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컴퓨터를 연결할 수 있을까?

(원문)

 

 

뇌는 편리하다. 뇌에는 양심, 기억, 자의식과 같이 우리가 좋아하는 많은 것들을 집어넣을 수 있다. 그리고 검은 선으로 갈겨 쓰인 몇 줄의 글이 내포하는 의미를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당신에게 “당신의 뇌에 얼마나 만족하십니까?”라고 질문한다면, 그 대답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다. 아마 당신은 좀 더 똑똑해지고 싶거나 손과 눈을 더 잘 다룰 수 있게 되기를 원할 수 있다. 기억력이 향상되는 것도 좋겠다. 아니면 사실 일부 기억이 제거되기를 원할 수도 있다. 모든 나쁜 감정이 느껴지지 않도록 막아버리는 건 어떨까?

이론적으로는 이 모든 일들이 가능하다. 우리보다 더 똑똑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건 곧 우리도 더 똑똑해질 수 있다는 의미고, 우리보다 기억력이 더 좋은 사람이 있다는 건 곧 우리의 기억력도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뇌가 하는 모든 기능은 뇌 안에 물리적으로 내재되어 있다. 뇌는 많은 면에서 컴퓨터와 비슷한 물리적 기계다. 그렇다면 컴퓨터를 프로그램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뇌도 프로그램할 수 있지 않을까?

초보적인 단계긴 하지만 이미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분야는 놀랍도록 복잡한 과학 그리고 더 나은 뇌를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소박한 필요성이 묘하게 결합되어 있는 분야다. 이 분야에서는 정밀전자공학과 강력한 알고리듬을 이용해 뇌를 읽어내는 방법을 알아내고, 사지가 마비된 사람들의 운동 능력을 되찾아주며, 노인들의 기억력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건강한 사람들이 역사상 어떤 사람들도 가질 수 없었던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도 이들의 연구 목표 중 하나다. 또한 여러 뇌들을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슈퍼 뇌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재미있을 것 같지 않은가?


<뇌 업그레이드하기>

우리가 정말 당신의 뇌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까? 안 그래도 당신의 뇌에는 좀 심각한 문제들이 몇 개 있다. 고등학교 시절의 그 창피한 사건들을 전부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왜 그런 것은 잘도 기억하면서 열역학 법칙들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는 워싱턴대학의 에릭 루스하르트Eric Leuthardt 박사를 만났다. 루스하르트 박사는 신경외과 의사 겸 신경과학자다. 그는 뇌의 기능을 보강하는 기술도 성형수술과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초기에는 성형수술의 목적이 대부분 자연적인 이유거나 사고·전쟁에 의해 생긴 심한 피부 손상을 치료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단 많은 사람들이 성형수술을 받아들이게 되자 성형수술의 목적이 치료에서 미용으로 바뀌게 되었다.

루스하르트 박사는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작은 장치를 뇌에 심으면 당신의 집중도가 증가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예를 들어 작은 골무 같은 것을 두개골 안에 심으면 집중력도 높아지고 반응에 걸리는 시간도 줄어든다고 말이죠. (…) 월스트리트에서 일하고 있는 중개인이 이 골무를 이용하면 오랫동안 중개 일을 더 잘해서 수백만 달러를 더 벌 수도 있을 겁니다.”

 

 

에릭 루스하르트 박사. (c)People Behind the Science

 

비슷한 방향의 가장 최근 연구들을 보면, 뇌에서 기억과 관련된 부분에 뇌심부 자극술(수술을 통해 전극을 뇌에 삽입한 다음, 피부 아래 심어놓은 전지에 연결해 뇌에 전기 자극을 가하는 방법)을 시행하면 학습 능력이 향상된다. 이런 연구들은 다른 이유로 이미 뇌에 전극이 심어져 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되었다. 여러 증거에 따르면 자극을 가한 후 단순한 공간 정보를 기억하는 능력이 향상되었다. 그저 버거킹에 가는 길을 더 잘 기억하게 되는 것만으로는 머리에 전극을 꽂는 수고를 보상받을 수 없겠지만, 이런 결과들은 전기를 이용해 진정한 의미의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정확한 것은 시간을 들여 더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내야 할 것이다.

