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보도..”비용 등 이유로 임상시험 포기, 개발기회 놓쳐”

 

치매환자(사진은 기사와 무방함)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2017.11.23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화이자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단서를 잡고도 비용을 이유로 개발에 착수하지 않았고, 관련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시간) 지적했다.

WP에 따르면 화이자 내부 연구팀은 2015년 자사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요소를 64%나 줄인다는 놀라운 발견을 했다.

수십만 건의 의료보험 청구 사례를 분석한 결과였다. 엔브렐을 투약한 알츠하이머 환자가 ‘기억상실’과 ‘가벼운 인지장애’ 검사를 받았을 때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WP는 자체 입수한 화이자 내부 문서를 근거로 이 제약사의 염증 및 면역학 부문 연구원들이 이 분석결과의 사실 여부를 밝혀내기 위해 수천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할 것을 회사 측에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임상시험 비용은 약 8천만 달러(약 943억원)가 들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2월 화이자 내부 위원회 검토를 위해 준비된 파워포인트 자료에는 “엔브렐이 잠재적으로 안전하게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며, 진행을 낮출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으로 지금까지 치료제가 나오지 않아 이를 개발하는 제약회사는 돈방석에 앉을 수 있었다.

그런데도 화이자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착수하지 않았다.

화이자 측은 WP에 3년 동안의 내부 검토를 거쳐 엔브렐은 뇌 조직에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알츠하이머병 예방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통계 수치가 “엄격한 과학적 기준”에 맞지 않아 임상시험 성공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는 것이다.

그러나 WP는 화이자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 착수하지 않은 진짜 이유는 개발 비용이 많이 들고 성공 가능성도 불확실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전직 화이자 임원을 인용해 전했다.

한 화이자 전직 임원은 “그것은 아마도 위험이 크고 비용이 매우 많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비전략적인 신약 개발이었을 것”이라며 개발이 나서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게다가 20년의 특허 기간이 끝난 엔브렐은 복제약이 나오기 시작해 화이자는 다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를 내놓은 상태였다.

화이자가 재정적인 이유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 나서지 않았다면 엔브렐의 알츠하이머병 억제 효과에 관한 정보라도 외부에 공개해 신약 개발에 기여했어야 하는데 화이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WP는 지적했다.

화이자는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WP에 정보를 공개하면 외부 과학자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WP는 이번 사례는 거대 제약회사 내부에서 알츠하이머 치료법 개발을 놓고 벌어지는 좌절스러운 단면을 엿보게 해준다고 지적했다.

약을 어떻게 연구하고 적용할지 등에 대한 제약사 내부의 토론 과정은 일반적인 것이지만 이번 사례의 경우 주주를 신경써야 하는 기업 임원의 판단이 의사 결정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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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2022년 7월 24일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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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연구 흐름 이끈 미 논문 조작 논란…16년간 세계 과학계 오도했나

사이언스 6개월간 과학자들과 조사 결과 공개…검증 과학자 “데이터가 말할 것”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6개월 넘은 조사 끝에 지난 2006년 네이처에 미네소타대 연구팀이 발표한 알츠하이머 연구 논문이 의도적으로 조작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과학자들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고 22일 전했다. 사이언스 홈페이지 캡처

16년간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과 치료제 연구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이 의도적으로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논문이 나온 이후 미 연방정부는 물론 세계 각국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이 분야에 투자해온 만큼 조작이 사실로 확인되면 치매 연구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6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지난 2006년 네이처에 미네소타대 연구팀이 발표한 알츠하이머 연구 논문이 의도적으로 조작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과학자들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고 22일 전했다.

이번에 조작 의혹이 제기된 네이처 논문은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 뇌에 축적되는 특정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덩어리(플라크)가 인지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논문은 이후 세계 각국 연구자에게 인용되며 알츠하이머 연구 분야에서 영향력이 큰 논문으로 자리잡았다. 미국을 비롯해 한국 연구자들도 이 단백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10년 넘게 노력해왔다. 논문을 주도한 실뱅 레스네 미네소타대 교수와 캐런 애쉬 연구원 역시 미국의 알츠하이머 연구 분야에서 가장 저명한 권위자로 꼽히고 있다. 사이언스와 가디언은 이 논문이 미국 정부가 수년간 집행한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알츠하이머 연구비의 투자 방향을 결정하는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사이언스는 미국 밴더빌트대 의대 매튜 슈래그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 말을 인용해 이 논문을 포함해 후속 연구 논문 10편에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 37세 의사과학자 주류 알츠하이머 연구 의문 품고 검증

올해 37살인 슈래그 교수는 지난해 미국 바이오 회사 카사바사이언스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물질 시무필람 성분과 효능을 조사하는 가운데 이 약물 개발을 뒷받침한 논문이 일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카사바사이언스는 이 약물이 알츠하이머의 요인으로 지목된 아밀로이드 베타의 플라크를 차단하는 단백질을 부분적으로 복구해 인지 기능을 개선했다고 주장했고 단시간에 50억 달러를 투자까지 받았다.

