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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먼드 핼리가 최초로 궤도를 결정하여 그의 이름을 얻은 핼리 혜성의 1986년 회귀 모습. 다음 회귀년은 2061년이다.(출처: NASA)

 

 

-다음 돌아올 핼리 혜성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남쪽의 튀코

우주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핼리 혜성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핼리 혜성의 존재를 최초로 밝힌 것으로 유명한 에드먼드 핼리는 영국의 천문학자로, 지구 물리학, 수학, 기상학 및 물리학 분야에서도 중요한 발견들을 해낸 다용도 과학자다.

1656년 11월 8일 영국 런던에서 부유한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난 핼리는 어려서는 집에서 가정교사에게 공부하다가 17세가 된 1673년 옥스퍼드 대학에 입학했다.

핼리는 입지(立志)가 빨랐던 인물이다. 일찍이 천문학에 꽂혀 20살 때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개인적인 관측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자 다니던 옥스퍼드 대학을 그만두고 아프리카 서해안의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가는 배에 올랐다.

1677년 11월 7일 수성이 지구와 태양 사이의 일직선상에 놓이는 태양면 통과(transit) 현상의 관측과, 아직까지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남반구 별들을 관측하기 위해서였다. 거기서 핼리는 수성의 태양면 통과를 관측하고 진자실험(振子實驗)을 했다.

22살 때 귀국한 그는 341개 남반구 별들의 정보를 실은 ‘남천 항성목록’을 출판한 데 이어, ‘행성의 궤도에 대하여’라는 논문으로 명성을 쌓았다. 영국와 찰스 2세는 옥스퍼드에 핼리에게 석사학위를 주라는 칙령을 내렸다. 중퇴자에게 석사학위를 준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대학 당국은 한동안 망설였지만 칙령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결국 핼리는 대학 중퇴자로서 석사학위를 받았을 뿐더러, 왕립협회 회원으로 천거되어 당당한 천문학자로 입신했다. 그때 핼리의 나이 22살로, 최연소 왕립협회 회원이었다. 왕실 천문학자이자 그리니치 천문대장인 존 플램스티드는 핼리를 ‘남쪽의 튀코’라고 불렀다. 덴마크의 천문학자로 역사상 최고의 육안 관측자로 꼽히는 튀코 브라헤에 비견한 것이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돌아온 핼리 혜성 

영국으로 돌아온 지 4년째가 되던 핼리는 그의 삶에서 전기가 된 천문학적 사건을 맞게 되었다. 장대한 꼬리를 가진 대혜성이 출현한 것이다! 오늘날 핼리 혜성이라 불리는 것이다.

고대로부터 혜성은 불길한 징조로 여겨져왔다. 핼리의 시대에도 혜성은 재앙을 알리기 위해 하늘로부터 파견된 사자라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었다. 하지만 뉴턴의 친구인 핼리는 누구보다 만유인력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우주의 모든 천체는 만유인력의 영향을 받는다. 이는 곧 혜성이 태양을 향해 떨어져가다가 이윽고 태양을 유턴할 것이다. 말하자면 타원형 궤도를 도는 것이다.

핼리는 헤성에 관한 과거의 기록들을 샅샅이 조사했다. 그 결과, 꼭 76년 전인 1607년, 그리고 다시 76년 전인 1531년에 밝은 혜성이 나타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또 그전의 기록들에도 밝은 혜성이 75년 내지 76년을 주기로 관측되었다. 1607년의 혜성에 대해 요하네스 케플러는 “무한에서 무한으로 직선으로 움직인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핼리는 위의 혜성들이 모두 같은 것이라고 확신하고, 이 혜성은 약 3/4세기의 공전주기로 거대한 타원을 그리며 태양 둘레를 도는 태양계의 일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주기가 좀 차이나는 것은 목성의 인력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핼리는 1705년 뉴턴의 역학을 적용해 그 궤도를 산정하여 ‘혜성 천문학 총론’>이란 책을 펴냈다.

핼리의 추측이 맞다면, 1682년 밤 인류에게 엄청난 흥분을 불러일으킬 혜성은 다음에는 1758년 말이나 1759년 초에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었다. 핼리가 그때까지 산다면 102살이다. 핼리는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만약 우리가 예측한 바가 맞다면, 이 혜성은 1758년경에 다시 돌아와야 한다. 그때 우리의 정직한 후손들은 이 혜성이 영국인에 의해 최초로 발견되었음에 감사히 여길 것이다.”