당신 뇌의 하드웨어를 약간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으로 접근해볼 수도 있다. 뇌가 이미 하고 있는 일을 좀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이다. 살아가다 보면 때때로 당신이 정보를 평소보다 더 빨리 받아들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런가 하면 정보가 머리로 들어오다가 튕겨져 나가는 것 같을 때도 있다. 어떤 때는 특히 강한 의욕이 생기기도 하고, 사랑에 충만하거나 학문에 대한 욕구가 생길 때도 있다.

 

 

 

만약 우리의 정신 상태를 감지할 수 있고, 그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어떨까? 우리 뇌의 특정한 패턴을 조사하는 장비를 가지고 있어 특정한 시간에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알려준다고 가정해보자. 그렇게 되면 우리는 언제 시를 써야 하고, 언제 문서 작업을 해야 할지를 알 수 있을 것이고, 언제가 셰익스피어 작품을 읽기에 적당한 시간인지, 언제 느긋하게 쉬며 텔레비전을 보아야 할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가 발견한 가장 믿을 수 있는 연구는 토끼에서 특정한 뇌파가 감지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학습시키면 토끼의 학습 속도가 2배에서 4배까지 증가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다시 말해 토끼가 최대의 학습 효과를 올릴 수 있는 심리적 상태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은 토끼보다 좀 더 복잡한 개체이므로 이것이 사람에게서도 마찬가지일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앞으로의 연구 가능성을 보여주는 실험이라 하겠다.

 

 

 

 

제브라피쉬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기술

(원문 정보: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6776166&memberNo=36405506)

 

[요약] 생체 조직을 구성하는 세포를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형광 단백질을 기존보다 더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컴퓨터를 이용한 자동화된 분석과 로봇팔을 이용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원하는 단백질을 선별해내는 기술이다. (2018.09)

형광현미경으로 관찰한 제브라피쉬. 출처 : ZEISS Microscopy

 

생체 조직 내에 있는 손상되지 않은 온전한 세포를 관찰하려면 일단 눈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당연한 이야기지만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이를 위해 과학자들은 세포에 형광단백질을 심는 방식으로 살아있는 온전한 세포를 분석하는 방법을 개발했다이 방법을 이용하면 현미경을 이용해서 세포와 구조와 활성 등을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연구를 할 때마다 목적에 맞게 단백질을 최적화시켜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원하는 목적에 맞게 고도로 민감한 단백질을 만드는 것 자체가 단백질 엔지니어링이라 부르는 연구 분야일 정도로 복잡하고 까다로운 기술이다.

원하는 특징 가진 단백질을 빠르게 선별
독일 막스플랑크 신경생물학연구소 연구팀은 기존의 단백질 엔지니어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기술을 개발했다컴퓨터를 이용한 자동화된 분석과 로봇을 이용한 선별 과정을 도입한 것이다연구팀은 제브라피쉬의 뇌를 들여다볼 수 있는 형광단백질에 이 기술을 검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셀 케미컬 바이올로지’ 9월 13일자에 발표했다.

아르네 패브리튀스 연구원 팀이 개발한 기술은 원하는 특성을 가진 단백질을 대량으로 생성한 뒤 가장 적합한 것을 로봇을 이용해 선별해 내는 시스템이다로봇팔이 둥근 실험용 디쉬 위에 촘촘히 나 있는 작은 구멍을 오가며 그 안에 들어 있는 다양한 박테리아들 중에서 원하는 종류의 단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을 골라내는 것이다로봇팔은 연구팀이 설정한 매개변수에 맞춰 그에 해당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박테리아 군집을 골라낸다패브리튀스 연구원은 과거에는 매우 시간이 오래 걸리던 작업이었다면서 제대로 된 군집을 선택했는지도 명확히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기법을 적용해서 현미경으로 제브라피쉬의 뇌 깊은 곳의 구조와 뉴런을 살펴볼 수 있게 도와주는 엠카민 단백질을 만들었다. 출처 : © MPI of Neurobiology, J. Kuhl

 

제브라피쉬의 뇌 깊은 곳까지 분석 가능해져

 

