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색에 관한 몇몇 이야기

 

 

뉴턴(Isaac Newton, 1642-1727)은 혈기가 왕성했던 1660년대 중반에 데카르트(René Descartes, 1596-1650)의 프리즘 실험을 직접 재현해 보고자 했다.

당시의 다른 사람들처럼 데카르트 역시 빛과 색은 서로 다른 것이라 생각했으며, 따라서 빛을 굴절시키는 유리처럼 투명하고 매끄러운 면들을 가진 광학 장치인 프리즘을 통과한 빛이 무지개 색을 보이는 것은 프리즘의 재질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데카르트는 빛은 본래 색이 없는데 프리즘을 지나가면서 변화를 일으킨다고 생각한 것이다. 젊은 뉴턴은 과연 데카르트의 생각이 옳은지 실험해봤다.

 

 

뉴턴의 첫 번째 프리즘 실험의 예.

 

 


뉴턴의 두 번째 프리즘 실험의 예.

 

첫 번째 실험에서 그는 자신의 방을 어둡게 만들고 창문에 작은 구멍을 만들어 그곳으로 햇빛이 들어오도록 하여 프리즘을 통과하게 했다.

그런 다음 다시 검은 종이에 구멍을 뚫어 그곳으로 프리즘에서 나온 무지개 색광들 중 하나의 색광만을 통과 시키고 그 색광이 다시 두 번째 프리즘을 지나가게 하였다.

그 결과 두 번째 프리즘을 통과한 색광은 첫 번째와 똑같은 색으로 나타났다. 만일 데카르트의 생각대로 프리즘의 재질이 빛을 변화시킨다면, 첫 번째 프리즘을 통과한 색과 두 번째 프리즘을 통과한 색은 달라야 했다. 뉴턴은 빛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즉 빛은 프리즘의 재질 때문에 여러 색으로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빛 자체가 그와 같은 여러 색들을 함유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뉴턴은 첫 번째 실험을 통해 빛이 프리즘을 통과하면서 굴절하는 정도에 따라 여러 다른 색들로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이를 보다 더 심화시켜서 두 번째 프리즘 실험을 행했다.

먼저 그는 첫 번째 프리즘을 통과하여 무지개처럼 여러 색으로 나뉜 빛을 볼록 렌즈를 이용하여 두 번째 프리즘으로 다시 수렴되도록 하였다. 이렇게 하여 마치 한낮의 햇빛처럼 다시 백색광(white light)이 된 빛이 세 번째 프리즘을 통과하자, 그 빛은 첫 번째 프리즘을 통과할 때와 똑같이 무지개처럼 여러 색으로 나뉘었다.

이러한 일련의 프리즘 실험 등을 통해, 뉴턴은 스펙트럼의 모든 색들은 백색광 안에 내재하고 있으며 백색광을 무지개와 같은 색들의 스펙트럼으로 분해할 수도, 이 색들을 다시 백색광으로 재구성할 수도 있음을 증명하였다. 그리고 이 실험들은 1704년 <광학>이란 그의 저서에 포함된다.

 

 


뉴턴의 색 바퀴(color wheel).

 

뉴턴은 자신의 저서 <광학>에서 프리즘을 통과한 스펙트럼 색들을 일곱 가지로 구분하였다. 그는 이 스펙트럼의 색들을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흔히 무지개색이라 부르는 빨강(red), 주황(orange), 노랑(yellow), 초록(green), 파랑(blue), 남색(indigo), 보라(violet)로 구분했다.

지금도 서구에서는 이 일곱 가지 색들을 뉴턴의 분류에 따라, 머리글자만 따서 Roy G. Biv라고 사람 이름처럼 외우고 있다. 또한 그는 이 스펙트럼을 둥글게 표시했는데, 이는 색들의 혼합을 수학적으로 구분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그의 빨강부터 보라까지의 스펙트럼 색들은 음악의 음계를 차용하여 나눈 것이기도 하였다. 다시 말해서 이것은 빨강을 D로 하여, D에서 D까지 완전한 한 옥타브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뉴턴은 이 원(circle)에서 서로 반대되는 두 개의 색을 혼합하면 중성적인 백회색(whitish-grey)이 됨을 주목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뉴턴 이후에 보색 대비로 발전하는 기반을 이룬다. 이와 같은 뉴턴의 발견은 앞서 보았던 것들의 밑거름이 되며, 색채학 이론에 많은 기여를 하게 되었다.

