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동물인 털납작벌레에 공생하는 두 종류의 세균이 밝혀졌다한 종은 지금까지 한 번도 사진으로 포착하지 못했던 것이며다른 한 종은 질병을 유발하는 세균이지만 유독 털납작벌레에게는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았다.(2019.06)

 

모양이 마치 감자칩을 닮은 털납작벌레 출처 : © MPI f. Marine Microbiology/ Harald Gruber-Vodicka

 

 

독일 막스플랑크 해양미생물학연구소 연구팀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동물 중 하나인 털납작벌레(Trichoplax)가 두 종류의 세균과 매우 친밀한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 6월 10일자에 발표했다.

첫 번째로 그렐리아라는 세균은 발진티푸스와 로키산홍반열을 일으키는 것과 관련 있는 기생 세균이다하지만 흥미롭게도 그렐리아는 털납작벌레를 헤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두 번째는 털납작벌레의 세포 안에서 영양분을 흡수해서 살아가는 세균인 루스마니아다이 두 공생생물 모두 잘 알려지지 않은 세균이다연구팀은 털납작벌레의 공생관계가 미생물 세계의 암흑물질을 밝히는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순하지만 단순하지 않은 털납작벌레

털납작벌레가 처음 발견한 사람은 약 50년 전 독일 동물학자 카를 그렐이었다하지만 이후 큰 학자들에게 별다른 관심을 얻지는 못했다.

털납작벌레는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동물 중 하나다언뜻 보면 형태가 없는 작은 방울처럼 보인다연구를 이끈 니콜 듀빌리에 교수는 이 동물은 감자칩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털납작벌레는 전세계의 따뜻한 해안가에서 모레나 돌을 덮고 있는 미세조류를 먹고 산다수족관 관리자들은 잘 모르지만 털납작벌레는 산호가 있는 대부분의 아쿠아리움에도 서식한다그만큼 서식지가 넓다는 뜻이다.

털납작벌레는 해면과 해파리 등과 함께 동물계의 가장 밑바닥을 이루는 생물이다. 70년대 이전까지는 이 동물이 완전히 성장한 개체인지 아니면 해파리의 유생인지 명확히 구분하지 못했다지름이 겨우 0.5mm 정도밖에 안 되며 입과 위장 등 다른 기관이 없으며 6개 종류의 세포로만 이뤄져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하와이대와 노스캘리포니아주립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털납작벌레가 전에 생각했던 것처럼 단순한 생물이 아니며아주 드문 세균과 복잡한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새로 밝혔다.

연구팀은 털납작벌레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공생생물을 알아내고 고해상도 현미경을 이용해 그들이 어디에 사는지를 밝혔다하랄드 그루버 보디카 연구원은 그도록 단순함에도 털납작벌레는 매우 드문 두 종류의 세균에게 자신의 세포를 서식처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또 각 세균은 무척 까다로워서 각각 오직 한 종류의 세포에만 서식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촬영한 루스마니아 세균의 모습 출처 : © Michael Hadfield/ University of Hawaii 

 

 세포의 소포체에 서식하는 그렐리아

첫 번째로 발견한 세균은 동물학자 카를 그렐의 이름을 따서 그렐리아라고 부르는 세균이다이 세균은 털납작벌레의 소포체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소포체는 세포에서 단백질과 세포막을 생성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그렐리아는 동물의 소포체에 영구적으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털납작벌레의 소포체에 그렐리아가 정말 있는지를 밝혀내는 것은 무척 어려웠다연구에 참여한 니코 라이쉬 연구원은 그렐리아가 안에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전자현미경으로 소포체를 촬영한 뒤 3차원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그는 또 다른 기생 세균의 경우 소포체의 구조를 흉내내는데영상 분석을 통해서 그렐리아가 숙주의 소포체에 있는 것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흥미롭게도 그렐리아는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털납작벌레에는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았다라이쉬 연구원은 그렐리아는 숙주의 세포에서 에너지를 훔치도록 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털납작벌레에게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생물계의 암흑물질로 안내하는 루스마니아

 

연구팀은 털납작벌레를 물속에서 인공적으로 키워서 실험했다. 출처 : © MPI f. Marine Microbiology/ Harald Gruber-Vodicka

 

 

두 번째 공생생물은 비교적 최근에 발견된 세균 그룹인 마르굴리스박테리아에 속하는 루스마니아다하랄드 그루버보디카 연구원은 우리의 연구가 있지 건까지 마르굴리스박테리아는 미생물계의 암흑물질이었다고 설명했다많은 생물학자들이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이 생물을 발견하지만 실제로 배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는 전세계 바다에의 시료에서 마르굴리스박테리아의 유전적인 흔적이 발견되지만 실제로 본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사상 최초로 마르굴리스박테리아 그룹에 속하는 세균의 이미지를 얻은 것이다그루버보디카 연구원은 우리에게는 이 미생물계의 암흑물질을 관찰한 것이 마치 블랙홀의 사진을 얻은 것과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루스마니아는 털납작벌레가 미세조류를 소화하는 데 활용하는 세포에 공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루스마니아는 미세조류의 지방과 지질만을 먹으며 남은 걸 숙주에게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털납작벌레에게서 먹이를 얻는 대신 루스마니아는 숙주에게 비타민과 아미노산을 공급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연구팀은 현재 털납작벌레를 계속 키우면서 루스마니아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듀빌리에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한 종의 털납작벌레에 대해서만 공생관계를 분석했지만 20종 이상의 털납작벌레가 있는 만큼 각 종마다 매우 특수한 공생생물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 여기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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