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Graphene)’은 어떻게 구조를 만들어 주냐에 따라 구리보다 100배 높은 전기 전도도와 강철보다 200배 강한 강도,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열전도성을 띠는 꿈의 신소재다. 전세계 과학자들은 그래핀이 전자기기, 반도체 소재부터 새로운 화학구조를 만드는 초소형 반응기, 비행·우주선에까지 쓰일 것으로 기대한다.

그래핀이 처음 발견된 것은 2004년이다. 영국의 앙드레 가임(Andre Geim)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Konstantin Novoselov) 연구팀은 탄소원자들로 이뤄진 흑연에서 2차원의 평면 구조층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 구조층은 탄소원자들이 각각 꼭지점을 이뤄 벌집 모양의 육각형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 단일층이 바로 그래핀이다. 이 층에서 각각 탄소원자의 위치를 조금만 바꾸면 전체 물질의 물리적, 화학적 성질이 달라지는 특징을 갖는다.

그래핀의 벌집 모양 구조./위키미디어 제공

 

 

그래핀의 두께는 머리카락 수십만 분의 1 수준인 0.35나노미터(nm)다. 원자 한 개의 층과 같아 정말 미세한 크기다. 과학자들은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그래핀 탄소원자의 배열을 관찰하고, 층을 쌓거나 접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지금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소재를 만든다.

최근 우리나라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팀은 흑연에서 분리한 그래핀을 다시 여러 겹 쌓아 인공 흑연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천연 흑연이 규칙적인 배열을 갖고 있다면 연구팀은 그래핀을 불규칙적으로 100층 두께로 쌓아 인공 흑연을 만든 것이다.

이 인공 흑연의 인장강도는 6기가파스칼(GPa). 비행기 외장재로 사용하는 탄소 섬유와 유사한 강도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천연 흑연보다 강도는 60배 높으면서 20%이상 열도전율을 향상시켰다.

그래핀을 통해 소재의 강도를 높이는 다른 방법도 있다. 층을 쌓는 대신 그래핀 층을 여러번 접는 것이다. 한 겹의 종이를 찢기는 쉽지만 여러 겹 종이는 같은 힘으로 찢기 어려운 원리와 같다. 많이 접으면 강도는 향상된다.

초미세 크기의 그래핀을 접기 위해서는 탄소원자층 밑에 다른 층을 깔아야 한다. 우리나라 기초과학연구원의 연구팀은 400나노미터 두께의 폴리카보네이트 필름 위에 그래핀을 놓고 12번을 접었다.

12번 접기에 성공한 그래핀과 폴리카보네이트 박막의 두께는 3밀리미터(mm)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접는 횟수에 비례해 강도가 증가했다. 2번 접은 경우, 기계적 강도는 접지 않았을 때보다 50% 이상 향상됐다.

실제 이 연구에 참여한 류승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와 스테파노 시네티 박사는 접는 방법과 층을 쌓는 방법 간 구부러짐을 비교하는 모의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그래핀을 10번 접어서 1024층이 된 경우가 단순히 1024층을 쌓은 것보다 훨씬 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드니 루오프(Rodney S. Ruoff) 기초과학연구원 다차원탄소재료연구단장은 “2차원 물질을 쌓아 3차원 다층 복합체를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며 “그래핀에 특별한 기능성을 갖는 다양한 2차원 나노물질을 결합해 에너지 저장, 변환, 열 관리 등으로 응용할 크기의 재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 여기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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