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대부분 벗겨지는 ‘연접부 수포성 표피 박리증’ 앓던 9세 소년, 유전자 치료로 완치 ‘기적’
전 세계 70억 인구 중 10%는 크고 작은 유전질환 갖고 태어나
전기천공법, 유전자 총, 리포펙션, 바이러스 벡터 기법 등 다양한 유전자 치료 기술 임상 중

 

 

‘리포좀 수용 현상 기법’ 모식도. 그림=박찬우 과학커뮤니케이터.

 

지난해 11월 이탈리아와 독일 등의 국제공동연구진은 기적같은 일을 만들어 냈다. 바로 희귀 유전병으로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하산이라는 9세 소년을 살려 낸 것이다.

하산은 태어날 때부터 연접부 수포성 표피 박리증(JEB)이라는 희귀 유전병을 갖고 있었다. 약한 피부로 끊임 없는 수포(물집)가 생겨 피부가 벗겨지고 만성 영양결핍과 성장저하에 시달리는 이 병은 평균 기대 수명이 2년일 정도로 치명적인 유전병이다.

소년은 전체 피부의 약 80%가 벗겨져 화상을 입은 것처럼 시뻘겋게 진피가 드러난 상태였다. 피부는 바깥쪽부터 크게 각질, 표피, 진피로 구분된다. 이 병은 피부의 표피와 진피가 떨어지지 않게 고정을 담당하는 특수 콜라겐 같은 단백질이 결핍돼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발생한다. 표피는 우리 몸 면역시스템의 첫 관문으로 표피가 없으면 각종 외부 세균 감염에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

줄기세포를 활용한 피부 이식을 시도하기로 한 국제연구진은 먼저 소년에게서 4㎠의 피부 조직을 채취했다. 다음으로 이 피부 조직에서 얻은 줄기세포에 돌연변이가 없는 정상 유전자를 넣은 바이러스를 주입했다. 이후 이 세포를 통해 만들어진 표피를 소년의 벗겨진 피부에 이식했다. 놀랍게도 약 8개월이 지난 뒤 소년은 대부분의 피부가 정상 피부로 돌아오는 기적을 경험했다. 이 같은 치료법은 유전자 치료 기술 중 하나로 바이러스 벡터(Virus Vector) 기법이라고 한다.

연접부 수포성 표피 박리증. 사진=박찬우 과학커뮤니케이터.

 

전 세계 약 70억 명의 인구 중 10%정도는 크고 작은 유전성 질환을 갖고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 7억 명 정도가 경미한 수준부터 치명적인 단계까지 유전병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의료계와 생명공학계에서 시도 중인 유전질환 치료 기법으로는 하산을 치료한 바이러스 벡터 외에도 유전자 전압 차 주입(Gene electroporation), 유전자 총(Gene gun), 리포좀 수용 현상 기법(Lipofection) 등이 있다.비정상의 유전자를 가진 몸 안에 정상 유전자를 주입하는 형질도입이 유전자 치료의 기본 개념이다.

가장 어려운 작업은 세포막 뚫기다. 세포의 내외부를 경계 짓는 세포막은 지방 성분인 인지질 이중층으로 돼 있는 반면 유전자(DNA)는 물에 잘 녹는 성분으로 돼 있기 때문에 세포막을 뚫고 유전자를 주입하는 게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유전자 치료 기법은 세포막을 뚫는 방법론적 차이에서 비롯된다. 유전자 전압 차 주입은 ‘전기천공법’으로도 불리는 기술로 인위적으로 세포막에 전기자극을 가해 구멍을 뚫어 유전자를 넣어 주는 방식이다. 적당한 조건을 맞춰주면 비교적 높은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는 유전자 도입법 중 하나다.

리포좀 수용 현상 기법은 인간이 원하는 물질을 세포 내로 전달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인지질 막인 ‘리포좀’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 리포좀은 세포막과 주성분이 비슷하기 때문에 정상 유전자를 넣은 리포좀을 세포막에 접근시키면 융합 작용이 이뤄지며 원하는 유전자가 주입되는 물리화학적인 방식이다.

유전자 총 기법은 간단히 말하면 유전자(총알)를 세포(과녁)에 고속으로 쏘는 방식이다. 생체 내에서 반응성이 가장 약한 금속 중 하나인 금의 미세입자에 원하는 유전자를 코팅하고 이를 고속으로 세포막으로 날려 보내 이를 뚫는다. 높은 기압차를 이용한 생명공학 기술의 하나로 주로 품종 개량 곡물 생산에 사용되고 있다.

위 기술들은 아직까지는 아쉽게도 인체의 유전성 희귀질환에 대해선 임상 단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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