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에서는 사람을 독살하는 일이 크게 유행했어요. 그러자 독을 감별하는 전문가가 나타났고, 독살되기 싫은 부자들이 이들을 고용했지요. 거의 비슷한 시기에 잔을 부딪쳐 건배하는 풍습이 생겼는데, 서로의 잔에 든 음료가 넘쳐서 상대방의 잔에 흘러 들어가도록 한 거예요.
로마제국이 쇠퇴할 무렵에는 비소(As)와 비소화합물을 많이 사용했어요. 산화비소 중에서도 3산화비소는 물에 잘 녹고 색도 냄새도 없어요. 독을 먹고 난 후의 증상이 콜레라에 걸린 것과 비슷해서 독살이라는 의심을 피할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한 점이죠. 3산화비소는 위장, 신경계, 혈액, 점막에 영향을 미쳐요. 3산화비소에 중독되면 근육에 신경 신호를 전달하는 데 필요한 물질인 ‘아세틸콜린’이 합성되지 않는답니다. 결국 근육은 활동을 멈추게 되지요.
이탈리아의 보르지아 가문, 특히 교황 알렉산드르 6세는 전설적인 독약인 ‘칸타렐라’를 사용해서 정적을 제거했어요. 칸타렐라는 비소를 뿌린 돼지 내장을 가공해서 만들었다고 전해져요. 칸타렐라를 먹거나, 알아차리지도 못할 만큼 가벼운 상처를 통해 칸타렐라가 몸에 흡수되면 하루 만에 사망하지요.
이후에도 비소는 1836년 영국 화학자 제임스 마시가 ‘마시시험법’이라고 부르는 비소검출법을 발견하기 전까지 유럽에서 흔히 사용되었어요. 마리 라파즈는 1840년, 남편을 비소로 독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최초의 용의자예요. 화학자이자 독물학자인 마티유 조제프 오르필라는 마리 라파즈의 남편 시체에 남아있는 치사량의 비소를 마시시험법으로 검출했죠. 그 후 독물학은 정밀한 과학, 즉 법의학 검사법이 되었답니다.
자연은 사람보다 더 노련한 ‘화학자’예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독인 ‘보툴리눔’ 독소(BoNT)를 만드는 보툴리누스균이 이 사실을 증명하죠. 보툴리눔 독소는 미생물이 만드는 단백질인데, 신경세포의 시냅스에 결합해 신호를 전달하는 아세틸콜린 합성을 방해해요. 다시 말해 전형적인 신경독이지요. 보툴리눔 독소는 호흡계와 위장관, 피부를 통해 온몸으로 퍼져나가요. 독소에 중독되면 심장근육과 호흡기 근육이 마비되어 죽게 되지요.
하지만 보툴리눔 독소를 미량 함유한 ‘보톡스’는 성형외과에서 사용해요. 표정을 만드는 근육을 많이 사용하면 나이가 들면서 주름이 생기죠. 피부 밑에 보툴리눔 독소를 주사하면 일시적으로 근육이 마비돼서 주름이 펴지고 얼굴이 더 어려 보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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