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C말 옥스포드대 천문학 교수 기상관측
1813년 11월14일부터 기온 기록 지속돼
연평균기온 띠로 나타내면 온난화 뚜렷
1850년대 9.5~10도보다 현재 1도 높아
1813년부터 기록된 영국 옥스포드대 래드클리프천문대 지점의 기온으로 연평균 기온을 나타낸 ‘기후 띠’. 낮은 기온은 파란색, 높은 기온은 붉은 색으로 표시한 것으로, 최근으로 올수록 온난화가 심해지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옥스포드대 제공
1813년부터 기록된 영국 옥스포드대 래드클리프천문대 지점의 기온으로 연평균 기온을 나타낸 ‘기후 띠’. 낮은 기온은 파란색, 높은 기온은 붉은 색으로 표시한 것으로, 최근으로 올수록 온난화가 심해지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옥스포드대 제공

 

 

영국 옥스포드대는 최근 <1767년 이래 옥스포드 기상과 기후>라는 제목의 신간을 오는 7월30일 출판한다고 예고했다. 영국 리딩대 기상학부 교수인 스티번 버트와 더럼대 명예교수인 팀 버트가 함께 쓴 이 책에는 런던에서 북서쪽으로 80킬로 떨어진 옥스포드대 안 래드클리프천문대 자리에서 1813년부터 기록해온 기온 등 기상 관측 역사가 실려 있다. 이곳에서는 현재도 매일 아침 9시면 담당 학생들이 기온과 강수량을 직접 관측해 기록하고 있다. 한 지점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단절 없이 관측한 기록은 세계적으로도 찾기 어렵다.

래드클리프 기상관측의 역사는 1813년 훨씬 전, 선구자 토머스 혼스비(Thomas Hornsby) 교수에 닿아 있다. 옥스포드대 교수였던 혼스비는 1767년 래드클리프공익투자신탁에 시 북쪽의 우드스톡로드에 대형 천문대를 세워달라고 청원했다. 혼스비는 기상학자가 아닌 천문학자였다. 하늘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별들을 제대로 보려면 대기의 방해를 어떻게든 피해야 했고 날씨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혼스비는 이력의 황혼기에 우연한 발견으로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그가 남긴 위대한 업적은 1767년부터 기록을 남긴 월간 강우량이었다. 또한 1813년 11월14일 일요일에 시작된 기온 기록도 보존돼 있다. 2019년 6월10일 현재 7만5084일 동안의 대기록이다. 한국의 경우 조선시대 측우기 기록이 1777년부터 남아 있어 강우량 기록이 243년 동안 지속되고 있지만, 기온은 근대 관측이 시작된 1908년 이후 기록되고 있다.

 

영국 옥스포드대 래드클리프천문대 옆 잔디밭에 설치된 백엽상을 열고 한 학생이 기온을 기록하고 있다. 옥스포드대 제공
영국 옥스포드대 래드클리프천문대 옆 잔디밭에 설치된 백엽상을 열고 한 학생이 기온을 기록하고 있다. 옥스포드대 제공

 

 

당시 세워졌던 래드클리프천문대는 1934년 문을 닫고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전했다. 하지만 기상 관측은 보존된 천문대 건물이 있는 지점에서 계속돼왔다. 다행스럽게도 선견지명이 있는 사람들이 이른바 래드클리프기상관측소(RMS)의 유지를 위해 애를 쓴 덕이다. 두 버트가 이 역사를 기록한 책을 쓴 것이다. 둘은 아무 인척관계도 아니다. 두 사람은 가능한 모든 관련 자료들을 모으고 유실된 관측 자료를 찾아내기도 했다. 또 이들 자료를 디지털화했다.

 

토머스 혼스비 옥스포드대 교수가 기록한 래드클리프천문대 기온. 1776년 1월30일 기온이 영하 14.4도(화씨 6도)로 기록돼 있는데, 혼스비는 와인이 얼었다고 적어 놓았다. 옥스포드대 제공
토머스 혼스비 옥스포드대 교수가 기록한 래드클리프천문대 기온. 1776년 1월30일 기온이 영하 14.4도(화씨 6도)로 기록돼 있는데, 혼스비는 와인이 얼었다고 적어 놓았다. 옥스포드대 제공

 

 

스티번 버트는 <비비시>(BBC)와 인터뷰에서 “래드클리프는 기록이 한 지점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중요하다. 우리는 이 기록은 어느 시기에 기온과 강수, 기압과 햇볕이 무슨 일을 했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올바른 관측 활동으로 장기간의 신뢰성 있는 기록들을 축적해 기후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알게 해준다”고 <비비시>(BBC)에 말했다.

