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아령만큼 크고 무거웠던 휴대전화가 손바닥보다 작고 가벼워졌다. 앞으로 얼마나 더 작아질 수 있을까. 전자들의 흐름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조절할 수 있다면 전자기기 소형화의 한계가 극복될 수 있을까. 가능성은 있다. (2018. 11.)

 

 

 

 

두 개의 전극 사이에 수소분자가 걸려 있는 미세 전자 시스템. 이스라엘과 캐나다, 미국 과학자들이 여기서 전자의 흐름을 방해하는 새로운 유형의 노이즈를 발견했다. 와이즈만 과학연구소 제공

전자기기 속 정보의 흐름을 방해하는 새로운 요소를 과학자들이 찾아냈다. 이를 제어할 수 있다면 미래에 더 작고, 더 성능 좋은 전자기기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스라엘 와이즈만 과학연구소는 오렌 탈 화학 및 생물물리학과 교수 연구진이 전자기기 시스템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잡음(노이즈)이 작용하고 있음을 알아냈다고 15일 밝혔다. 캐나다 토론토대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과학자들과 함께 확인한 이 새로운 노이즈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됐다.

전자기기가 작동할 때 발생하는 노이즈를 처음 발견한 건 100년 전 독일 과학자이자 발명가인 월터 쇼트키였다. 진공 상태에서 분리돼 있는 두 전극 사이에 전압을 걸었을 때, 한 전극에서 다른 전극으로 이동하는 전자들의 흐름이 이어지지 않고 끊어졌던 것이다. ‘샷 잡음(Shot noise)’이라고 불리는 이 노이즈는 전자들 중 일부는 전극 사이의 진공 간격을 가로질러 이동하지만, 나머지는 진공을 마치 장벽처럼 여기고 뒤로 물러나기 때문에 생긴다. 전류가 흐를 때 실제로는 전자들의 움직임이 부드럽게 이어지지 않고 띄엄띄엄 지나간다는 얘기다.

이런 노이즈는 각종 도체나 전자기기에서 정보의 흐름을 방해한다. 더구나 샷 잡음은 기기가 작을수록 더 확연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전자 부품이나 컴퓨터 칩 등을 더 작게 설계하려고 할 때 노이즈는 심각한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다.

쇼트키의 발견 후 약 한 세기가 지나 또 다른 노이즈 유형이 발견됐다. 전자들이 무작위적으로 운동하면서 생기는 ‘열 잡음(Thermal noise)’이다. 이는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산탄 잡음과 달리 기기의 크기에 관계 없이 동일하게 영향을 미친다. 이들 두 가지 노이즈 때문에 전자기기를 설계하거나 전자기기로 정교한 측정을 해야 할 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연구진이 새로 발견한 노이즈는 이들 둘과는 또 다르다. 연구진이 ‘델타-T 잡음(Delta-T noise)’이라고 이름 붙인 이 노이즈는 전류가 흐르고 있는 도체에서 여러 부분들 간 온도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 샷 잡음처럼 일부 전자들은 앞으로 이동하고 나머지는 후진하는 양상으로 나타나는데, 전자기기 시스템이 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수준으로 작아질 때 잘 드러난다. 연구진은 끝부분이 뾰족한 두 개의 금 전극 사이에 수소분자를 걸어놓은 초미세 전자 시스템에서 델타-T 노이즈의 존재를 증명했다. 이런 유형의 전극은 현재 기술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작은 전자 시스템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낭비되는 열을 전력으로 변환하거나 양자모터를 개발하는 등의 최신 연구에선 대개 나노미터 수준의 온도 측정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이렇게 미세한 시스템에서 온도를 측정하려면 정교한 온도계를 별도로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델타-T 노이즈를 제어할 수 있다면 나노 수준 온도계가 필요 없어질 거라고 연구진은 예상하고 있다.

새로운 노이즈 발견은 미래 전자산업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자기기 크기가 나노미터 수준으로 줄어들면 내부 전자회로에서 나타나는 온도 변화가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금까지는 이런 현상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앞으로는 새로운 노이즈를 연구함으로써 온도 변화의 영향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자회로를 설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보고 있다.

 

 

(원문: 여기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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