는 4개, 뒷발에는 3개가 있었다고 합니다. 말은 약 5500만 년 전 지구에 처음 등장했는데 당시의 말은 개 정도로 몸집이 작고, 발가락도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주변 환경이 은둔하기 힘든 목초지로 변하면서 초식동물인 말은 포식자로부터 잽싸게 도망갈 수 있도록 진화해야 했습니다. 생존을 위해 체구도 커져야 했고, 더 빨리 달려 도망치기 위해서는 측면 발가락들을 퇴화시키고 가운뎃발가락만 극적으로 강하게 만들어야 했던 것입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말이 진화한 원동력은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의 변화 때문이라고 합니다. 말은 약 2000만 년 전 기후변화로 북미 대륙의 숲이 목초지로 변하면서 몸집이 커졌습니다.

처음 숲 지대에서 살 때는 천적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몸집이 작았습니다.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숲속의 좁은 공간에서 민첩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덩치가 적은 것이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숲이 목초지로 환경이 변하자 신체적 변화가 필요해진 것입니다. 환경의 변화가 말의 진화를 이끌어낸 것이지요.

연구팀은 3D 엑스레이의 일종인 마이크로 CT 촬영을 통해 고대 말 화석 12종의 다리뼈를 비교·분석했습니다. 우선 개 몸집만한 가장 오래된 말로 4500~5500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하이라코테리움과 플리오히푸스, 메리키푸스, 메소히푸스, 미오히푸스 등의 화석을 분석했습니다.

 

원래 여러 개의 발가락을 가진 말의 화석. 더 빨리 달릴 수 있도록 진화하면서 발가락 숫자가 줄어든 것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비교를 위해 발가락 4개, 뒷발에 3개가 지금도 남아 있는 남아메리카 테이퍼 종의 뼈도 조사했습니다. 뼈의 전반적인 강도와 발목 힘을 측정하고, 말의 계통 수상 변화를 추적했으며, 말이 걸을 때, 점프할 때, 속력을 급격히 높일 때로 나눠 뼈에 가해지는 압력을 컴퓨터 모형으로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초기의 말들은 진화 과정에서 사라진 측면 발가락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측면 발가락은 체중 일부를 지지했는데 이 측면 발가락이 없었다면 고속주행 등 뼈에 강한 힘이 가해지는 움직임이 필요할 때 골절 등이 일어나기 쉬웠을 것이라고 추정됐습니다.

그러다가 체중이 증가하고 측면 발가락은 퇴화하면서 중간 발가락의 내부 구조가 바뀝니다. 말은 점점 발가락 하나에 의지해서도 움직일 수 있게 됐고, 지금의 말은 몸집이 커졌음에도 다양한 걸음걸이와 점프, 고속주행도 가능한 상태로 진화한 것입니다.

연구팀은 “몸집이 커졌다는 점이 발가락의 개수를 줄이는데 영향을 미쳤는데 발가락이 3개였을 때보다 하나일 때가 발목 힘이 더 컸다”면서 “현대 말의 발가락 내구력은 굽힘에 더 잘 견딜 수 있게 됐고, 뼈의 총량도 증가해 압박에 잘 견딜 수 있게 진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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