 

핼리 혜성을 밝힌 에드먼드 핼리(1656-1742)

 

 

핼리 혜성의 다음 회귀년은 2061년 

핼리는 86살로 세상을 떠났다. 따라서 자신의 예언이 맞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예언은 정말로 성취되었다! 1758년 천문학계는 혜성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윽고 혜성은 크리스마스 전날 밤 그 아름다운 모습을 나타내며 접근해왔다. 하늘에 나타난 ‘혜성의 귀환’을 맨 먼저 본 사람은 천문학자가 아니라, 아마추어 별지기인 독일의 한 농부였다. 그는 성탄 전야에 망원경을 들여다보다가 물고기자리 근처에서 빛나는 한 점을 발견했다. 그후 이 대혜성은 핼리 혜성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핼리의 공적에 의해서 혜성 중에 주기적인 것이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고대의 기록을 알아보면, 지금까지 29회의 출현기록이 남아 있는데, 가장 오래 된 기록은 기원전 467년 중국 주대(周代)의 문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1910년에 이어 1986년 지구에 출현한 핼리는 소련의 베가 1호, 유럽 우주기구의 지오트 탐사기, 일본의 플래닛 탐사기 등의 카메라에 의하여 얼음에 덮인 핵과 꼬리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핼리 혜성의 다음 방문은 2061년으로 예약되어 있다. 현재 지구 행성에서 살고 있는 70억 인구 중 2분의 1은 그때 핼리 혜성이 태양을 향해 달려가는 장관을 볼 수 없을 것이다. 핼리 혜성은 앞으로 약 1천 번 더 회귀할 것이며, 7만 6000 년 후에 수명을 다하게 된다. ​

핼리가 천문학에 끼친 다른 큰 영향은 항성의 고유운동 발견이다. 그는 시리우스와 아르크투루스, 알데바란의 위치가 1850년 전 고대 그리스 천문학자 히파르코스가 기록했던 위치에서 30분(1/2도) 이상 움직인 것을 발견했다. 핼리는 이것을 바탕으로 별들이 움직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고유운동의 발견은 수정구에 별들이 박혀 있다고 주장한 천동설의 관에 마지막 대못을 박은 것이나 같았다.

핼리는 다재다능하여 그의 과학적 업적도 여러 방면에 걸쳐 이루어졌다. 그중 하나는 최초로 과학적인 인간의 사망률표를 만든 것으로, 이는 그후 생명보험회사들이 보험료를 산출하는 데 기초가 되었으며, 인구 통계학의 시초가 되었다.

그밖에도 뉴턴의 ‘프린키피아’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도 바로 핼리였다. 성질 까칠한 뉴턴이 만유인력의 우선권을 놓고 로버트 훅과 마찰을 빚은 나머지 프린키피아 집필을 거부했다. 핼리는 뉴턴과 훅 사이를 원만히 조절하여 뉴턴으로 하여금 다시 집필하게 하고, 원고 교정을 기꺼이 떠맡았을 뿐만 아니라, 자금이 모자라는 왕립협회를 대신하여 사비로 책을 출판하기까지 했다. 핼리가 아니었다면 ‘프린키피아’는 자칫 햇빛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인류 과학 발전에 끼친 핼리의 공적은 적지 않다 할 것이다.

핼리는 1703년 모교인 옥스퍼드 대학의 천문학 교수가 되었고, 64살인 1720년에는 플램스티드의 뒤를 이어 2대 그리니치 천문대 대장에 취임했다. 1742년 1월, 그가 평생을 보냈던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삶을 마감했다. 향년 86세. 손에는 포도주 한 잔이 쥐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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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2023년 7월 20일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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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왜 거기서” 같은 궤도 도는 트로이 행성 첫 발견

370광년 거리 별에서 같은 궤도 도는 행성 쌍 발견
확증되면 태양계 형성 이론이 수정될 수도
 

전파망원경 사진을 보면 가운데 PDS 70 별 주위로 워반이 보인다. 항성 주변에 우주먼지와 기체, 소행성 등이 밀집한 형태이다. 이들이 뭉치면 행성이 된다. 안쪽 빈 공간에서 별 바로 아래에 얼룩 같은 점이 보인다. PDS 70b 행성(실선 작은 원)이다. 그 오른쪽 옆에 보이는 얼룩은 지구의 달보다 질량이 2배 정도로 추정된다(점선 원). 유럽남방천문대(ESO)는 두 천체가 같은 궤도(큰 원)로 별을 도는 트로이 행성이라고 밝혔다. 별 오른쪽 3시 방향에 있는 얼룩은 또 다른 행성인 PDS 70c이다./ESO

두 외계 행성이 같은 궤도로 별(항성)을 돌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태양계에서 소행성들이 같은 궤도로 목성을 공전하고 있지만, 행성이 궤도를 공유하는 모습은 처음 발견됐다. 학계에서는 이번 관측이 사실로 확증되면 행성 형성 이론을 새로 써야 한다고 평가했다.

유럽남방천문대(ESO)는 20일 “지구에서 370광년(光年,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거리에 있는 별인 PDS 70을 같은 궤도에서 공전하고 있는 원시행성(原始行星)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관측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천문학과 천체물리학’에 실렸다.

 

 

◇트로이 목마처럼 다른 행성 궤도에 들어가

전파망원경 사진을 보면 가운데 PDS 70 별 주위로 원반이 보인다. 항성 주변에 우주 먼지와 기체, 소행성 등이 밀집된 형태이다. 이들이 뭉치면 행성이 된다. 그래서 원반 안쪽에 행성들이 있는 곳에 공간이 생긴 것이다.

