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야즈다니 프린스턴대 물리학부 교수 연구팀은 그래핀에서 발생하는 초전도 현상이 전자 간의 얽힘 현상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프린스턴대 연구팀 제공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은 지난해 3월 탄소 원자 한 층으로 이뤄진 소재인 그래핀 두 장을 1.1도의 ‘마법 각도’로 겹치는 것만으로 초전도체를 구현할 수 있다고 발표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초전도체는 초소형 슈퍼컴퓨터와 자기부상열차 등 응용방안이 무궁무진한 꿈의 소재인데 이를 상온에서 손쉽게 개발할 수 있다는 뜻이어서 과학자들의 호기심을 끌기엔 충분했다. 여러 연구팀이 후속 연구에 뛰어든 가운데 그래핀이 보이는 초전도 현상의 원리를 밝힌 연구결과가 나왔다.

알리 야즈다니 프린스턴대 물리학부 교수 연구팀은 그래핀에서 발생하는 초전도 현상이 전자 간의 얽힘 현상으로 인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이달 31일 발표했다.

단순히 두 장의 그래핀을 조금 엇갈리게 겹치는 것만으로도 초전도체를 구현할 수 있다는 발표 이후 전 세계 과학자들이 관련 연구에 뛰어들었다. 뛰어난 강도와 유연성, 경량성을 가진 소재로 주목받는 그래핀의 특성에 초전도성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핀은 기존 초전도체 물질과 달리 단 두 개의 원자층과 하나의 원소로만 이뤄진 물질이기 때문에 연구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기존 초전도체와 달리 그래핀 초전도체는 상온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초전도체는 전류가 흐를 때 저항이 0인 물질이다. 초전도 현상이 나타나는 온도가 30K(영하 243.15도)이하면 저온 초전도체, 이상이면 고온 초전도체로 분류한다. 고온이란 이름이 붙었지만 137K(영하 136도)가 아직 한계다. 초전도체는 전자가 쌍을 이루는 얽힘 현상을 통해 주로 발생한다. 하지만 마법 각도로 겹쳐진 두 장의 그래핀이 보이는 초전도 현상은 그 원리가 밝혀지지 않았다.

 

그래핀을 두 장 겹친 채 각도를 조금 달리하면 ‘무아레 무늬’가 나타난다. 매사추세츠공대 제공

 

 

연구팀은 탄소 원자가 육각 격자를 형성한 형태인 그래핀을 1.1도로 겹칠 때 나오는 ‘무아레 무늬’에 주목했다. 무아레 무늬는 반복되는 무늬가 두 장 겹칠 때 나타나는 무늬로 모기장을 두 장 겹치거나 옷이나 커튼 같은 섬유재료가 겹칠 때 흔히 볼 수 있다. 물결무늬를 뜻하는 프랑스어에서 온 말이다. 연구팀은 무아레 무늬로 인한 물리적인 구조가 각 원자의 전자들이 떨어질 수 없게 해 여느 도체처럼 독립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상호작용을 하게 만든다고 봤다.

연구팀은 표면 개별 원자까지 영상화할 수 있는 고감도 주사터널현미경(STM)을 사용해 전자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STM은 초소형 탐침이 표면을 긁듯이 움직일 때 발생하는 전류인 물질이 극도로 가까워졌을 때 발생하는 터널 전류를 활용해 표면을 관찰할 수 있다. 실험 결과 마법 각도로 겹처진 그래핀에서는 전자가 예기치 않은 넓은 에너지 대역을 가지면서 다른 전자와 강한 상호작용을 보였다. 다른 전자와 얽히는 징후를 보인 것이다. 이는 전자 간 반발 작용으로 얽히는 현상을 보이는 고온 초전도체와는 다른 특성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야즈다니 교수는 “얽힘이 발생한다는 것은 알아냈지만 얽힘의 유형을 밝혀내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이제 미지의 영역의 표면을 실험과 이론 모델링을 통해 긁기 시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원문: 여기를 클릭하세요~)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