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구팀이 원숭이 두뇌에 인간 유전자를 이식한 실험으로 생명윤리 논란에 또 다시 붙을 붙였다. 중국은 지난해 유전자 변형 쌍둥이를 출산시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과학자들이 11마리의 붉은털원숭이의 뇌에 인간의 뇌 발달을 촉진하는 유전자 ‘MCPH1’를 이식했다. 인간의 지능 진화과정을 알아내고자 해당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팀은 “MCPH1 유전자를 이식한 원숭이가 일반 원숭이보다 단기 기억력과 반응 속도에서 훨씬 빠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실험을 진행한 11마리의 원숭이 중 5마리의 원숭이만이 살아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유전자를 마음대로 조작하는 연구 자체가 생명윤리에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의 생명윤리학 교수인 재클린 글로버는 “유전자 편집된 원숭이들이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알고 싶다면 당장 영화 ‘혹성탈출’을 보라”며 “이번 실험은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원숭이들은 어디서 뭘 하면서 살아야 하느냐. 어떤 맥락에서도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없는 존재를 창조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반면 홍콩대 유전과학센터 연구원인 래리 바움은 “인간과 원숭이의 유전자는 다르다. 이 연구는 약 2만개의 유전자 중 일부 유전자만 변화시켰다”며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공상과학소설과의 비교는 무의미하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쿤밍 동물연구소와 중국 과학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해당 실험결과는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발행된 학술지 ‘내셔널 사이언스 리뷰’에 실렸다.
한편 중국 과학자들은 지난 1월 수면장애를 가진 유전자 조작된 동물을 복제한 원숭이 5마리를 공개한 바 있다. 이 원숭이들은 우울증, 불안, 정신 분열증을 포함한 정신적 문제들을 보였다. 그러나 중국 과학자들은 “이 연구는 인간의 심리 연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에도 유전자 편집을 한 아이를 탄생시켜 물의를 빚었다. 중국인 연구원 허젠쿠이는 지난해 11월 유전자를 편집해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를 유발하는 HIV바이러스에 면역력을 지닌 쌍둥이 소녀들을 탄생시켜 과학계에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당시 중국 당국은 해당 연구팀이 불법으로 배아의 유전자를 편집해 자궁에 이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중국 공안에 넘겼다. 중국 공안은 중형을 선고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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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2022년 10월 14일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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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뇌세포가 쥐의 뇌에서도 완벽히 작동했다
인간 줄기세포로 만든 뇌 오가노이드를 이식한 쥐의 뇌. 사진 출처=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의 뇌세포가 쥐의 뇌에 이식 돼도 작동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쥐를 이용한 인간 뇌 장애 치료의 길이 열렸다는 평가다.
1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지난 12일 인간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만든 뇌세포를 시궁쥐(rats)의 뇌에 이식해 작동하게 만드는 실험에 성공해 이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인간 뇌 오가노이드를 쥐의 뇌 체성감각 피질(somatosensory cortex), 즉 수염이나 다른 감각 조직으로부터 신호를 전달받아 그것을 해석하는 다른 부위로 전달하는 조직에 이식했다.
인간의 뇌세포는 쥐의 뇌세포보다 훨씬 더 늦게 자란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두 세포 간 융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6개월이나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두 세포가 완벽히 하나로 합쳐져 서로 신호를 주고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세르쥬 파스카 스탠퍼드대 뇌신경학 교수는 이에 대해 “마치 회로에 트랜지스터를 하나 더 삽입한 것과 같았다”면서 “이식한 쥐에게서 발작이나 기억력 상실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행동에서도 큰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인간 뇌 오가노이드의 신경 세포의 광섬유들이 쥐 뇌의 세포와 연결돼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특별한 실험을 고안했다. 쥐들에게 불빛이 비춰져 있는 동안에만 물꼭지의 물을 핥을 수 있도록 훈련시킨 것이다. 연구팀은 인간 뇌세포가 이식된 쥐에게도 똑같은 훈련을 하도록 했고, 불빛이 들어와 있을 때만 물을 핥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는 해당 쥐의 감각 세포에 포착된 신호가 이식된 인간 뇌세포를 통해 정상적으로 전달돼 의사 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또 자폐증의 일종인 ‘티모시 증후군’을 가진 3명의 환자로부터 채취한 줄기세포로 만든 인간 뇌 오가노이드를 쥐에게 이식하는 실험도 해봤다. 이들의 뇌 오가노이드는 실험실 배양 때만 해도 정상적으로 성장했지만, 쥐의 뇌에 이식한 후에는 다른 정상적인 것들과 달리 크게 자라나지 않았으며 신경 세포 간 연결도 이뤄지지 않았다.
네이처는 “인간 줄기세포로 만들어낸 뇌 신경 세포들이 살아 있는 설치류의 신경 세포들과 정보를 주고받았다는 것은 앞으로 인간 뇌 장애에 대한 치료법을 (쥐를 이용해) 시험할 수 있는 길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