 

(원문: 여기를 클릭하세요~)

 

 

 

 

 

 

데카르트 광학 – Rene Descartes Dioptrics(Optics)

 

 

지금부터 제가 하는 설명은 데카르트 광학의 원문에 충실한 동시에, 이해를 돕고자 나름의 설명을 계속해서 덧붙이고, 실험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동영상으로 대체했습니다. 데카르트가 광학이라는 책을 쓴 의도는 모든 사람들이 쉽게 빛, 자연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불행하게도 이 시대에 사는 우리는 이러한 과학 고전을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어렵다는 선입견 때문이기도 하고요, 하루, 이틀의 시간을 두고 묵상하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험이 부족하기에 조금 어려우면 이내 포기해 버리고 맙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여 보다 쉽게 이해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원문 + 저의 개인적 해설 + 동영상 한 데 묶어 놓았습니다. 프랑스어 원문과 영어 번역본을 첨부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프랑스어를 배우지 못하여 영어번역본을 토대로 하였기에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고, 나름 한계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데카르트의 광학 – First Discourse On Light

먼저 데카르트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기(WIKIPEDIA)

데카르트가 광학을 출판한 해가 1637년입니다. 같은 해에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발표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병자호란의 결과로 인조가 무릎을 꿇고 항복한 해입니다. 데카르트의 광학은 이후의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고, 과학의 발전을 이끌어 냅니다. 

데카르트는 All the conduct of our lives depends on our senses 라는 문장으로 광학을 시작합니다. 삶을 수행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감각에 의존했다는 것인데, 삶을 conduct라는 표현이 일상적이지는 않습니다. conduct는 carry out이라는 뜻입니다. 수행하다는 뜻은 밖으로 실어 나르는 것을 뜻하지요. 옛날에는 이것이 바로 일을 수행한다는 뜻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용어에 특별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일상적이지 않는 단어를 선별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conduct는 전도한다는 뜻도 갖습니다. 힘, 전기 등을 옮기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감각을 느끼는 것, 행동하는 것 모두가 운동의 전달이라는 것을 함축한 단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감각에 의존한다고 했는데, 감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주요 감각으로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라는 5개의 감각이 있습니다. 이런 감각 중에서 어떤 능력을 개발하는게 유용할까요? 만약에 감각 능력을 증대시킬 수 있는 기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말이죠.

 물론 시각일 것입니다. 시각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죠. 우리는 대부분의 외부 정보를 시각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생명에도 직결될 뿐더러, 시각이 없으면 스스로의 힘으로 독립된 개체로 살아가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데카르트가 활동하던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광학을 쓰기 30년 전에 망원경이 발명됩니다. 그리고 갈릴레오는 이를 더욱 정교하게 만들어 달과 목성의 위성들을 관찰하고 새로운 사실들을 발표했습니다. 데카르트는 망원경은 물론 갈릴레오의 저서를 익혀서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망원경의 발명으로 새로운 별을 알아내고, 지구 위 하늘에 있는 많은 물체(천체)를 발견해 냈습니다. 더 멀리 볼 수 있음으로, 자연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광학을 쓰기 30년 전에 네덜란드 사람인 Jacques Metitus가 서로 다른 모양의 렌즈 2개를 이용해서 망원경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우연한 발견이었습니다. 그는 수학이나 과학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관찰을 좋아하고, 렌즈를 갖고 놀기를 즐겨했다고 합니다. 얼음으로 렌즈를 만들어서 불을 피우면서 놀았다합니다. 진짜일까요? 얼음으로 렌즈를 만들어서 불을 낼 수 있을까요?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냉장고로 물을 얼려서 볼록 렌즈와 같은 모양으로 연마(갈았음)한 다음 불을 지피는 실험을 합니다. 놀랍지만 사실입니다. 어린 자녀가 돋보기를 갖고 불을 지피면 불장난 한다고 뭐라고 하지않기를 바랍니다. 대신 하얗고 밝게 모인 초점이 무엇인지? 왜 그런지를 질문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불을 내면 박수쳐줘야할 일입니다. 아이들이 하는 놀이는 과학자가 하는 실험과 동일한 것입니다.

 

[동영상1 : 얼음 렌즈로 불 지피기]


 

얼음 뿐만 아니고 물도 렌즈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물이나 얼음은 투명하므로, 가운데를 볼록하게, 가장자리를 얇게 만들어 주면 빛을 모을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래 동영상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어디서든 빛이 있는 곳에서는 요리를 할 수 있으니까요. 아프리카에 태양열 쿠커를 설치하는 것을 간혹 봤습니다. 물을 이용한 간단한 장치는 고장나도 원주민 스스로 고쳐 쓸 수 있으니, 고가의 태양열 쿠거보다는 아래 방법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물도 없는 그런 곳에서는 어렵겠지만요.

 

[동영상2 : 물을 이용한 렌즈]


 

 

아래 그림은 Jacques Metius가 만든 망원경의 원리를 설명한 것입니다. 앞쪽에 볼록렌즈를 대물렌즈로 사용했고, 오목렌즈를 접안렌즈로 사용했습니다. 대물렌즈는 사물에 대하여 향한 것이고, 접안 렌즈는 눈에 접한 렌즈입니다. 과학책을 읽다 보면 어려운 용어들을 만나게 됩니다. 모르는 용어는 반드시 사전을 찾아서 그 의미를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볼록렌즈는 빛을 하나로 모읍니다. 반면 오목렌즈는 빛을 퍼지게 합니다. 이 둘을 이용하여 초점을 맞추면 사물을 훨씬 크고, 가깝게 볼 수 있습니다. 자세한 원리는 이 설명을 끝까지 보시면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그림1 : 망원경의 원리]

 

데카르트는 광학을 발표한 의도를 설명합니다. 망원경은 우연히 발명된 탓에 그 정교함을 더하기 위해서는 시행착오를 많이 해야하고, 장인의 손에 맡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장인은 수학이나 과학을 배운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원리를 알면 누구나 정교하게 망원경을 만들 수도 있겠죠. 망원경은 우연히 발명되었지만, 그 원리는 우연이 아닌 법칙이라는 것입니다.

