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몬티 홀이라는 미국/캐나다 TV 프로그램 사회자가 진행하던 미국 오락 프로그램 《Let’s Make a Deal》에서 유래한 확률 문제. 너무 유명해져서 구글에 몬티 홀이라고 검색해도 사람 대신 문제가 먼저 나올 정도다. 최초로 수학 문제로서 제시된 것은 1975년의 일이고, 메릴린 보스 사반트가 1990년에 《퍼레이드》라는 잡지의 독자의 질문을 해결해주는 칼럼 ‘사반트에게 물어보세요’에서 이 문제를 다루면서 유명해졌다. 아래의 원문은 해당 칼럼에 실린 문제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며, 상품의 종류 등의 디테일은 조금씩 바뀐다.

 

Suppose you’re on a game show, and you’re given the choice of three doors. Behind one door is a car, behind the others, goats. You pick a door, say #1, and the host, who knows what’s behind the doors, opens another door, say #3, which has a goat. He says to you, “Do you want to pick door #2?” Is it to your advantage to switch your choice of doors?

당신이 한 게임 쇼에 참여하여 세 문들 중 하나를 고를 기회를 가졌다고 생각해봐라. 한 문 뒤에는 자동차가 있으며, 다른 두 문 뒤에는 두문 다 염소가 있다. 당신은 1번 문을 고르고, 문 뒤에 무엇이 있는지 아는 사회자는 염소가 있는 3번 문을 연다. 그는 당신에게 “2번 문을 고르고 싶습니까?”라고 묻는다. 당신의 선택을 바꾸는 것은 이득이 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의 직관적인 생각에서는 선택을 바꾸든 바꾸지 않든 확률은 똑같이 1/2일 것이다. 당신이 최초에 한 선택 뒤에 염소가 있든 승용차가 있든, 염소가 있는 문은 한 개 또는 두 개가 남아있을 것이다. 사회자는 그걸 열면 그만이고, 남은 문은 무조건 염소 아니면 승용차일 테니 바꾸나 바꾸지 않으나 똑같을 것이다. 덧붙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원래 선택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괜히 바꿨다가 원래 선택한 문에 승용차가 있었으면 정말 억울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적으로 사람은 이득보다 손해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이 문제의 정답은 바꾸는 경우가 승용차를 얻을 확률이 2/3라서 더 유리하다. 단, 당신이 처음 고른 문이 자동차든 염소든 간에 사회자가 기계적으로 하나의 염소를 보여준다고 미리 정해져 있어야만 한다.

 

 

“Let’s Make a Deal” 게임 쇼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쇼의 출연자 앞에는 세 개의 문이 있는데 한 개의 문 뒤에는 아주 큰 상품이 있고 나머지 두 개의 문에는 금액이 작은 상품이 있다. 쇼 출연자는 세 개의 문 중 한 개를 선택하고 이 선택된 문 뒤에 있는 상품을 가져 갈 수 있다. 게임 쇼를 흥미진진하게 하기 위해 쇼 출연자가 어느 하나의 문을 선택한 뒤 쇼 사회자인 Monty Hall은 나머지 두 문 중에서 작은 상품이 있는 한 문을 열어서 출연자자에게 보여 준다. 그리고는 출연자에게 처음 선택한 문을 계속 선택하던지 아니면 남은 다른 문으로 변경할 수 있는 선택권을 준다. 이런 경우 게임 쇼의 출연자는 처음 선택을 지키는 것이 좋을 까? 다른 문으로 변경을 하는 것이 좋을까?

실제 쇼에서는 한 문 뒤에는 자동차가 있고, 나머지 두 문 뒤에는 염소가 있다. 이때 어떤 쇼 출연자가 예를 들어 ‘A문’을 선택했을 때, 게임 쇼 사회자 Monty Hal은 ‘C문’을 열어 문 뒤에 염소가 있음을 참가자에게 보여주면서 ‘A문’을 유지하겠느냐? ‘A문’ 대신 ‘B문’으로 변경을 하겠냐고 물었다. 이때 원래 선택했던 A문을 지키는 것과 B문으로 바꾸는 것 어떤 것이 유리할까?