 

래드클리프 기온 기록은 옥스포드 기온이 세계 평균의 1.6배임을 보여준다. 옥스포드대 제공
래드클리프 기온 기록은 옥스포드 기온이 세계 평균의 1.6배임을 보여준다. 옥스포드대 제공

 

 

기록에 근거하면 옥스포드 지방의 1850년대 연평균 기온은 9.5~10도 정도였다. 오늘날에는 10.5~11도로 높아졌다. 이런 기온 상승은 연평균 기온을 파란색(저온)에서부터 붉은 색(고온)으로 표시한 옥스포드 ‘기후 띠’(Climate Stripe)에 잘 나타나 있다.옥스포드 기온의 변화는 전지구 기온 변화보다 1.6배 크다. 옥스포드는 도심 환경에 의해서, 또 유럽 대륙과 인접해 있어서 기온 상승이 크기 때문이다. 설령 이런 점을 고려해 기록을 재조정하더라도 기온 상승 경향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리딩대의 에드 호킨스 교수는 “전지구를 대상으로 한 ‘기후 띠’는 옥스퍼드 기록의 색깔만 옅게 한 완화 버전이다. 우리는 하나의 지구에 살고 있지만 지구 온난화의 증거는 지역 규모로도 확인된다”고 말했다.

 

오는 7월30일 발간될 예정인 책 ‘1767년 이래 옥스포드 기상과 기후’ 표지. 옥스포드대 제공
오는 7월30일 발간될 예정인 책 ‘1767년 이래 옥스포드 기상과 기후’ 표지. 옥스포드대 제공

 

 

자동화 시대에 누군가가 매일 아침 9시에 래드클리프의 스티븐슨 백엽상을 열고 온도계 눈금을 읽는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 일은 부분적으로는 전통에 의한 것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학칙에 의한 것이기도 하지만, 참여하는 학생들은 작업의 중요성과 자료의 쓰임새에서 큰 동기를 부여받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각) 옥스포드대 박사과정 학생 엠마 하워드는 7만5078일째 기록을 위해 나선 래드클리프천문대 옆 잔디밭에서 “래드클리프 기록에 기여하는 건 환상적인 일이다. 하지만 혹시 잘못될까, 멋진 일을 망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게 장기 기록을 한다는 사실과 ‘어느 시점 이후 사상 최고기록’이라는 사실을 발견하는 건 신나는 일이다”라고 <비비시>에 말했다.전 래드클리프기상관측소장인 팀 버트 더럼대 명예교수는 “기록 행위는 계속돼야 한다. 기록 자료들은 기후변화 모델의 기둥이다. 컴퓨터 수치모델도 중요하지만 장기 데이터도 필요하다. 모델이 미래의 기후를 잘 예측하려면 같은 모델로 과거 환경을 시뮬레이션했을 때 과거를 재현하는지를 검증해봐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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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2019년 7월 24일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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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니 리포트’를 기억하라!

40년 전 발표한 지구온난화 첫 보고서

이번 주 인류가 달 착륙 50주년을 성대하게 기념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을 통해 미래 인류 문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또 다른 중요한 사건이 잊히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4일 비영리 과학전문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따르면 40년 전인 1979년 지금 미국의 세계적인 해양생물학 연구기관인 우주홀 해양학연구소(Woods Hole Oceanographic Institution)에서 중요한 모임이 열리고 있었다.

 

40년 전인 1979년 10명의 저명한 기상학자들이 모여 최초의 기후변화 보고서 ‘차니 리포트’를 발표했다. 많은 과학자들이 기후변화 연구의 지침이 된 이 보고서에 대해 경외심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은 위성이 촬영한 지구. ⓒNASA, NOAA

 

1979년에 최초 기후변화 보고서 발표

회의 명칭은 ‘Ad Hoc Group on Carbon Dioxide and Climate’. 이산화탄소가 지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연구 중인 특별위원회로 번역할 수 있는데 미국 국립 과학기술의학아카데미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었다.

이 모임은 미국의 대표적인 이론기상학자인 미국의 줄 그레고리 차니(Jule Gregory Charney, 1917~1981)의 이름을 따 ‘차니 리포트(Charney Report)’란 명칭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산화탄소로 인한 기후변화를 예측한 최초의 보고서였다.