데카르트의 위대함은 민중을 생각하고, 그들의 삶을 개선하려는 그의 인생관입니다. 장애인에게 특별한 연민과 호감을 보인 인물. 그는 법률 귀족집안의 아들이었음에도 자기에게 주어진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진리를 향해 세상이라는 커다른 학문에 자신을 던집니다. 피조물인 인간은 의문과 궁금증으로 가득찼지만 자연에는 그에 대한 답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그는 대부분의 책을 불어로 썼는데, 이는 당시 지식인의 풍습이 아니었습니다. 모두들 라틴어로 썼지 대중이 사용하는 생활언어로 출판하지 않았습니다.

 

데카르트는 광학을 출판하는 의도를 이렇게 말합니다. 

I shall attempt to make myself intelligible to everyone, without omitting anything or assuming anything known from other sciences. This is why I shall begin with the explanation of light and of its rays; then, having made a brief description of the parts of the eye,– 생략 –“

나 자신을 모든 사람에게 intelligible하게 만들겠다고 합니다. 즉 모든 사람이 이 글을 읽고 이해하기를 바란다는 뜻입니다. 빛, 광선, 눈의 원리를 설명하는 이유입니다. 당시의 지배적인 사고는 사람은 신분에 따라 지적수준이 다르고, 일반 평민을 교육할 만한 이유도, 그러한 능력을 갖췄다고 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데카르트는 인간 사이에는 별 차이가 없을 뿐더러 자신도 지적 능력이 높지 않았으며, 단지 과학적인 사고 훈련을 한 덕분에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고 고백합니다. 자신이 터득한 방법을 귀 있는 자는 듣고 따라하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얼마나 선한 의도입니까?

 이 책의 주요 주제와 설명하는 방식에 대해 간단히 소개합니다. 빛, 광선, 눈의 작용에 대해서 경험을 통해 알게된 성질을  설명하고, 쉽게 인식되지 않는 부분은 연역을 하고, 복잡한 것은 단순하게 만들고, 틀림없는 것으로부터 하나하나 밝혀 낼 것이라고 합니다.

연역이란 무엇일까요? 학교에서 연역법, 귀납법이 무엇인지 듣기는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 자세히 생각해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연역은 유클리드의 원론을 읽게 되면 너무나 명확히 알게 됩니다. 보편타당한 것으로부터 특수한 것을 증명해 나가는 방식입니다. 증명된 것으로부터 증명되지 않은 것을 설명합니다. 반면 귀납법은 여러 가지 개별적인 사실, 특수한 사실들을 모아 보니 공통의 특성을 발견합니다. 그리하여 어떠한 법칙이 있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귀납법은 현대 과학에서 굉장히 많이 쓰는 방법입니다. 사례 연구를 통해 결론에 이르르는 것인데, 확정된 진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결론을 뒤집는 사례가 얼마든지 발견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데카르트가 조심스럽게 또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천문학자(점성술가)들의 방식을 모방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가설, 결론이 불완전하고 엉뚱하지만 관찰하기를 끊임 없이 하면서 확실한 결론에 도달하려는 방식을 모방하겠다는 것입니다. 점성술은 별의 관측을 통해 인간의 운명을 해석합니다. 그 의도나 결론은 받아들일만한 가치가 없지만, 그들의 태도는 본받겠다는 것입니다. 

데카르트가 방법서설에서 밝힌 원칙과는 위배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특히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성질을 설명한다는 것, 천문학자들의 행동을 모방하겠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데, 그는 경험, 감각을 철저하게 의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것에 기반해서 설명을 해나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 이유는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비난을 감수하고도 이러한 방식으로 설명하는 이유.. 그것은 바로 모든 사람이 이해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그들의 인식 수준으로 내려와서 이해시키려는 것 뿐입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보죠. 

아주 어두운 밤길을 갈 경우, 막대기의 도움을 받으면 좋을 것입니다. 막대기를 매개로 해서 주위를 두드리면 막대기가 물체를 미리 만나면서 위험을 감지할 수가 있으니까요. 막대기를 통해서 다양한 물체를 느끼게 됩니다. 매개(媒介)의 매()는 중매하다, 둘 사이를 연결해 주다는 뜻입니다. 개()는 끼어들다, 개입하다, 소개하다라는 뜻입니다. 즉 매개란 둘 사이를 연결하여 소개해 주는 것입니다. 즉 막대기가 물체와 손 사이에서 뭔가를 연결하여 주는 것이지요. 뭐를 연결해 주나요? 뭐를 소개해 주나요? 바로 진동일 것입니다.

