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14일자 표지에 네온사인으로 나타낸 뇌 형상을 실었다. 일부 영역은 불긋불긋하게 주변보다 색이 어둡다. 이는 유전적 요인에 의한 성인 뇌의 가변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인간을 비롯한 영장류의 뇌는 성인이 돼서도 계속해서 변할 수 있다. 이런 변화 중 일부는 정신분열증, 자폐증, 조울증 등으로도 이어진다.
네나드 세스탄 미국 예일대 교수팀 등 15개 기관 연구진으로 구성된 ‘사이켄코드(PsychENCODE)’ 국제 컨소시엄은 정신질환을 앓는 성인의 뇌에서 일어나는 분자 간 유전적 상호작용과 이에 따른 신경유전학적,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밝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우리 뇌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인지기능을 하지만 이런 뇌 때문에 인간은 다른 생물 종에 비해 정신질환에 빠질 위험도 크다. 대부분의 신경정신과 질환은 사전에 유전체(게놈)에 코딩되지 않은 후성유전학적 변화에 기인한다. 후성유전학은 DNA의 염기서열이 변화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유전자 발현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 분야다.
연구진은 조현병, 자폐증, 조울증 등을 앓는 2000여 명의 피험자 뇌 영상과 유전정보, 질병기록, 조직 표본 등을 바탕으로 뇌 조직은 물론이고 단일 세포 단위에서 나타나는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분석하고 이런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뇌에서 어떤 메커니즘으로 정신질환이 발생하고 발병 이후 어떻게 변화하는지 규명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유전자의 발현량을 조절하는 ‘양적형질유전자좌(QTL)’가 염색체와 DNA 수산화메틸화 반응, 유전자 표현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뿐만 아니라 뇌 세포의 유형 비율 변화와도 관련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뇌의 신경질환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관련 정보는 컨소시엄 웹사이트(psychencode.org)에서 찾을 수 있다.
세스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분자와 유전자를 조절하는 다양한 요소들과 단일 세포가 인간의 인지적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결과”라며 “이를 바탕으로 컨소시엄은 향후 인간 뇌의 기원과 발달, 기능을 세포와 분자 단위에서 연구하는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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