슈래그 교수는 해당 약물과 관련된 연구 논문에서 공개된 이미지를 조사했고 수십 건의 학술지 논문에서 명백하게 조작된 것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식별했다. 카사바사이언스 측은 이런 의혹과 관련해 위법 행위를 부인했지만 슈래그 교수는 2006년 네이처에 발표된 레스네 교수의 논문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했다.

해당 논문은 뇌 조직의 플라크(단백질 덩어리)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전 세계적으로 5000만명 이상을 괴롭히는 치명적인 질병의 주요 원인이라는 ‘아밀로이드 가설’을 뒷받침해왔다. 하지만 슈래그 교수는 이 논문에도 이상이 있음을 발견하고 미 국립보건원(NIH)에 내부고발자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해당 연구가 연구 분야 전체를 오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사이언스는 이후 독자적으로 전문가를 구성해 슈래그 교수 주장을 분석했다. 6개월간에 걸쳐 슈래그 교수가 제시한 의혹을 조사했다. 미국의 저명한 이미지 분석가이자 샌안토니오 텍사스대 조지 페리 교수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존 포세이스 교수는 사이언스 요청에 따라 2006년 네이처에 발표된 레스네 교수 논문에 포함된 이미지 70개를 비롯해 이후 관련된 논문들에 수록된 수백 개 이미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미지가 충격적일 정도로 노골적으로 조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통 학술 논문에 나온 연구 결과는 다른 동료 연구자 평가를 거치고 또 다른 연구자들도 같은 조건에서 재현할 수 있어야 학술 가치로 인정을 받는다. 사이언스는 이와 관련해 유명 과학자들조차도 이 단백질 연구 결과를 재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슈래그 교수는 레스네 교수 연구와 카사바사이언스의 연구에 대해 직접적으로 ‘사기’라는 단어를 피하고 ‘위법 행위를 입증했다’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이를 입증하려면 미공개된 원본의 완전한 이미지와 원시 수치 데이터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슈래그 교수는 “공개된 논문 이미지에만 초점 맞췄고 이번 분석이 최종 결론이 아닌 위험 신호라고 본다”며 “데이터 스스로 말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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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자들 “큰 실망”…”사실로 확인돼도 해당 연구 영향 적어”

문제는 네이처 논문 외에도 이후 나온 여러 논문 이미지가 이 가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조작됐을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사이언스 보도 이후 과학계와 의학계는 아직까지는 숨죽이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국내 의학계도 일부 커뮤니티 등을 통해 해당 상황에 대해 공유하고 있다. 각국 알츠하이머 연구자들의 커뮤니티인 알츠하이머 포럼에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더라도 전체 연구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적을 것이란 글과 함께 연구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는 글이 올라왔다.

일부 연구자들은 이번 문제 제기가 사실로 확인돼도 알츠하이머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영향에 관한 증거가 많이 축적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 연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독일 튀빙엔대 마티아스 주커 교수는 “레스네 교수의 연구가 없었다고 이 분야가 다르게 발전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사이언스와 알츠하이머 포럼은 레스네 교수 측에 이와 관련한 입장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네소타대는 이미 레스네 교수 연구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 시그널링도 이와 관련해 레스네 교수 연구 등에 대한 전면 조사에 나섰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치매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치료법을 찾기는 어려웠다. 세계 각국 통계를 종합해보면 전 세계적으로 5000만명이 알츠하이머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도 65세 이상 치매환자 중 84만명 중 76%인 63만2305명은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는 환자라는 통계가 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알츠하이머 플라크를 치료하기 위해 승인한 약물은 아두카누맙 하나뿐이다. 바이오젠이 개발한 이 약은 지난해 승인을 앞두고 논란이 많았다. FDA 일부 관계자들도 이 약의 승인을 뒷받침할 이점에 대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FDA는 5만6000달러(7330만원)에 이르는 이 약을 승인했고 여기에 항의해 FDA 관리 3명이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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