막대기를 통해 알게된 감각이나 지각은 불완전하고 모호합니다. 그런데 태어날 때부터시각장애인의 경우 막대기로 꽤 정확하게 사물을 구별해 내고, 볼 수 없다고 하여 느끼는 불편함이 크지 않다고 합니다. 데카르트의 말이 사실일까요? 아래 동영상을 보세요.

 

[동영상3 : 시각장애인이 스틱을 사용하는 장면]


 

 막대기의 사용법을 간단히 설명합니다. 오른 발이 나갈 때는 막대기를 왼쪽에 두고, 왼발을 나갈 때는 오른쪽을 두드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커다란 식물이 심겨진 화분을 지나면서 plant라고 말합니다. 어떻게 알았을까요? 그리고 아이들이 지나가다가 부딪힐뻔 합니다. 옆에 있던 여자가 하는 말이 “당신이 아이들을 칠 뻔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남자는 “아이들이 자신을 칠 뻔 했다.”라고 합니다.

아이를 낳았는데 시각장애인이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어떻게 이 아이에게 세상을 알려주시겠습니까? 끊임 없이 사물을 만져보게 하고, 그 이름을 들려줄 것입니다. 책상을 막대기로 두드리게 하고, 이것이 책상이라고 말해줄 것입니다. 이러한 훈련을 계속하게 되면, 촉각과 진동의 차이를 언어와 매칭하면서 사물을 인식하게 됩니다. 마치 아이 눈에 비친 사물마다 그 이름을 말로 알려주는 것처럼 말이죠.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사물을 분별할 수 있었을까요? 그 과정을 생각해 봅시다. 그들은 손을 통해 보는 것이고, 시각을 대신해 막대기가 6번째 감각기관인 셈입니다. 시각장애인이 느끼기(감각) 위해서는 아래의 것들이 필요합니다.

1) 물체가 움직이든, 막대가 움직이든 해야 합니다. 즉 움직임이 있어야 합니다.

2) 움직임(진동)은 물체에서 시각장애인의 손쪽으로 향합니다.

3) 막대기라는 매질을 통해 전달됩니다.(매질이란 매개체를 말합니다.)

4) 손이 움직임을 수용합니다.(받아 들입니다.)

5) 움직임은 뇌로 전달되어 해석됩니다.

 

사물은 빛을 내든가 아니면 빛을 반사합니다. 태양이나 전구는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체이지만 대부분의 사물은 빛을 반사합니다. 어두웠을 때 색깔이 없어지는 것은 빛을 스스로 내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낮에는 태양빛을 반사하는 것이지요. 데카르트는 이 부분을 정확히 지적했습니다. 그러면 빛이 사물에서 반사되어 눈으로 향해 들어오는 것인데, 도대체 무엇이 들어오는 것일까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바로 movement, 또는 action이라고 했습니다. 아까 시각장애인에게 전달되는 것이 진동, 움직임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용어에 대한 정확한 구별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 데카르트는 movement 또는 action이라고 했을까요? 두 단어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달리 사용한 것입니다. movement, motion, action는 통상 바꿔 사용해도 의미 전달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과학에서는 명확한 용어의 사용을 토대로 하기 마련입니다. 저의 설명이 물리학적으로 정확한 것은 아니고, 이러 저러한 검색을 통해서 원어민들이 갖는 뉘앙스 차이를 설명한 자료들을 기초로 했습니다.

 movement는 통상 매개체를 통한 움직임인 반면, motion은 매개체를 동반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즉 손으로 컵을 옮겼을 때의 컵의 움직임은 스스로 움직인 것이 아니고 손을 통해 이동한 것입니다. 이것을 movement라고 합니다. movement, motion은 모두 위치의 변화를 가져옵니다. 반면 action은 will(의지, 목적)을 가진 움직임입니다. 위치의 변화를 꼭 필요로 하지는 않습니다. 뭔가 움직이려고 힘을 줬는데, 위치에는 아무 변화도 없을 수 있지요. 

 데카르트가 물체로부터 눈으로 전달되는 것이 movement라고 했을 때는 매개를 통한 움직임이고, 여기에는 의지(will)가 들어있지 않습니다. 반면 action이 전해진다고 했을 때는 목적을 갖고 눈을 향했다는 것입니다. 그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어찌되었든 의지를 갖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빛과 같은 무생물에게도 의지가 있을까요? 이 우주는 의지를 갖고 움직일까요?

 빛은 공기나 투명한 물체(body)를 통과하여 눈을 향해 움직이는 movement 또는 action이다라는 것이 데카르트의 빛에 대한 정의입니다. 막대기와 공기는 모두 매질인데, 차이라고는 투명하냐는 것 뿐이며, 빛이 태양으로부터 공기를 관통하여 전해지는 것도 막대기의 진동과 같은 움직임인데, 다만 멀고 가까운 정도의 차이뿐이라는 것입니다. 막대기의 끝에서 끝으로 움직임의 전달이 순간적으로 일어나듯, 태양에서 시작된 광선도 순간적으로 전달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컬러(색깔)란 무엇일까요? 데카르트는 컬러란 빛을 받아서 되돌려 주는데(즉 반사하는) 받을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우리 눈쪽으로 되돌려 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막대기로 물체들을 구별할 때 진동의 차이, 느낌의 차이로 구별합니다. 나무, 돌, 모래, 물 등 사물마다 느낌(진동)이 다를 것입니다. 이와 같이 색깔도 다른 움직임을 전달해 주기 때문에 노랑, 빨강, 녹색을 구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움직임(또는 저항)의 방식 차이일 뿐입니다. 사람이 갖게 되는 인식의 유일한 원인은 움직임, 저항  뿐입니다.

