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윈’이 뜨고 있다. 최근 디지털 트윈은 인공지능,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등과 함께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지닌 미래 기술 분야로 선정됐다. 디지털 트윈이란 물리적 세계와 동일한 디지털 세계를 똑같이 만드는 것이다. 즉 이름 그대로 쌍둥이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이 디지털 세계를 마음대로 조작해보고 현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있다. 그렇기에 그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물리적 세계와 가상 세계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디지털 트윈의 개념은 역사가 오래됐다. 미항공우주국(NASA)에서는 달 착륙선이 우주 공간에서 겪는 문제를 지구에서 해결하기 위해 착륙선 모형을 똑같이 재현해 여러 가지 상황을 테스트했다. 그럼 이쯤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올 것이다. “디지털 트윈은 시뮬레이션이랑 뭐가 다른 거지?”
디지털 트윈의 차별성은 양방향성에 있다. 시뮬레이션도 물리적 현실을 재현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모방에 불과하다. 현실과 시뮬레이션은 동떨어져 있다. 시뮬레이션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으며 복잡한 변수는 축소된다. 하지만 디지털 트윈은 실제 세계와 가상 세계가 상호작용한다. 따라서 실제 세계가 가상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
디지털 트윈을 가능케 하는 것은 바로 데이터이다. 센서를 통해 물리적 세계에 있는 데이터를 수집해 그것과 똑같은 가상의 세계를 만든다. 이 가상의 세계에서는 수집한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하고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든다. 이렇게 만든 모델을 테스트해본 뒤 실제 세계에 적용한다. 그럼 다시 실제 세계에서 도출된 데이터가 가상 세계에 수집된다.
공장에서 한 도시의 경영, 의료 분야까지
디지털 트윈은 제조 분야의 혁신을 촉진시켰다. 공장 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데이터를 수집해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스마트 팩토리는 디지털 트윈 개념에 기반을 둔다. 스마트 팩토리는 단지 정보만 수집하는 것이 아니다. 제조 공정 전반에 배치된 센서를 통해 수집된 공장 데이터는 그대로 디지털 플랫폼에 구현된다. 이렇게 구현된 또 하나의 가상 공장은 제조공정의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다양한 실험 모델을 시험해볼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제품의 품질 경향을 예측하고 결함이 어디에서 발생할지 예측하거나 제품 설계나 공장 운영의 개선점을 알아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미 제너럴 일렉트릭사와 롤스로이스 사는 디지털 트윈으로 엔진 제조 서비스 모델을 사업화했다. 이들은 엔진에 센서를 부착해 데이터를 수집한 뒤 만든 디지털 엔진으로 엔진 상태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에너지 절감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공장 같은 제한된 장소를 넘어 서고 있다. 도시의 교통, 상하수도, 에너지 등 생활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모니터링하는 이른바 ‘스마트 시티’에서는 디지털 트윈을 통한 가상 도시로 도시 계획 및 운영을 효율화할 수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정부 주도로 도시 전체를 3D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현했다. 이 디지털 트윈 플랫폼에서는 전기, 교통 등 사회 필수 인프라뿐만 아니라 기상 정보, 인구 통계, 시설물 등 도시에서 발생하는 거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여기서 얻은 결과를 통해 도시에 관한 정책을 시행한다.
디지털 트윈은 의료 분야에도 적용 가능하다. 우리 몸이 가진 데이터를 분석해 미리 이상을 찾아내고 해당 개인에게 잘 맞는 맞춤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미래 의료의 패러다임이다. 이에 세계 여러 연구기관에서는 생체친화적이고 매우 미세한 크기의 생체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센서를 이식해 인체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자신과 똑같은 신체를 가상으로 만든다면, 나만을 위한 맞춤 치료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시험해볼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은 온오프라인,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그 둘의 영역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오늘날에 적합한 기술이다. 어떤 현실 세계도 가만히 멈춰 있지 않는다. 그 속에서는 다양한 구성원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세계를 바꾸어나가고 있다. 기존의 시뮬레이션과 다른 디지털 트윈은 그런 현실의 역동성을 포착해 현실을 더 낫게 바꾸고자 한다.
데이터는 디지털 트윈을 통해 더 풍요롭게 더 안락한 사회와 성장의 동력이 될 것이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4차 산업혁명의 성패는 디지털 트윈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문제는 누가 데이터를 모으고 접근하고 처리하느냐이다. 데이터가 올바르게 사용될 수 있도록 인접 분야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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