직관적으로 봐서는 ‘A문’과 ‘B문’ 2개의 문이 남아 있으므로 ‘A문’을 지키는 경우나 ‘B문’으로 변경하는 경우나 모두 자동차를 탈 확률은 1/2이다. 따라서 원래 문을 유지하거나 다른 문으로 변경하거나 차이가 없다고 보여진다.

이 문제의 정답은 무엇일까? ① 두 개의 문이 남아 있으니, 선택을 바꾸거나 바꾸지 않거나 자동차를 탈 확률은 50:50으로 동일하다. ② 선택을 바꾸지 않는 것이 자동차를 탈 확률이 더 높다. ③ 선택을 바꾸는 것이 자동차를 탈 확률이 더 높다.

정답이 궁금한 Let’s Make a Deal쇼의 시청자들이 몬티홀 문제의 해답을 <마릴린에게 물어보세요>라는 칼럼을 통해 마릴린 보스 사반트(Marilyn vos Savant)에게 물어 봤었다. 마릴린은 아이큐(IQ)가 228로서 기네스북에 아이큐가 가장 높은 사람으로 등재된 사람이며, 당시 ‘퍼레이드(Parade)’ 잡지에 <마릴린에게 물어보세요>라는 칼럼을 통해 독자들의 다양한 질문에 답변했다. 몬티홀 문제에 대해 마릴린은 “선택을 바꾸세요. 처음 선택한 문을 유지할 경우 자동차를 탈 확률은 1/3이지만 선택을 바꾸면 자동차를 탈 승산이 2/3로 증가됩니다.”

일반적인 직관과 달리 선택을 바꾸는 것이 유리하다는 칼럼이 나가자마자 사반트는 수 많은 독자들로부터 항의 편지를 받았다. 항의자들의 주장은 선택을 지속하든 바꾸든 자동차를 탈 확률은 1/2이지 2/3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항의자 중에는 다수의 수학자도 있어서 논쟁이 가열되었다. 마릴린은 독자들을 납득시키기 위해 칼럼에서 다음과 같은 설명을 계속했다.

 

문이 3개 있으므로 경우의 수는 <표 1>과 같이 3가지 이다

<표 1: 세가지 경우>

표 1: 세가지 경우

쇼의 참가자가 A문을 선택했을 때,

A 문에 자동차가 있을 확률은 1/3이다. 몬티가 B 문과 C 문 중에서 염소가 있는 문을 열어 보여주고 출연자에게 A 문을 지킬 것인지, 다른 문으로 선택을 변경할 것인지를 물어 봤을 때를 남아 있는 문만 표시하면 <표2>와 같다.

<표 2: 문 한 개를 열어 보여 준 후의 경우>

표 2: 문 한 개를 열어 보여 준 후의 경우

 

  • 1)출연자가 처음 선택인 A문을 지킬 때의 성과는 <표3>과 같다. ①경우에는 자동차를 타지만 ②, ③ 경우에는 염소를 타게 되므로, 자동차를 탈 확률은 1/3이다.

    <표 3: A문을 지킬 경우의 성과>

    표 3: A문을 지킬 경우의 성과

  • 2)출연자가 처음 선택을 변경 할 경우의 성과는 <표4>와 같다. ①의 경에는 염소, ②, ③의 경우에는 자동차를 타므로 자동차를 탈 확률은 2/3이다.

    <표 4: 선택을 바꿀 경우의 성과>

    표 4: 선택을 바꿀 경우의 성과

 

따라서 선택을 바꾸면 자동차를 탈 확률이 2/3이므로 선택을 바꾸는 것이 유리하다. 설득이 되지 않은 독자는 다음과 같이 생각해보자.