 빛이 움직임을 뿐이라면, 어떤 특징을 갖는 움직임일까요?

아래 그림은 반쯤 압축된 포도주통입니다. 포도송이와 포도즙이 함께 가득 찬 통입니다. 통 바닥에 A라는 구멍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리고 통 안에는 진공(공백)이 없다고 생각합시다. 물론 우리 주변의 물체에는 기공과 같은 구멍이 많이 있지만 포두즙이라는 매우 연하고(subtle)하고 부드러운 유체(fluid)는 모든 구멍을 채우고 있다고 가정합니다. 우리 시대에는 포도주통을 보기가 참 어렵지만 당시에는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림2 : 포도주통 관찰]

C 지점에 있는 와인(포도즙)은 구멍 A가 열리는 순간에 A를 향해 직진할 것입니다. 구멍 B가 열리면 B로 직진할 것입니다. D, E에 있는 와인도 C와 마찬가지로 구멍을 향해 직진할 것입니다. 서로 방해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데카르트를 의심해 보지요. 싱크대 바닥에 있는 마개를 열면 물이 회전하는 현상을 경험합니다. 직선 운동이 아니고 회전한다는 것이지요. 직선운동을 하는지 회전운동을 하는지 실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에서는 실험 대신 다음의 동영상을 보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동영상4 : Water down the plughole]


 

적도에서는 직선운동을 하고, 북위나 남위로 옮겨서 실험해보면 회전한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적도 근처의 지방에서는 원주민들이 관광객을 상대로 이와 같은 실험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합니다. 왜 적도에서는 직선운동을 하고 북위와 남위에서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회전운동을 할까요? 어떤 사람은 자전과 관계가 있다고 하고, 중력의 영향, 자전축의 기울어짐의 영향이라고 합니다. 과학적으로 설명합니다. 그러나 진실은 다른 데 있습니다.

 다음 동영상을 보시죠. 

 [동영상5 : 하수구로 빠지는 물의 진실은?]


 

차이를 느끼십니까? 모두 영국에서 찍은 것입니다. 위치와는 아무 상관이 없고, 단지 최초의 힘이 어디로 작용하느냐의 문제입니다. 그것이 회전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밑으로 끌어 들이는 힘은 직선 운동을 유도하는데 최초의 운동방향의 영향으로, 즉 같은 방향으로 운동하려는 성질  때문에 회전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지구가 태양에 끌려가지 않는 이유는 적당한 질량과 최초의 속도가 크지도 작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C 지점에 있던 포도주는 통 속에 있는 포도송이의 방해를 받지 않고 직진하게 됩니다. 포도송이가 C 지점과 구멍 A사이에 놓여 있더라도 직선 운동을 하려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아래 그림과 같이 컵 뚜겅을 붙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밑에는 서랍장이 있습니다. 즉 땅과 컵 뚜껑 사이를 서랍장이 가로막고 있는 것인데, 컵 뚜껑을 손에서 놓았을 때 떨어지는 물건은 서랍장의 영향을 받을까요? 즉 컵 뚜껑에 적용되는 중력의 차이가 있을까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데카르트는 이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반면 포도송이는 서로 지탱하면서 서로의 압력에 의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다른 구멍 B를 열었을 경우 C 주변의 와인은 A 또는 B로 직진할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A로도 가고 B로도 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입자적인 성질만 있다면 동시에 두 곳으로 이동할 수는 없지요. 와인 표면 CDE의 모든 지점에 있는 무한한 점(입자)가 모두 A로 향하는 것을 상상해 봅시다. 무한한 직선이 움직임입니다. 서로 방해됨이 없이 A로 또는 B로 향할 것입니다.

포두주가 아니고 공기 중의 빛을 생각해 봅시다. 공간을 꽉 채운 포도주인 유체는 공기와 같고, 포도는 공기 중에 있는 여러 물체입니다. 구멍 A, B는 사람의 눈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공기 중의 물체가 움직이든 또는 바람이 이리저리 흔들리더라도 빛이 직선운동하려는 움직임에는 영향을 줄 수 없습니다.  눈이 열리는 순간 수 없이 많은 광선이 우리 눈을 향해 직진할 것입니다.

