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번호 88번 라듐(Ra)
오늘 소개해드릴 원소는 방사능 연구를 크게 발전시킨 원소이자 여러 일화가 많은 원소 ‘라듐(Ra, 원자번호 88)’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라듐에 얽힌 흥미로운 화학이야기를 함께 보시죠!
원자번호 88번 ‘라듐’을 소개합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유사 과학이 있습니다. ‘좋은 말을 해 주면 식물이 빨리 자란다’,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을 수 있다’,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하면 발암 물질이 생긴다’ 등 대중을 혼란에 빠뜨리는 이야기가 많은데요. 라듐 발견 초기에도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집니다.
라듐은 ‘스스로 빛을 내는 새로운 원소’라는 사실로 대중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근거도 없이 만병통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라듐이 함유된 초콜릿, 건강용품, 물 등 라듐으로 만든 수많은 종류의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라듐은 주머니에 넣고 몇 시간만 있어도 피부 궤양이 생길 정도로 방사성이 강한 물질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뒤늦게 알려졌고, 우라늄보다 300만 배 강한 라듐 방사능 피해자가 속출했습니다. 마리 퀴리와 퀴리 부부의 스승인 베크렐도 피폭으로 사망했습니다. 이처럼 라듐의 모든 동위원소는 불안정하여 방사성이 강한데요. 엑스선도 처음에는 수많은 유사 과학에 의해 몸에 좋은 빛으로 알려졌던 것처럼 라듐도 원소로 발견되면서부터 생겨난 유사 과학으로 많은 생명을 위협해 방사능 피해자를 만들었던 것이죠.
‘라듐’이 발견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원소명의 유래
퀴리 부부는 형광 유리를 제작하기 위해 역청우라늄석에서 우라늄을 추출합니다. 그러다 역청우라늄석에서 빛이 나는 것을 보고 1000kg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역청우라늄석을 무려 4년 동안 정제해서 1898년 폴로늄과 0.1g밖에 안 되는 염화라듐을 추출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렇게 발견된 라듐은 매우 흥미롭게도 어둠 속에서 스스로 빛을 냈습니다. 이는 에너지 보존 법칙에 어긋나는 방사능 현상으로 덕분에 퀴리 부부는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합니다. 그래서 ‘라듐’이라는 원소명은 ‘빛을 내다’라는 뜻의 라틴어 ‘radius’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피에르 퀴리는 1906년 비 오는 날 마차 바퀴에 깔려 사망합니다. 마리 퀴리는 깊은 슬픔에 빠지지만, 그 아픔과 상처를 딛고 일어나 전기분해로 염화라듐에서 순수한 라듐 금속을 분리해 냅니다. 그리고 1911년 노벨 화학상을 받습니다. 노벨상은 아무리 훌륭한 업적이 있더라도 생존해 있어야만 수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노벨 화학상은 안타깝게도 마리 퀴리 홀로 받습니다. 마리 퀴리는 여성 최초로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이기도 하며, 또한 여성 최초로 프랑스 대학교수가 된 과학자입니다. 그녀는 수많은 업적을 이루며 사회적 풍조를 이겨 내고 학계에서 인정받는 여성 과학자의 입지를 다졌습니다.
‘라듐’은 어디에 사용될까요?
