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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지구는 매일 한 바퀴씩 서쪽에서 동쪽으로 자전을 한다. 그 속도는 시속 약 1300km에 달한다.

이로 인해 지구상에서는 매일 태양이 뜨고 지는 것을 보게 된다. 지구가 생겨난 이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일어나고 있는 우주적 현상이다.

태양, 달, 별들도 운동을 하고 있지만 지구처럼 빠른 속도로 자전하지는 않는다. 이와 관련, 과학자들은 46억 년 전 지구가 처음 생겨난 때를 이야기하고 있다.

27일 ‘라이브 사이언스’에 따르면 LA 캘리포니아 대학의 천체물리학자 스마다르 나오즈(Smadar Naoz) 교수는 초기 지구가 가스(gas)와 먼지(dust)가 서로 엉겨 붙어 형성된 직경 1km 정도의 미행성(planetesimal)이었다고 설명했다.

 

지구는 왜 서쪽에서 동쪽으로 자전과 공전을 하고 있는 것일까. 과학자들이 그 의문을 밝히고 있다. 사진은 태양을 돌고 있는 지구 등 행성 궤도. ⓒ NASA

 

서쪽에서 동쪽으로 도는 이유는 공전 때문

이 미행성의 중력은 매우 강해 다른 물질들을 흡수하고 원시행성(protoplanets)으로 커졌다. 성장한 원시행성의 중력은 훨씬 더 강력해져 주변에 있는 또 다른 물질, 우주 바위들(space rocks)을 계속 흡수했다.

나오즈 교수는 “우주 바위들이 지구와 흡수되는 과정에서 지구와 충돌하게 됐다”며 “이로 인해 많은 힘이 가해지고, 그 힘에 의해 가속도가 붙어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자전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주 바위들이 힘을 가할 수 있었던 것은 공전 때문이다. 지구 생성 당시 지금의 29.76km/sec 공전속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태양계 모든 물질들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공전을 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바위들이 지구에 충돌하거나 흡수되면서 강력한 힘으로 자전속도를 높여놓았다는 것이 나오즈 교수의 분석이다. 공전 방향대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힘이 가해진 것은 당연한 결과다.

설득력 있는 나오즈 교수의 가설이지만 또 다른 의문이 제기된다. 태양계가 왜 서쪽에서 동쪽으로 공전을 하게 됐냐는 것.

이에 대해 가장 널리 받아들여진 설이 18세기부터 이어져 온 ‘칸트-라플라스의 성운설(Kant-Laplace nebular hypothesis)’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태양계가 형성된 것은 46억 년 전이다. 먼지(dust)와 가스(gas)로 구성된 거대한 분자 구름의 일부분이 중력 붕괴를 일으키면서 질량 대부분이 중앙부에 집중돼 태양이라는 별이 탄생했다.

이 과정에서 주변에 흩어져 있던 물질들이 태양 중력에 의해 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는 물질들이 자체적으로 응집하게 만들었다. 스케이트를 타고 링크를 돌면서 팔과 어깨를 강하게 움츠리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태양을 공전하는 과정을 통해 태양계를 돌고 있던 가스‧먼지 구름이 행성, 위성, 소행성 및 다른 태양계 천체들로 진화했다. 그리고 수 억 년의 세월이 지나 지금의 얇은 원반 모양의 행성계로 진화했다는 설명이다.

 

지구는 탄생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자전을 해 오고 있다. ⓒ Pixabay

 

“지구뿐만 아니라 우주 전체가 돌고 있다”

태양계 형성 당시 공전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물질이 많지 않았다. 회전 모멘트가 되는 각운동량(angular momentum)을 제어할 수 없었던 만큼, 한쪽 방향으로 돌기 시작한 공전은 이후에도 계속 그 힘과 속도를 유지해나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각각의 행성, 위성, 소행성들은 각각의 자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수성의 경우 태양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돌고 있으면서 스스로는 지구처럼 서쪽에서 동쪽으로 자전을 하게 된다.

지구의 자전축은 공전축에 대해 약 23.5° 기울어져 있는데, 천왕성은 약 97.77°나 기울어져 있다. 때문에 팽이처럼 돌아가는 다른 행성들과 달리 천왕성은 자전축과 공전면에 거의 붙어 있어 공이 구르듯 자전한다.

금성의 자전 방향은 지구 등 다른 행성들과 달리 완전 반대 방향이다. 북극에서 바라볼 때 시계방향으로 자전을 하고 있다. 때문에 금성에서는 해가 서쪽에서 떠서 동쪽으로 진다. 자전속도도 매우 느려 금성의 하루는 지구 시간으로 무려 243일이나 된다.

과학자들은 금성이 지구와 반대 방향으로 자전을 하고 있는데 대해 태양과 중력 상호작용(gravitational interactions)을 강하게 주고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자전 속도가 극도로 느린데 대해서는 또 다른 원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천왕성이 굴러가듯이 자전을 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거대한 충돌이 두 번에 걸쳐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이은 충돌로 인해 자전축이 극도로 기울어졌으며, 이후 정상적인 상태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행성마다 다른 이런 다양한 자전 모습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인 것은 모든 행성이 돌고 있다는 것이다. 나오즈 교수는 “이런 공전과 자전은 지구는 물론 우주 안에 있는 모든 물질들의 공통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지구보다 훨씬 작은 소행성들도 돌고 있으며, 거대한 별들도 모두 돌고 있는 중이다. 은하계도 돌고 있다. 이에 따라 은하계 안에 있는 태양계가 한 바퀴 회전을 하기 위해서는 약 2억3000만년이라는 세월이 걸린다.

가장 빨리 돌고 있는 천체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주기적으로 빠른 전파나 방사선을 방출하고 있는 펄서(pulsars)라는 천체다. 거대한 별들의 잔해인 펄서는 초당 수백 번의 속도로 돌고 있는 중이다.

 

 

거대한 별들의 잔해인 펄서는 초당 수백 번의 속도로 돌고 있다. ⓒ Smithsonian Institution

 

 

과학자들은 초신성폭발로 잔해가 흩어져서도 거성일 때 운동량을 보존하기 위해 그처럼 빠른 속도로 회전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블랙홀 역시 매우 빠르게 돌고 있는 중이다. 지난 2006년 관측에서 ‘GRS 1915+105’ 블랙홀은 초당 920~1150번 회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나오즈 교수는 “태양이 생성할 당시 자전속도는 지구 시간으로 4일에 불과했다”며 “그러나 오늘날 자전 속도가 25일로 늘어났다. 이는 자기장이 태양풍과 상호 교차하면서 자전 속도를 늦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구 역시 도는 속도가 줄어들고 있다. 달로부터의 중력 등으로 인해 자전 속도가 줄어들고 있는 중이다. 지난 2016년 영국 왕립학술원 회보에 따르면 지난 2740년이 지나는 동안 100년마다 0.00178초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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