이제 빛이 균질하며(균일한) 투명한 물체를 직선으로 통과하는 움직임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다른 물체를 만나면 방향을 바꾸거나 움직임이 약해집니다. 마치 공이나 돌이 어떤 물체를 만났을 때 처럼 말이죠. 공이 여러 종류의 물체를 만난다고 생각해 봅시다. 부드럽거나 딱딱하거나 액체와 같은 다양한 물체를 만납니다. 부드러운 물체를 만났을 때 멈추거나 운동이 부드러워 집니다. 카페트, 모래, 진흙을 만났을 때처럼 말이죠. 딱딱한 물체에 부딪히면 멈추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계속 나아갈 것입니다. 나아가는 방향은 표면이 평평한지, 굴곡이 있는지, 곡선으로 휘어 졌는지에 따라 다양할 것입니다. 만약 수많은 공이 같은 방향에서 오고 있는데, 완전히 평평하고 균질한 물체의 표면에 부딪히면, 동일한 순서대로 동일한 양만큼 반사됩니다. 즉 부딪히기 이전의 거리를 그대로 유지합니다. 다음 그림의 첫번째에 해당합니다.

오목하거나 볼록한 곡선일 경우에는 부딪힌 이후 더욱 가가워지거나 더욱 멀어질 것입니다. 그것은 곡선의 비율에 따라 달라집니다. A에서 시작한 공은 표면에 부딪히면 G로 이동하고, B는 H, C는 I로 반사됩니다. 만약 표면이 M, L과 같이 굴곡이 졌다면 사방으로 반사됩니다.

 

[그림3 : 표면 특성에 따른 공의 반사]

 

 곡선으로 된 거울에서 반사된 빛이 위 그림과 같은지 아래 동영상을 보시고 확인해 봅시다. 참고로 데카르트의 광학에 소개된 그림이 약간 부정확합니다. 데카르트는 다른 사람에게 그림을 맡겼는데, 그 사람이 정밀하게 그리지 못한 탓입니다. 정확성을 요하는 글임에도 다시 그리라고 지시하지 못한 데카르트의 성격, 관대함을 보게 됩니다.

 

[동영상6 : 곡선면의 거울에서의 반사]


 

  오목한 거울에서는 초점이 모입니다. 이런 원리를 이용하여 뉴턴은 성능이 좋은 망원경을 만들게 됩니다. 렌즈가 아닌 거울로만 만든 망원경인데, 빛이 어떻게 반사되는지를 정확히 알았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뉴턴도 데카르트의 광학을 읽었을 것이고, 이 책을 통해 많은 기초 지식을 얻었음에 틀림없습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언급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빛이 반사되는 그림을 정확히 작도할 수 있나요? 작도란 각도기를 사용하거나 자의 눈금을 재지 않고, 컴퍼스를 주로 이용합니다. 자는 길이를 연장하여 직선을 그리는 용도이지 길이를 재는데 사용하지 않습니다. 유클리드 원론을 반드시 배우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다음 주소를 클릭하시면 기초적인 원리를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유클리드 원론 설명

다음 동영상은 작도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합니다. 보는 데 그치지 말고, 직접 컴퍼스를 이용해서 작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원의 접점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수학책만이 아닌 자연에서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수학은 수학책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자연 속에 적용된 법칙입니다.

 

[동영상7 : 평면, 곡선에서의 빛의 반사각 작도하기]


 

공이 단순한 직선 운동으로 움직이다가 물체에 부딪히면 운동의 일부를 잃고, 대신에 회전운동을 합니다. 직선 운동을 할 때와는 다른 비율로 움직일 것입니다. 부딪히는 물체의 표면 배치에 따라 비율이 달라질 텐데, 테니스를 쳐본 사람이라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고르지 않은 바닥에 공을 튀기거나 라켓을 비스듬하게 해서 쳤을 때와 같습니다.

움직이는 공이 액체의 표면에 비스듬하게 부딪혔다고 생각해 봅시다. 공기 중에서 움직일 때보다 더 빠르거나 느려질 수 있습니다. 물 속에 들어가면서 방향을 바꿀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의 A에서 B를 향해 공이 직선으로 움직입니다. 무게나 기타 특별한 원인에 의해 방해를 받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 그렇습니다. B점에서 물의 표면과 부딪히면서 방향을 바꿔 I로 향할 것입니다.

 

[그림4 : 공의 굴절]

 

 빛이 부딪힐 때 운동을 늦추고 모든 힘을  제거하는 물체가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그림자의 색이라거나 검다고 부릅니다.(현대 물리학에서 말하는 검정색은 모든 가시광선을 흡수하여 빛을 반사하지 않습니다. 데카르트의 설명에 일리가 있습니다.) 빛을 받았던 대로 반사하는 물체도 있습니다. 평평하든 곡선이든 완벽하게 광이나는 거울과 같은 것입니다. 여러 방향으로 반사시키는 물체들도 있는 데 그 중에 운동에 변화를 주지 않고 광선을 사방으로 반사시키는 것을 우리는 흰색이라고 부릅니다.(흰색은 가시광선을 흡수하지 않고, 그대로 사방으로 반사합니다.) 반면 반사하면서 운동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들을 우리는 빨강, 노랑, 그밖의 여러 색이라고 부릅니다.(대부분의 가시광선을 흡수하고 특정 색깔의 파동만을 반사합니다.) 공이 물체에 부딪히면서 움직임의 변화를 받게 되는데 빛도 그와 같은 변화를 겪게 되고, 그 변화를 반사하며, 그것이 바로 색(color)이라는 것입니다. 데카르트의 색에 대한 이 설명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데카르트는 빛의 성질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실험을 통해 밝히는 것이 가능하지만 이 책의 주제를 벗어난다면서,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 데카르트가 프리즘 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뉴턴은 데카르트의 실험을 더욱 개량하여 더 많은 발견을 하였다고 합니다. 여기에서는 물체에 떨어진 광선이 한 방향에서 와서 모든 방향으로 반사됨을 보여 주는 것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한 방향이란 바로 태양에서 왔다는 것이고 태양빛을 받은 물체는 사방으로 빛을 반사함을 말합니다.