별 바로 아래에 얼룩 같은 점이 보인다. 행성으로 진화하고 있는 원시행성인 PDS 70b이다. 그 오른쪽 옆에도 비슷한 얼룩이 보인다. 연구진은 행성을 이루는 물질들이 모여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량은 지구를 도는 달의 2배에 이른다. 연구진은 두 천체가 같은 궤도로 별을 도는 ‘트로이 행성’이라고 밝혔다. 별 오른쪽 3시 방향에 있는 얼룩은 또 다른 행성인 PDS 70c이다.

태양계에서는 목성을 공전하는 소행성들이 궤도를 공유하고 있다. 바로 트로이 소행성군(Trojan asteroid group)이다. 목마(木馬)에 숨어 트로이 성에 침투한 그리스군처럼 같은 궤도를 공유하는 소행성들을 말한다. 트로이 소행성들은 태양과 목성의 중력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라그랑주 지점에서 별을 돌고 있다. 목성의 궤도를 공유하는 소행성은 약 1만 개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 숫자는 수백만 개에 달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태양계 밖에는 트로이 소행성처럼 별 주위를 같은 궤도로 도는 트로이 행성이 있으리라 예측했지만 지금까지 찾지 못했다. 공동 저자인 마드리드 천체생물학연구소의 호르헤 릴로-박스(Jorge Lillo-Box) 박사는 “트로이 행성은 신화 속 동물인 유니콘처럼 이론으로 존재하지만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전설의 유니콘을 실제로 찾은 셈이다. 논문 제1 저자인 스페인 마드리드 천체생물학연구소의 올가 발살로브레-루자(Olga Balsalobre-Ruza) 연구원은 “과학자들은 20년 전부터 질량이 비슷한 두 행성이 공전 궤도를 공유하는 트로이 행성이 될 수 있다고 이론적으로 예측했다”며 “이번에 처음으로 이 이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해발 5000m 고원에 있는 전파망원경인 ALMA(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 집합체)./ESO

 

연구진은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해발 고도 5000m에 있는 전파망원경인 ALMA(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 집합체)로 PDS 70 별을 관측했다. 별을 공전하는 행성은 별과 달리 빛이 나오지 않아 직접 관측할 수는 없다. 연구진은 간접적인 방법으로 행성을 추적했다.

먼저 행성 대신 별을 관측하는 것이다. 별 앞으로 행성이 지나가면 빛이 일부 사라지는 식(蝕) 현상이 발생한다. 별빛에 미세한 변화가 주기적으로 생기면 공전하는 행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은 중력 변화를 포착하는 방법이다. 별은 주변 행성의 중력에 영향을 받아 조금씩 움직인다. 만약 별이 지구 쪽으로 움직이면 파장이 짧은 파란색을 더 띠고, 멀어지면 파장이 긴 붉은색이 나타난다. 이를 통해 외계 행성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태양계 행성 만들어진 과정을 새로 쓸 수도

미국 카네기 과학연구소의 매튜 클레멘트(Matthew Clement) 박사는 이날 사이언스지에 “매우 멋진 발견”이라며 “추가 관측으로 확증되면 태양계의 진화 모델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컬럼비아대의 데이비드 키핑(David Kipping ) 교수도 “같은 궤도로 도는 행성들을 발견하는 것은 행성 형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과학자들은 태양계 형성 초기에 목성이 태양에 가까이 접근했다가 다시 멀리 이동하면서 태양계 외곽 해왕성 너머의 카이퍼대에 있는 소행성들을 자신의 궤도에 붙잡았다고 본다. 소행성은 태양 주변을 긴 타원 궤도를 따라 도는 작은 천체로, 45억년 전 태양계가 형성될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탐사선 루시(Lucy)가 목성을 도는 트로이 소행성들을 관측하는 모습의 상상도. 지난 2021년 발사됐으며 2027년부터 목성 주위를 도는 소행성들을 관측할 예정이다./NASA

 

하지만 트로이 소행성이 목성의 라그랑주 지점에서 바로 형성됐다면, 목성과 같은 물질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번에 발견한 트로이 행성은 별을 둘러싼 먼지구름 원반이 비어있는 공간에 있다. 주변의 먼지구름이 뭉쳐지면서 형성됐다는 것이다. 목성의 트로이 소행성이 같은 방식으로 형성됐다면 목성과 구성물질이 비슷할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지난 2021년 목성으로 무인 탐사선 루시(Lucy)를 발사했다. 루시는 2027년부터 목성의 트로이 소행성 6개를 탐사해 이들이 카이퍼 대의 소행성과 얼마나 비슷한지 확인할 예정이다. 만약 트로이 소행성 중 일부가 목성과 유사하다면 이번 트로이 행성 발견도 더 힘을 얻을 수 있다.

참고자료

Astronomy & Astrophysics, DOI

European Southern Observatory(E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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