1910년대와 1920년대에는 라듐 수(라듐이 첨가된 생수), 라듐 비누 그리고 심지어는 아기를 따뜻하게 해주는 라듐 모직에 이르기까지 많은 라듐 제품이 판매되었지만, 라듐의 방사성 위험이 알려지고 난 이후 오늘날에는 이 같은 라듐 제품의 판매가 중지되었습니다. 라듐에서 나오는 베타선은 다른 물질을 빛나게 할 수 있는데요. 이런 현상을 ‘방사선 발광’이라고 부릅니다. 방사선 발광은 ‘1930년대 말까지 유행했던 적은 양의 라듐을 황화아연이나 인화 아연에 섞어 만든 발광 시계 다이얼’과 ‘계기판’의 형광 도료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라듐의 독성이 알려진 후 방사성 물질 때문에 오늘날에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만 간혹 이전에 생산된 라듐 형광 계기판을 폐기하지 않은 채 판매하는 곳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라듐은 스트론튬-90처럼 방사성 효과를 이용해 암세포를 죽이는 데 활용되었습니다. 효과가 좋아 1940년대까지 썼지만, 오늘날에는 더 효과적이고 덜 위험한 방사선 요법이 개발되어 라듐은 더는 이러한 용도로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로써 오늘날 라듐의 유일한 용도는 물리 실험실의 실험용일 뿐 이외 아무런 곳에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누구나 이름은 들어 봤을 퀴리 부부에게 1903년 노벨 물리학상을, 마리 퀴리에게 1911년 노벨 화학상을 안겨준 원소이자, 재미있는 일화가 많은 원소 ‘라듐(Ra, 원자번호 88번)’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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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번호 63번 유로퓸(Eu)
오늘은 스스로 빛나는 희귀한 금속으로 형광등의 재료가 되는 원소 ‘유로퓸(Eu, 원자번호 63번)’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원자번호 63번 ‘유로퓸’을 소개합니다!
원자번호 63번 유로퓸(Eu)은 지구상에 얼마 되지 않는 원소입니다. 유로퓸은 존재하는 수가 많지 않은 희귀한 금속인 희토류에 속하며 원소 중에서도 존재량이 매우 적기 때문에 가격이 가장 비싼 편입니다. 지구에서 귀한 몸인 유로퓸은 달 표면에서는 아주 흔하게 존재한다고 합니다.
유로퓸은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되어 있으며 화학반응성이 큰 원소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형광을 띤다’는 점입니다. 유로퓸에 자외선을 쪼이면 붉은색 형광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또, 유로퓸에 다른 원소를 첨가하면 색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붉은색뿐만 아니라 노란색, 파란색 등 다양한 색을 만들 수 있어 여러 색이 필요한 장치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유로퓸’이 발견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원소명의 유래
유로퓸이 최초로 발견된 것은 1901년입니다. 프랑스 화학자 외젠아나톨 드마르세(Demarçay, Eugene Anatole, 1852~1904)가 순수한 사마륨으로 여겼던 물질에서 새로운 물질인 유로퓸을 처음으로 발견했습니다. 1880년대 후반 화학자 크룩스(William Crooks, 1832~1919)가 이터븀과 사마륨을 포함하는 광석의 스펙트럼에서 새로운 원소를 관찰한 것이 첫 발견이라 주장했으나, 1901년에 드마르세가 원소의 화합물을 분리, 제시함으로써 논란이 잠재워졌고 그의 새로운 원소 발견이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드마르세는 이 새로운 원소를 유럽(Europe) 대륙의 이름을 따 ‘유로퓸(Europium)’으로 명명했습니다.
‘유로퓸’은 어디에 사용될까요?
유로퓸은 자체 발광하는 성질 덕분에 빛을 발하는 용도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데 ‘형광체’에 주로 사용됩니다. TV나 컴퓨터 화면에 사용되었던 컬러 브라운관의 붉은색, 액정화면(LCD)의 후방 조명,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의 백색광이나 절약형 소형 형광등(삼파장 형광등)의 형광체로 사용됩니다. 강한 광원에 잠깐 노출된 것만으로도 매우 밝게 몇 분 반짝이거나 또는 희미하게 몇 시간 동안 빛을 낼 수 있어 다양한 종류의 인광 페인트나 형광 인쇄에도 사용됩니다.
유로퓸은 유로화의 위조지폐 감별사이기도 합니다. 유로화에 사용된 형광염료에 유로퓸이 들어있어 자외선을 비추면 밝은 붉은색으로 보이는데, 이를 이용해 위조지폐를 감별할 수 있습니다. 농약살포액에 유로퓸을 섞어 채소, 과일에 남아있는 농약을 측정하거나 유로퓸과 혼합된 먹이를 먹고 하천에 방류된 연어가 어떤 경로로 이동하고 어느 정도의 비율이 다시 돌아오는지를 추적할 수도 있습니다. 유로퓸은 제조업, 농업, 수산업 등을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자체발광하는 특징으로 형광등, 레이저의 재료로 쓰이는 원소 ‘유로퓸(Eu, 원자번호 63번)’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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