문이 1000개가 있으며 당신이 1번 문을 선택했을 때 문 뒤에 뭐가 있는지 알고 있는 사회자가 777번 문을 제외하고 나머지 998개의 문을 모두 열었다면, 당신은 777번 문으로 선택을 변경하겠지요. 선택을 변경하면 당신은 문을 999개를 열어보는 것과 같아지니 당첨 확률이 999배나 증가합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대신에 확률이론을 사용하여 자동차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한 확률을 계산해보자. 자동차가 A문에 있을 확률을, P(A에 자동차), B문에 있을 확률을 P(B에 자동차), C문에 있을 확률을 P(C에 자동차)라 하면, P(A에 자동차)=P(B에 자동차)=P(C에 자동차)=1/3이다. 출연자가 A문을 선택했을 때 몬티는 B문을 열 수도 있고, C문을 열수도 있으므로 몬티가 B문을 열 확률, P(몬티 B엶)=1/2이며 C문을 열 확률 P(몬티 C엶)= 1/2이다.

이제 쇼 출연자가 A문을 선택했을 때, 몬티가 B문을 열어 염소를 보여주었다고 하자. 그러면 자동차는 출연자가 선택한 A문에 있든지 아니면 C 문에 있든지 둘 중의 하나이다.

이 경우, 출연자가 선택한 A문에 자동차가 있을 확률은 얼마일까? 즉, 몬티가 B문을 열었을 때 자동차가 A문에 있을 확률은 조건부 확률 P(A에 자동차|몬티 B엶)로 표시된다.

 

베이즈 정리를 이용한 조건부 확률은 다음과 같다.

 

따라서, 조건부 확률 P(A에 자동차|몬티 B엶)는 다음과 같이 된다.

 

출연자가 A문을 선택했을 때 자동차가 A문에 있으면 진행자는 B문을 열 수도 있고 C문을 열 수도 있으므로 P(진행자 B 엶|A에 자동차)는 그 값이 1/2이다. 또한 P(A에 자동차)는 진행자가 문을 여는 행위와 상관없이 문 1에 자동차가 있을 확률이므로 1/3이다. 몬티가 B문을 열 확률 P(몬티B 엶)은 출연자가 A문을 선택했으므로 1/2이다. 따라서 아래와 같이 된다.

 

다시 말해서 출연자가 A문을 선택했을 때 몬티가 B문을 열었다면 A문에 자동차가 있을 확률은 1/3이다.

 

그러면 이 상황에서, 몬티가 열지 않은 C문에 자동차가 있을 확률은 얼마일까? ? 위와 마찬가지로 아래 식을 계산하면 된다.

 

여기서 P(C에 자동차)는 P(A에 자동차)와 마찬가지 1/3이다. P(진행자 2엶)도 역시 1/2이다. 그러면 P(진행자2 엶|3에 자동차)는 어떨까? 자동차가 C문에 있다면 출연자가 A문을 이미 선택했으므로 진행자는 B문 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경우의 수가 1이므로 P(진행자2엶|3에 자동차) = 1이다. 그러므로 C문에 자동차가 있을 확률은 아래와 같다.

즉, 진행자가 B문을 열면 C문에 자동차가 있을 확률은 2/3이다. 그러므로 선택을 C문으로 바꾸면 자동차를 받을 확률이 두 배로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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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 그 문을 고집하지 마오!(feat 몬티 홀의 딜레마)

 

 

우리는 엄청난 숫자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소수점까지 정확하게 발표된 숫자를 보면, 왠지 모를 신뢰감이 솟아오르면서 그 자료를 철석같이 믿게 되죠. 그래서인지 숫자는 아주 쉽게 우리의 뇌를 속입니다. 특히 확률에 관한 우리의 직관은 실제와는 다른 경우가, 그래서 우리를 울고 웃게 하는 경우가 많은 듯합니다.
여러분께 숫자에 숨겨진 이면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확률과 관련된 사고실험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사고실험이 일어나는 장소는 여러분의 머릿속이고, 실험도구는 여러분이 지금까지 쌓아온 빛나는 지식과 경험이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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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장수 프로그램 “거래를 합시다“에서 진행한 방송 내용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이 방송의 진행자는 미국의 허참, 몬티 홀입니다.

몬티 홀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여러분은 A, B, C라는 3개의 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고 그 문 뒤에 있는 상품을 받게 되는데요. 하나의 문 뒤에는 고급 승용차가 있고, 다른 두 개의 문 뒤에는 귀여운 염소가 있습니다.