 아쉽게도 색(color)에 대한 데카르트의 설명을 더 들을 수가 없습니다.  빛이 파동이라는 성질을 데카르트가 알았을까요? 아래 동영상은 현대 물리학에서 말하는 빛의 파동에 대한 설명입니다. 참고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더 자세한 설명을 원하시면 ebs 다큐 빛의 물리학을 시청하시면 됩니다.

 

 ebs 빛의 물리학 동영상

[동영상8 : 색이란 무엇인가?]


 

한 방향에서 와서 모든 방향으로 반사되는 빛의 성질을 아래 그림으로 설명합니다. 촛불 C에서 흰색 물체 표면 AB로 빛이 떨어진 후, 모든 방향으로 반사됩니다. 눈이 D 근처에 있다고 하면, 표면 AB의 각 위치로부터 수많은 광선이 눈을 향합니다. 만약 이 물체가 종이나 천과 같이 얇은 것이어서 빛을 통과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E와 같이 눈이 촛불과는 반대 방향에 있더라도 광선이 굴절되어 D를 향할 것입니다. 아쉽게도 데카르트의 아래 그림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림5 : 촛불의 반사, 굴절]

 

 좀 더 정확히 그리면 아래와 같을 것입니다. 그러면 상이 어디에 맺히나요? 바로 p와 동일한 거리인 q에 맺힙니다. O에서 사방으로 나온 빛 중에서 거울에 반사되어 눈에 들어간 빛들의 각도를 통해 우리 눈의 시신경은 정확한 거리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수학시간에 배운 축에 대한 대칭과 같습니다. 특별히는 y축 대칭입니다. 모눈 종이가 아닌 백지 위에 대칭점을 작도해 볼 것을 권합니다. 그래야만 진정한 기하학적인 의미, 수학적인 감각이 생겨납니다. 한 직선(거울) 위에 있지 않는 한 점 O를 지나며 직선(거울)에 수직으로 동일한 거리에 맺혀질 상의 위치를 컴퍼스와 자를 이용해서 작도해 보십시오.

 

[그림6 : 거울에서의 반사와 초점]

 고찰할 문제 : y축에 대한 대칭, 원점에 대한 대칭의 의미

광선이 투명한 물체를 비스듬한 방향에서 통과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투명한 물체 표면을 만나면서부터 공기 중에서보다 더 쉽게 통과할 수도 있고, 더 어렵게 통과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광선의 방향이 바뀌게 되는데, 이것을 굴절(refraction)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광선은 ray를 말하는 것입니다. light인 빛에는 수 없이 많은 광선 ray가 존재합니다. 데카르트는 light와 ray를 구별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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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2019년 6월 30일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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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이 뒤틀리는 ‘회오리 빛’

사이언스 제공

SF 영화에 나오는 레이저 무기처럼 빛이 회오리 모양으로 발산되고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28일 궤도각운동량을 가진 빛이 나선형으로 회전하는 모습을 표지에 담았다.

궤도각운동량이란 어떤 물질이 중점을 중심으로 주기적으로 회전하는 궤도 운동을 할 때 가지는 운동량이다. 자연계에서 볼 수 있는 빛은 궤도각운동량이 0으로 위상이 일정하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빛이 궤도각운동량을 갖도록 만들면 위상적으로 뒤틀린다. 바람개비의 날개 중 하나에만 색을 칠하고 빠르게 돌릴 때 색이 빙글빙글 도는 현상에 비유할 수 있다.

공학자들은 이런 ‘회오리 빛’을 특수 제작한 렌즈 등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만들어 산업에 응용하려는 연구를 하고 있다.

카를로스 에르난데스가르시아 스페인 살라망카대 응용물리학과 교수와 로라 리고 박사과정연구원, 케빈 도니 미국 콜로라도대 물리학과 박사후연구원 등 공동연구팀은 빛의 궤도각운동량을 펨토초(1000조 분의 1초) 수준의 미세한 시간차로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사이언스 2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특수 제작한 렌즈들을 이용해 궤도각운동량을 가진 파장 800nm 짜리 적외선을 만들었다. 이 적외선을 기체 상태인 아르곤 원자에 쪼여 이온화시키면 전자가 튀어나왔다가 인력에 의해 다시 원자로 되돌아가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때 궤도각운동량을 가진 파장 47nm의 극자외선(EUV)이 발생한다. 이 극자외선의 궤도각운동량은 적외선의 궤도각운동량에 비례한다.

