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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항공기가 활주로를 달려서 양력을 얻습니다. 헬리콥터는 어떻게 양력을 얻을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헬리콥터(Helicopter)는 항공기입니다. 그 말은 헬리콥터도 ‘양력(揚力·lift)’을 얻어야 비행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일반 항공기가 활주로를 달려서 양력을 얻는다면 헬리콥터는 어떻게 양력을 얻을 수 있을까요?

헬리콥터에는 항공기에 없는 회전날개(Rotor·로터)가 있습니다. 헬리콥터의 중심에 있는 메인로터(Main Rotor)와 꼬리에 있는 테일로터(Tail Rotor)의 상호작용으로 항공기가 비행할 수 있는 양력을 만들어 줍니다.

메인로터는 양력을 발생시키기 위해 동체에 고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전합니다. 항공기의 날개와 같은 유선형으로 된 메인로터의 블레이드가 회전하면 동체에 양력이 작용해 위로 떠오르게 됩니다. 보통 강한 바람이 바닥에 작용해 그 반작용으로 동체가 떠오른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일반 항공기는 엔진의 힘으로 앞으로 빠르게 전진하면서 날개에 양력을 얻지만, 헬리콥터는 로터를 빠르게 회전시켜서 양력을 얻는 것이지요. 유선형의 블레이드가 빠르게 회전하면 블레이드 아래쪽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압력이 낮은 위쪽으로 블레이드를 밀어 올리게 됩니다.

어릴 때 가지고 놀던 두 날개의 바람개비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날개 두 개가 달린 바람개비를 손바닥으로 비벼서 하늘로 휙 던지면 바람개비가 회전하며 위로 솟구치다 회전력이 사라지면 땅으로 떨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다시 말하면, 날개가 양력을 받아 무거운 동체를 띄워 올리는 셈입니다.

테일로터는 동체의 방향을 결정하고 메인로터의 회전으로 인한 반작용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정지, 상승, 하강 등은 로터 블레이드의 각을 조절하는 것으로 양력의 크기를 변동시켜 조정합니다. 테일로터가 없다면 헬리콥터는 제자리에서 뱅뱅 돌게 됩니다. 메인로터의 힘이 작용하는 반대방향으로 헬기가 돌게 되는 것이지요. 테일로터는 꼬리 부분에서 힘을 발생시켜 헬리콥터의 제자리 돌기를 방지하고, 헬리콥터의 방향 조정도 담당합니다.

헬리콥터는 다른 항공기에 비해 속도가 느리고 대형화가 어려우며, 연료 소모량도 많은 반면 항속거리는 짧습니다. 메인로터의 회전면 안쪽은 회전속도가 비행속도(공기속도)보다도 느린 지역이 생겨나 역류현상이 발생합니다. 반면, 메인로터 끝 부분은 음속(340m/s)보다 빠른 지역이 생겨 충격파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즉 메인로터의 회전속도가 증가할수록 더 큰 항력이 발생해 비행속도를 높이는데 방해가 되는 것이지요. 이 때문에 헬리콥터의 비행속도는 그런 한계까지만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헬리콥터가 다른 항공기처럼 고속비행을 하기 위해서는 고정날개를 달고 회전로터 외에 별도의 추진장치를 장착하는 것입니다. 고속비행을 할 때는 로터는 아주 느리게 회전하거나 아예 접어 둬야 합니다. 또 이륙 때 회전로터를 사용한 뒤 이륙 후에는 로터를 동체 앞으로 향하게 해 마치 고정날개를 가진 프로펠러 항공기처럼 변환하는 것이지요. 미국의 벨사가 제작한 V-22 전환식 비행기(convertiplane)가 그 대표적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 파리 에어쇼에서 시연용으로 선보인 ‘레이서’. 레이서는 양력을 얻기 위한 날개, 전방 추력을 위한 프로펠러 등을 추가로 장착해 시속 400㎞ 이상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습니다. [사진=에어버스 헬리콥터스 홍보영상 캡처]

 

 

그러나 이런 모든 단점을 커버할 수 있는 장점이 바로 수직 이착륙과 360도 방향 이동, 공중에서 정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헬리콥터가 공중에서 정지하는 것(제자리에서 비행하는 것)을 ‘호버링(hovering)’이라고 합니다. 바람이 불지않는 상태에서 로터의 기울기가 수평상태를 유지하면, 헬리콥터의 양력과 추력의 합이 중력과 항력의 합과 같아져 제자리 비행이 가능하게 됩니다.

호버링이 가능하면서 공중에 뜬 채로 지상의 인력이나 물자를 실어 올릴 수 있게 됐지요. 이런 헬리콥터의 쓰임은 전쟁 때 부상병이나 보급품 수송에 굉장히 유용하게 활용됐습니다. 한국전쟁 때 부상자 대비 사망자 비율이 극적으로 줄어든 것은 헬리콥터의 수송력 덕분이라는 분석입니다. 베트남전쟁 때부터는 가스터빈엔진을 사용해 출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면서 헬리콥터를 이용한 지상병력의 이동이 본격화되는 한편, 공격용 헬리콥터도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파리 모터쇼에서 선보인 ‘레이서’는 가장 빠른 헬리콥터로 2020년 등장할 예정입니다. [사진=에어버스 헬리콥터스 홍보영상 캡처]

 

느린 헬리콥터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빠른 헬리콥터로 탄생할 혜리콥터가 ‘레이서(RACERRapid And CostEffective Rotorcraft)’입니다. 지난해 파리 에어쇼에서 에어버스 헬리콥터스가 시연용으로 내놓은 항공기입니다.

레이서는 공기 역학적으로 양력을 얻기 위한 날개와 전방 추력을 위한 프로펠러 세트(일명 측면 로터)를 추가로 장착했습니다. 시속 400㎞ 이상의 순항 속도와 함께 소음도 줄였습니다. 연료를 절약하고 항속거리를 늘리기 위해 ‘에코 모드’로 설정하면 엔진 중 하나가 전기적으로 정지하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경량의 하이브리드 복합 금속 기체로 기존 헬리콥터보다 훨씬 가볍습니다. 레이서 데모 항공기의 최종 조립은 2019년에 시작되고, 첫 비행은 2020년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헬리콥터는 각종 지형지물에 대한 접근성이 다른 항공기와 비교할 수 없이 좋습니다. 꽉 막힌 교통체증을 벗어나 하늘에서 헬리콥터로 회사 옥상으로 편안하게 출퇴근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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