 

 

자, 이제 여러분이 선택할 차례입니다. 여러분은 어느 문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마음속으로 선택할 문을 정하셨나요?

 

 

선택한 문에 고급 승용차가 들어 있을 확률은 각각 3분의 1입니다. 여러분은 마음에 드는 문을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A문을 선택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러자 몬티 홀이 B와 C문 중에서 하나의 문을 열어서 여러분에게 확인을 시켜줍니다.

물론 그 문에는 염소가 들어 있고요. 몬티 홀은 승용차가 어느 문에 있는지를 알고 있으며, 반드시 두 문 가운데 승용차가 없는 문을 열어서 보여줍니다.
몬티 홀이 열어서 여러분에게 염소를 확인시켜준 문은 C문이었습니다. 이제 A문 아니면 B문 뒤에는 승용차가 있는 게 확실해졌습니다. 선택지가 3개에서 2개로 줄어든 것입니다.
그리고 몬티 홀이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마지막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선택을 바꾸시겠습니까?

지금이라면 처음 선택한 A가 아니라 B문으로 선택을 바꿀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선택을 바꾸는 편이 좋을까요, 아니면 처음 선택한 문을 고수하는 편이 좋을까요? 승용차는 도대체 어느 문 뒤에 있는 걸까요?

실제 방송에서는 자신이 처음에 선택했던 문을 바꾸지 않은 참가자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대부분은 몬티 홀의 유혹에 넘어가서 선택을 바꿨다가 염소가 나오면, 쓰나미급 후회가 두고두고 밀려올 것을 걱정해, 선택을 바꾸지 않은 것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마지막의 선택은 어차피 A문과 B문 둘 중 하나, 확률이 반반이므로, 자신의 직감을 믿는다는 것도 충분히 타당한 이유로 들리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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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입니다. 정말 확률은 반반일까요? 이 문제의 확률이 반반이 아니라는 사실을 설명한 사람은 세계에서 가장 IQ가 높은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던 마릴린 보스 사반트입니다. 그녀는 자신이 연재하는 칼럼에 남은 두 문의 확률이 다르다는 사실을 주장합니다.

 

 

그녀의 주장으로 엄청난 논쟁이 벌어졌지만, 결국 그녀의 승리로 종결이 지어졌습니다. 정말로 선택을 바꾸면 승용차를 손에 넣을 확률이 2배로 높아지거든요.
선택을 바꾸면 확률이 2배나 높아진다니, 왜 그럴까요? 2개의 문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처음 시작은 3개의 문이었기 때문입니다. 잘 이해가 안 되신다고요?

 

 

여러분이 선택한 A문의 확률은 3분의 1, B와 C문의 확률은 두 문을 더한 3분의 2입니다. 그런데 몬티 홀이 C문을 열어서 염소를 확인시켜주었으니, A문 3분의 1 대 B문 3분의 2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선택지 1. A문이 맞으면 승용차를 받을 수 있다.
선택지 2. B문 또는 C문이 맞으면 승용차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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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셨나요? 승용차를 찾으셨나요? 몬티 홀의 딜레마는 확률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얼마나 쉽게 숫자에 현혹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렇게 사고실험은 숫자와 현실의 불일치를 들여다보고 숫자 속에 숨은 의미까지도 찾아낼 수 있는 사고력을 기르도록 도와주는데요. 숫자를 보면 왠지 머리가 아파오는 분들이라도 이런 사고실험을 통해서라면 숫자와 조금은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더 다양한 사고실험들을 경험해보고 싶은 분들께는 33가지의 사고실험을 소개하는 <어떻게 사고할 것인가>를 추천합니다. 사고실험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몬티홀 문제를 풀면 괴델의 불완전성의 정리가 보인다-슬기로운 논리학

 

 

몬티홀 문제 (염소 문제)를 풀다

 

거짓말쟁이 섬 멘다치노에도 텔레비전 방송국이 있다.
기억하겠지만, 이 섬에는 두 가지 유형의 사람들이 산다. 외모는 구별되지 않지만, 한 유형은 항상 참말을 하고 다른 유형은 항상 거짓말을 한다. 우리는 전자를 “참말쟁이”, 후자를 “거짓말쟁이”로 부른다.

