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는 토성과 토성의 고리 모습을 담은 사진을 표지에 실었다. 토성 고리가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세워져 있는 모습은 마치 우리가 그 고리 속으로 뛰어드는 듯한 역동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토성탐사선 ‘카시니(Cassini)’가 토성 대기권에 진입해 타버리기 이틀 전 촬영한 장면이다. 당시 태양은 비스듬한 각도로 토성에서 멀리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 토성과 토성의 고리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진 이유다.

사이언스는 5일 카시니가 20년간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보낸 마지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논문 여섯 편에 걸쳐 소개했다. 카시니의 마지막 임무에선 새로운 사실들이 여러 건 확인됐다. 토성의 수수께끼 같았던 자기장 특성과 안쪽의 방사선 벨트, 오로라를 동반한 라디오파 방출, 토성과 토성 고리의 질량과 구성 성분, 토성 대기의 조성 밝혀졌다.

지난 1997년 발사된 카시니는 2004년 토성에 도착해 13년간 토성 고리 주변에서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며 토성을 탐사했다. 그 과정에서 토성의 달(위성)인 ‘엔켈라두스’가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엔켈라두스의 남극에선 심해수(深海水)의 흔적도 포착됐다.

연구진은 임무 설계 단계부터 카시니가 지구 박테리아 등 토성을 오염시킬 수 있는 물질을 옮기지 않도록 임무를 마친 뒤 토성의 대기에서 타버리게끔 계획했다. 카시니는 마지막 임무인 ‘그랜드 피날레’를 통해 토성의 대기권 가까이 진입해 토성과 고리 사이의 좁은 틈으로 뛰어 들어 스스로 산화했다. 당시 카시니는 토성과 고리 사이를 22바퀴 돌았고 초속 35 ㎞의 속도로 토성으로 떨어지며 타버렸다.

미국 사우스웨스트대 연구진은 토성의 고리 9개 중 가장 안쪽 고리인 ‘D고리’의 경우, 물보다 유기물이 더 많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토성의 고리는 물과 얼음이 9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 같은 기존 학설과 배치되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D고리에는 유기물이 37%로 가장 많았고 물(24%)과 메탄(13∼19%),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등이 뒤를 이었다. 이로써 토성 고리는 혜성 충돌에 의해 생성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다만 나머지 8개 고리의 성분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

국제 공동 연구진은 초당 10t에 이르는 미세입자들이 D 고리로부터 토성 대기권으로 유입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토성의 자기장은 지구와 달리 여러 층위에 걸쳐 있다는 것과 토성과 토성 고리 사이에 방사선 벨트가 있다는 것 등이 이번에 밝혀졌다. 사이언스는 “이번에 소개된 연구 결과는 마지막 임무의 초기 분석 결과”라며 “향후 더 많은 연구 결과들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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