연구팀은 궤도각운동량이 1인 적외선을 원자에 쪼이면 궤도각운동량이 17인 극자외선이 발생하고, 궤도각운동량이 2인 적외선을 쪼이면 궤도각운동량이 34인 극자외선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궤도각운동량이 1인 적외선과 2인 적외선을 10펨터초의 아주 미세한 시간차로 쪼이는 실험으로 극자외선의 궤도각운동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봤다. 그 결과 극자외선의 궤도각운동량이 처음에는 17이었다가 10펨터초 뒤 34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미 학계에서는 궤도각운동량의 크기가 비례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찰나의 시간 차로 궤도각운동량을 바꿀 수 있음을 실험으로 밝혀낸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빛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기술에 이 연구 결과를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학현미경이나 양자광학 연구, 입자를 잡아서 회전시키는 일까지 가능한 수준의 광집게, 광통신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논문에서 전망했다.

 

 

 

 

아래는 2021년 6월 13일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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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보여도 있다…‘빛의 계보학’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대부분의 창조 신화는 빛 이야기로 시작한다. 고대인들에게 빛은 보이지 않는 포식자들에게서 안전을 확보하고 한밤의 냉기를 물리치며 사악한 기운을 소멸시키는 신의 선물이었을 것이다. 시각으로 인식하는 빛은 전자기파의 아주 한정된 영역인 가시광선만을 의미하지만, 피부로 인지하는 모닥불의 열감과 피부를 건강하게 그을리는 빛도 모두 기본 물리상수인 광속으로 진행하는 전자기파다.

전자기파라는 이름이 의미하듯 빛은 파동의 일종이다. 파동은 기본 마디가 시간적·공간적으로 반복되는 특징이 있는데, 공간적으로 반복되는 기본 마디를 파장이라고 한다. 모든 빛은 두 개의 파동, 즉 전기장과 자기장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전자기파’이다. 아인슈타인의 사고 실험을 흉내 내자면 우리가 빛의 속도로 광선을 쫓아갈 때 그 광선은 제자리에서 공간적으로 진동하는 전기장과 자기장처럼 보일 것이다.

전자기파는 하전입자가 가속 운동을 하는 등의 이유로 전기장 혹은 자기장이 시간적으로 변할 때 발생한다. 이 관계를 영국의 물리학자 맥스웰이 아름다운 수식으로 정리한 것이 맥스웰 방정식이다. 이 방정식을 통해 일상에서 별개의 현상처럼 나타나던 전기력과 자기력이 네 가지 기본 힘의 하나로 통합됐고, 모든 빛은 전자기 법칙에 따르는 파동으로 이해될 수 있었다.

빛은 고대 이래로 오랫동안 자연철학자들의 탐구 대상이었다. 뉴턴은 프리즘이라는 삼각형 유리 장난감 두 개를 이용해 백색광이 다른 파장, 즉 여러 색의 빛으로 나눠질 뿐만 아니라 다시 합쳐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 천왕성을 발견한 천문학자이자 작곡가인 허셜은 프리즘으로 빛을 나눌 때 붉은색 아래,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따뜻함을 주는 빛(적외선)이 있음을 밝혔다. 또 독일의 화학자 리터는 프리즘에 의해 나눠진 태양광 스펙트럼 중 보라색 밖의 영역에 강한 화학작용을 일으키는 빛(자외선)이 있음을 규명했다. 자외선의 이러한 특징은 일광 소독이 가능한 이유이며 최근 코로나19 살균에도 적용되고 있다. 또한 우리 피부 세포에 있는 전구체에 작용해 비타민D를 합성하고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 구릿빛 건강 피부를 만든다. 물론 지나치게 노출되면 피부암을 유발하기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리터는 염화은 종이의 변색을 유도해 자외선의 존재를 증명했는데, 이는 사진 화학의 시발점이 됐다. 유사한 기술이 전자회로의 미세 패턴을 반도체 기판에 인쇄하는 데 응용되고 있다. 반도체 기판에 ‘포토레지스트’라는 고분자층을 균일하게 덮고 복잡한 회로가 그려진 포토마스크를 올린 뒤 자외선을 쪼여주는 일, 즉 ‘노광’을 하면 자외선에 노출된 부위의 연결구조가 변화돼 포토마스크로 가려진 부위와 화학적 성질이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한다.

극자외선(EUV)은 자외선(UV) 중 파장이 13.5㎚ 정도로 매우 짧은 빛을 말한다. 삼성전자 등에서 매우 높은 집적도가 요구되는 반도체 제조를 위해 최근 건설에 착수한 새로운 반도체 라인의 핵심 기술이다. 네덜란드 업체 ASML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노광용 EUV 광원 장비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20년 이상의 긴 호흡으로 연구를 진행시킨 결과라고 한다.

20여년 전 한국전기연구원에서도 EUV 광원 개발을 위한 연구를 시도한 바 있다. 아쉽게도 당시 기업 관계자들이 활용성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결과, 1년도 못 가 중단해야 했다. 20년 뒤 다시 EUV 광원에 관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이제라도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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