 

거짓말 같기도 하고…

 

‘멘다치노 TV’, 약자로 MTV는 종합편성 채널이다. 뉴스, 연속극, 쇼, 스포츠를 방송한다. 과거에 방송국이 프로그램 진행자 역할을 참말쟁이에게만 맡기기로 결정했을 때, 작은 반발이 일어난 적이 있다. 거짓말쟁이들은 처음에 노골적인 차별에 항의했지만,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모든 문장을 우선 머릿속에서 부정한 다음에 이해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는 점을 이내 인정했다. 대신에 방송국은 거짓말쟁이들을 위해 무대 뒤의 일자리를 충분히 많이 창출했다.

멘다치노 섬의 생활에 대해서 몇 마디 보탤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 섬의 모든 사람은 동료 주민들 중에 누가 거짓말쟁이고 누가 참말쟁인지를 사실상 훤히 안다. 혹시 어떤 유형인지 모르는 주민과 마주치면, “2 더하기 2는 4입니까?” 같은 시험용 질문을 던져서 그가 어떤 유형인지 단박에 알아낼 수 있다. 또한 당연한 말이지만, 거짓말쟁이의 모든 발언이 거짓말인 것은 아니다. 거짓말쟁이도 정육점에 가서 “삼겹살 한 근 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다.

 

멘다치노 사람들도 삼겹살을 좋아한…

 

거짓말쟁이도 거리에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고 식당에서 “설탕 좀 주시겠어요?” 하고 부탁한다. 오직 실제로 참이거나 거짓인 문장을 말할 때만, 거짓말쟁이는 어김없이 거짓말을 한다.

MTV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은 퀴즈 쇼 <상품왕>이다. 프로그램의 절정은 우승한 출연자가 두 개나 세 개의 문 앞에 서는 대목이다. 출연자는 문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푸짐한 상품은 한 문 너머에만 있다. 운 나쁘게 다른 문을 선택한 출연자는 “매애애애” 하고 우는 염소와 마주치게 된다. 프로그램 제작진의 목표는 당연히 출연자를 유인하여 틀린 문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청중과 시청자의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다.

 

 

눈치 챈 독자도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다루려는 것은 유명한 ‘몬티 홀 문제Monty Hall problem’(다른 명칭은 ‘염소 문제’)의 새로운 변형이다.
하지만 몬티 홀 문제는 확률을 계산하는 수학 문제인 반면, 우리의 MTV 쇼에서는 순수한 논리적 판단이 관건이다. 그리고 그 판단에서는 당연히 멘다치노 사람들의 특별한 행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품왕>의 진행자는 모든 멘다치노 사람들이 좋아하는 밥시 쇤발트다. 모든 진행자가 그렇듯이, 그녀는 참말쟁이다. 밥시를 돕는 보조진행자 한스와 프란츠도 스타의 반열에 든다. 한스는 큰 키에 마른 체형인 참말쟁이, 프란츠는 키가 작고 통통한 거짓말쟁이다.
프로그램의 묘미는 (어느 문 너머에 상품이 있고 어느 문 너머에 염소가 있는지 아는) 한스와 프란츠가 출연자에게 알쏭달쏭한 조언을 해주는 것에 있다. 그들은 문에 안내판을 달아두는 방식으로 조언을 한다. 각각의 안내판에는 한 문장이 적혀 있다. 당연히 한스와 프란츠는 각자의 유형에 맞게 행동한다. 즉, 한스가 설치한 안내판에 진위를 가릴 수 있는 명제가 적혀 있다면, 그 명제는 참이다. 반대로 프란츠가 설치한 안내판의 명제는 거짓이다. 물론 출연자는 누가 어느 안내판을 설치했는지 모른다.

 

오늘의 출연자는 섬 남부의 한 마을에서 온 성실한 참말쟁이 베른트 바이스브로트다. 그는 갖가지 퀴즈를 성공적으로 풀고 우승자가 되어 상품왕에 도전한다.