 

이산화탄소로 인한 기후변화를 예측한 최초의 보고서인 ‘차니 리포트(Charney Report)’란의 저자 줄 그레고리 차니 (Jule Gregory Charney )의 모습 ⓒ Wikimedia Commons

 

세계의 많은 과학자들이 이 사건에 대해 경외심을 표명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과학자를 포함, 구독자 1000만 여명을 연결하고 있는 비영리 온라인언론 ‘더 컨버세이션’은 ‘차니 리포트’를 ‘굿 사이언스(good science)’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고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

‘더 컨버세이션’은 이 보고서가 발표된 후 인류는 40년간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연구 결과를 확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기후 및 환경 재난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국제 협력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이 이산화탄소를 온실가스(greenhouse gas)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들어서다. 그러나 추정에 불과할 뿐 어떤 과정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나고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할 길이 없었다.

이런 상황이 1세기 동안 이어졌다. 그러다 1950년대 들어 일부 과학자들이 화석연료 사용에 의해 지구 온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1972년에는 영국 기상국의 수석 연구원인 존 소여(John Sawyer) 박사가 지구온난화와 관련, 당시까지 알려진 사실들을 요약한 4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20세기 말까지 지구 온도가 0.6°C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보고서 내용을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그중에는 지구 온도가 내려가고 있다는 주장, 더 나아가 지구가 빙하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주장도 포함돼 있었다. 언론에서는 이런 논란을 흥미롭게 게재했다.

인류 미래 예측한 ‘굿 사이언스’ 모델 

논란이 가라앉은 것은 7년이 지나서다. 40년 전인 1979년, 우주홀 해양학 연구소에는 10명의 저명한 환경과학자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지구온난화란 심각한 주제를 세계 과학계에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 모임을 이끈 사람이 당시 MIT에 재직하고 있던 그레고리 차니 박사다. 그의 이름을 딴 ‘차니 리포트’는 늘어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구 온도를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명확히 하고 있었다.

보고서가 발표된 시점과 비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두 배로 늘어날 경우 지구 온도가 약 3°C 올라갈 수 있다는 것. 이전에 다른 과학자들에 의해 발표된 1.5°C 상승 예측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었다.

그리고 40년이 지난 지금 하와이의 마누아 로아에서 측정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1%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구의 지상 기온은 0.66°C가 상승했다.

 

대기 중 온실 가스의 온난화 영향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상당히 증가했다. ⓒ Wikimedia Commons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배로 증가할 경우 지구 온도가 약 2.5°C 올라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차니 리포트’에서 예측한 3°C보다 0.5°C 낮지만 40년 전에 이루어진 최초의 예측이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이고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금에 와서 ‘차니 리포트’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당시 정치계는 이 보고서에 대해 큰 신경을 기울이지 않았다. 정치계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보고서가 예측한 대로 지구가 더워지면서부터다. 이상 기온으로 기상이변이 급증하고, 사회적으로 피해가 늘어나면서 ‘차니 리포트’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이 보고서는 미래 기후변화가 어떻게 전개될지, 또한 어떻게 대처해나가야 할지 결정하는데 이정표가 되고 있다. ‘더 컨버세이션’에 참여하고 있는 세계의 많은 과학자들이 ‘차니 리포트’ 40주년을 기념하면서 달 착륙 50주년에 가려지고 있는 것을 애석해하는 이유다.

 

이 그림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온도 변화 예측 된 분포를 보여준다. ⓒ Wikimedia Commons

 

과학자들은 ‘차니 리포트’를 통해 ‘굿 사이언스(good science)’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있는 중이다. ‘굿 사이언스’란 물리‧화학적 시험을 통해 검증된 가설(hypothesis)을 확립하는 방식을 취한다는 것. 이렇게 설정된 가설은 향후 과학적 평가에 의해 매우 강력한 예측을 하게 되고, 인류 문명에 큰 기여를 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더 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과 견해를 통해 ‘차니 리포트’가 ‘굿 사이언스’의 사례를 창출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보고서가 없었을 경우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연구가 크게 지연됐고, 대책 또한 늦어졌다는 것.

‘차니 리포트’에 참여한 과학자들이 보고서를 통해 매우 강력한 예측을 시도했으며, 과학자들은 이 생소한 예측을 믿고 입증하면서 지금의 기후과학이 발전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조성했다며, 40주년을 맞은 ‘차니 리포트’에 대한 존경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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