연구팀은 이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밝고 붉은색 형광빛을 내는 엠카민(mCarmine) 단백질을 만드는 도전했다파장이 긴 붉은색은 다른 색에 비해 잘 흡수되지 않아서 제브리피쉬의 유충의 뇌 깊은 곳까지 분석할 수 있게 해 준다결과적으로 투명한 제브라피쉬의 뉴런과 뇌 깊은 부위의 구조까지도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게 해 준다패브리튀스 연구원은 과거에 비해 이 기술을 이용했을 때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연구에 참여한 안드레아스 키스트 연구원은 새롭고 다양한 연구를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올리버 그리스벡 그룹리더는 엠카민 단백질을 만드는 실험으로 새로운 선별 플랫폼 기술을 검증했다고 말했다연구팀은 세계 모든 연구진이 활용할 수 있도록 이 기술의 코드와 제작 방법 등을 공개했다.

 

https://www.mpg.de/12280105/mcarmine?c=2249

 

 

 

2023년 5월 2일 뉴스입니다~

(원문 정보: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3808591?sid=105)

 

죽어가는 인간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빛 보였다” 등 임사체험, ‘뇌 과학’ 관련 추정
미시간대, 죽기 직전 감마파 급증 뇌 부위 발견
꿈·의식·환시 관련…“몸 안팎 감각 느낄 수 있다”
4명 중 2명만 나타나…“표본 적어 일반화 일러”

임사체험(臨死體驗)이란 죽음에 거의 이르렀을 때의 상태를 겪는 것을 말한다. 본인이 죽음의 문턱에 다녀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증언에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주로 밝은 빛을 봤다거나, 몸이 붕 뜨는 느낌을 받았다거나, 먼저 죽은 사랑하는 사람을 봤다는 등 내용이다.

임사체험에 관한 이야기는 국가, 문화·종교적 배경 등과도 관계 없이 비슷하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인간이 가진 생물학적 기제가 작용한 결과로 추정해 왔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미국 미시간대 연구진은 임사체험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간의 뇌 움직임을 포착했다. 죽어가는 사람의 뇌에서 의식과 관련된 부위의 활동이 급증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사이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연구진은 1일(현지시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이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모 보르지긴 분자·통합생리학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심정지로 병원에서 숨진 4명의 환자가 남긴 심박수와 뇌전도(EEG) 뇌파 자료를 분석해 뇌에서 감마파 활동이 급증하는 것을 포착했다.

이들은 모두 자극에 반응이 없는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으며, 의학적으로 손쓸 방법이 없어 가족이 생명유지 장치 제거에 동의한 상태였다.

인공호흡기를 제거하자 77세와 24세 여성 환자 두 명은 심박수가 늘어나며 뇌의 감마파 활동이 급증했다. 감마파 활동은 가장 빠른 뇌 활동이자 인간의 ‘의식’과 관련돼 있다.

이런 뇌 활동은 뇌 뒷부분의 후두엽과 두정엽, 측두엽 간 연결부위, 이른바 ‘의식의 신경 상관물’(NCC·Neural Correlates of Consciousness)이 집중된 부위에서 나타났다.

NCC는 특정 의식의 지각에 필요한 최소한의 신경학적 변화를 나타내며 꿈, 의식의 변화, 뇌전증의 환시(幻視) 등과 관련있는 것으로 연구됐다.

보르지긴 박사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뇌에서 이 부위가 가동됐다면 환자가 무언가를 보고 들을 수 있으며, 몸 밖에서 감각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죽음 직전 감마파 뇌 활동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감마파 뇌 활동이 늘어나는 부위까지 특정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로 죽음이 임박한 사람이 겪는 현상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연구팀이 살펴본 다른 환자 2명에게서는 생명유지장치 제거 때 심장박동이 증가하거나 뇌 활동이 급증하는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게다가 감마파 활동이 포착된 환자들이 사망해 그들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도 알 수도 없다.

사례가 적기 때문에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확고한 주장을 펼치는 데 신중한 입장이다.

연구팀은 중환자실에서 심정지 뒤 되살아난 환자의 EEG 자료를 더 많이 확보해 연구하면 감마파 활동 급증이 죽음 문턱에서 겪는 의식의 증거인지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르지긴 부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의식의 신경 신호와 이에 상응하는 경험을 연결할 수는 없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결과는 확실히 흥미로운 것으로, 죽음을 맞는 인간의 비밀스러운 의식을 이해하는 새로운 틀을 제공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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