바이스브로트 씨, 우승을 축하드립니다!

 

금발의 밥시 쇤발트가 꾀꼬리처럼 청아하게 말한다.
“이제 푸짐한 상품을 받으시려면 마지막 문제 두 개를 풀어야 하는데요. 첫째 문제의 상품은 47인치 LCD 텔레비전입니다. 당연히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고 초고화질이죠. 저희 프로그램을 도와주시는 MC전자회사의 최신제품입니다.”
늘 그렇듯이 진행자는 협찬사가 어디인지를 특히 강조한다.
“텔레비전은 두 문 가운데 한 문너머에 있습니다. 당연히 이번에도 한스와 프란츠가 문들에 안내판을 설치했고요. 자, 이제 선택의 순간입니다!”
무대 한 쪽을 가렸던 커튼이 걷힌다.

청중이 웅성거린다. 이번에도 얽히고 설킨 논리 수수께끼로군!
바이스브로트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지만, 그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지금 종이와 연필을 가지고 가능한 진릿값들을 모두 나열한 진리표를 작성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어야지, 하고 그는 생각한다. 한스가 2번 문의 안내판을 설치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그 안내판의 명제는 참이다. 즉, 한스는 딱 하나의 안내판, 2번 문의 안내판을 설치했다. 따라서 1번 문의 안내판은 프란츠가 설치한 것이다. 그런데 프란츠는 거짓말쟁이다. 따라서 그 안내판의 명제는 거짓이다. 그러므로 텔레비전은 1번 문 너머에 있다!

“1번 문!”이라는 외침이 턱까지 차오른 순간, 바이스브로트는 만전을 기하기 위해 다른 가능성을 고려해보기로 한다. 프란츠가 2번 문의 안내판을 설치했다고 가정하면 어떻게 되지? 그러면 그 안내판의 명제는 거짓이고, 따라서 한스는 딱 하나의 안내판을 설치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스가 두 개의 안내판을 설치했을 수는 없다(왜냐하면 프란츠가 2번 문의 안내판을 설치했다는 것이 애당초 가정이므로). 따라서 한스는 안내판을 하나도 설치하지 않았다. 즉, 1번 문의 안내판도 프란츠가 설치했다. 따라서 그는 방금 전 추론에서와 동일한 결론에 이른다. 그러므로 두 추론을 종합하여 이렇게 결론내릴 수 있다. 2번 문의 안내판을 누가 설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누가 설치했든 간에 1번 문 너머에 텔레비전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재빠른 계산

1번 문을 선택하겠습니다.

베른트 바이스브로트가 단호하게 말한다. 청중은 숨을 죽이고, 밥시 쇤발트가 문으로 다가간다. 잠
시 멈춰 섰다가 바이스브로트를 바라보며 윙크한다.
“자, 어디 한번 볼까요?”
그녀가 1번 문을 힘차게 열어젖힌다. 박수 소리, 안도하는 바이스브로트의 얼굴, 느닷없이 시작되는 MC전자회사의 광고.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광고가 끝나자 <상품왕>의 타이틀 음악이 나오면서 집중 조명 세 개가 출연자, 진행자, 커튼을 비춘다. 광고가 나가는 동안 커튼 뒤에서 몇 가지 작업이 이루어졌다. 새로운 상품과 염소가 배치되었고, 한스와 프란츠는 새 안내판들을 설치했다.

“이번에는 그야말로 일생일대의 선택입니다!”
밥시 쇤발트가 재잘거린다.
“바이스브로트 씨는 이미 상품을 받으셨지만, 그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엄청난 상품이 기다리고 있어요. 자그마치 자동차입니다. 보르크만 200 SE, 가죽 시트에 내장형 내비게이션, 기타 온갖 옵션까지 몽땅.”

짧은 광고가 이어진 후, 화면에 베른트 바이스브로트의 모습이 나타난다.
“바이스브로트 씨, 선택의 순간입니다.”
작은북 소리가 깔리고 커튼이 걷힌다. 베른트의 눈앞에 이번에도 두 개의 문이 나타난다.

 

이게 뭐지? 아까와 똑같은 문제 같은데, 라고 베른트는 생각한다. 1번 문에 설치된 문장은 사실상 앞선 문제에서와 똑같고, 2번 문에 설치된 문장도 앞선 문제에서와 매우 유사한 듯하다. 하지만 틀림없이 함정이 있을 것이다. 상품 생각에 흥분은 더 심해졌지만 베른트는 이번에도 용케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논리적으로 숙고한다. 2번 문의 안내판을 한스가 설치했다고, 즉 거기에 적힌 문장이 참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1번 문의 문장은 거짓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1번 문의 안내판은 프란츠가 설치한 것이다. 그리고 자동차는 1번 문 너머에 있다.
문제가 풀렸다는 느낌이 들지만, 이번에도 베른트는 속단을 삼가고 반대 가능성을 고려한다. 2번 문의 안내판을 프란츠가 설치했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거기에 적힌 문장은 거짓이다. 즉, 안내판들에는 딱 하나의 참 문장이 적혀 있지 않다. 그렇다면 1번 문의 문장도 거짓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1번 문의 안내판도 프란츠가 설치한 것이다. 그리고 자동차는 1번 문 너머에 있다!

베른트 바이스브로트의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자동차는 내 것이다! 그는 뛰듯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진행자의 역할을 무시하고 문으로 달려가 1번 문을 열어젖힌다. 기다리던 염소가 그를 빤히 쳐다보며 “매애애애” 운다.

 

 

“어? 이럴 수가! 이건 말이 안 되는데…”
바이스브로트 씨가 더듬더듬 중얼거린다.
“내 논리는 완벽했어. 1번 문 너머에 자동차가 있어야 한다고. 이건 사기야! 날 속이는 거라고!”

 

 

그러나 연출자는 벌써 프로그램을 마무리하기 시작한다. 음악이 점점 커지고, 카메라는 유쾌하게 웃는 밥시 쇤발트를 비추고, 그녀는 다음 시간을 기약하며 작별 인사를 한다. 배경에서 한스가 나타나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은 출연자를 최대한 부드럽게 구슬려 무대 아래로 데려가는 모습이 보인다. 그 곁에서 프란츠는 바이스브로트 씨에게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낸다.

진리와 증명 가능성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까지 왔다

베른트 바이스브로트는 대체 어떤 오류를 범한 것일까? 그의 논리적 오류는 무엇일까?
함정은 2번 문에 설치된 문장 “이 안내판들 중 딱 하나에 참 문장이 적혀 있다”에 숨어 있다. 이 문장은 자기 자신을 지칭한다(혹은 언급한다). 즉, 이 문장은(다른 자기 지칭 방식들도 얼마든지 있지만, 특히 이 경우에는) 자기 자신의 진릿값에 대해서 진술한다. 자기 지칭 문장은 논리에서 문제를 일으키며, 그런 문장을 탐구하는 일은 말장난에 불과하지 않다.
자기 지칭 문장은 20세기에 수학을 최소한 두 번 뒤흔들었다. 한 번은 1903년에 러셀의 이율배반에서였다. 그 이율배반은 집합을 “순박하게” 구성하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슬기로운 논리학> 172쪽 참조).

 

버트런드 러셀 오빠 여기 또 등장!

 

그리고 수학자들이 이론을 “수선하여” 그런 모순들을 제거하는 작업을 막 마친 1931년, 쿠르트 괴델이 나타나 다시금 자기 지칭 문장을 이용하여 충격적인 진실을 증명했다.

 

쿠르트 괴델 “이 분이…”

 

즉, 확고한 토대 위에 선 수학으로 모든 문장을 증명하거나 반증할 수 있다는 희망은 착각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장에서 나는 아마도 20세기 수학에서 가장 큰 성취인 괴델의 깨달음을 이해하는 방법을 설명하려 한다. 이것이 대단히 버거운 과제라는 것을 나는 안다. 그러니 당신도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기바란다. 우리는 지금 논리의 봉우리를 오르려는 참이다!

 

 

 

(원문: 여기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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