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을 완전히 잃었던 40대 여성이 생체공학 눈을 이식받고 다시 세상을 볼 수 있게 됐다.
올해 49세인 영국 여성 라이언 루이스는 유전적 망막질환인 망막색소변성으로 5살 때부터 서서히 시력을 잃기 시작해 16년 전 부터는 오른쪽 눈으로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왼쪽 눈의 시력은 미약하게 남아 남아있는 상태였지만 움직이는 빛 정도만 구분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그녀는 올해 18살이 된 쌍둥이 자녀의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키워야 했다.
그러던 중 그녀에게 희망이 된 것은 안구용 임플란트 개발 소식이었다.
옥스퍼드대학의 존 레드클리프 병원 의료진이 그녀에게 준 것은 독일의 한 회사가 개발한 망막 임플란트 마이크로 칩, 즉 생체공학 눈이다. 작은 알약크기의 이 마이크로칩은 마치 깔때기처럼 빛을 한 곳에 모은 뒤 이를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칩을 오른쪽 눈에 이식하면 빛의 신호가 뇌로 전달돼 피사체를 볼 수 있는 원리다.
이 생체공학 눈은 이식자의 뇌 회로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시신경의 역할만 대신한다는 점에서 부작용 우려가 매우 낮다는 장점이 있다.
7개월 전, 7시간의 수술 끝에 눈을 뜬 루이스는 “거리를 달리는 은색 차량을 눈으로 직접 본 뒤 눈물이 솟았다. 이제는 테이블 위의 정확한 자리에 포크를 놓을 수도 있고, 시계에 적힌 시간을 정확하게 읽을 수도 있게 됐다”고 기쁨을 표했다.
수술과 치료를 담당한 옥스퍼드대학의 로버트 맥라렌 교수는 “루이스는 영국에서 최초로 생체공학 눈을 이식받고 시력을 회복한 환자”라면서 “NHS(영국 국민보건서비스)는 수 년 내에 루이스와 같은 환자들을 위한 수술비용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개발한 독일 회사인 ‘레티나 임플란트 AG’ 측은 이 생체공학 눈이 루이스처럼 유전적 영향으로 시력을 잃은 사람을 포함해 노화로 앞을 볼 수 없게 된 노인도 다시 세상을 볼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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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2022년 5월 14일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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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지 5시간 지난 눈을 되살렸다…실명 치료 획기적 발전 기대
유타대 연구진은 죽은 지 5시간이 지난 눈에서 망막세포들이 생전처럼 빛에 반응해 정보를 주고받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죽은 눈을 되살린 것이다./Pixabay
미국 유타대의 프란스 빈버그 교수와 스크립스 연구소의 안네 하네켄 박사 공동 연구진은 “사후 기증받은 눈의 망막을 되살려 신경세포들이 생전처럼 서로 정보를 주고받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했다.
◇망막의 중심인 황반 처음으로 되살려
사람이 죽어도 눈은 최장 5시간까지 빛에 반응을 한다. 하지만 눈 안쪽 망막에서 빛에 반응하는 광수용체 세포들은 다른 세포와 정보를 주고받지 못한다. 빛을 봐도 정보를 전달하지 못하니 살아도 산 게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연구진은 망막세포들이 사후에 신호를 주고받지 못하는 것은 산소 부족 때문임을 알아냈다. 이번에는 사망한 사람에서 눈을 적출한 다음 산소와 영양분을 제공하는 특수 용기에 넣었다. 이후 망막에 전기자극을 주고 빛을 비추자 황반의 광수용체에서 생전과 같은 전기신호가 나타났다. 황반은 망막에서 시신경세포가 밀집된 곳으로 이곳에서 뇌로 시각정보가 전달된다.
유타대의 프란스 빈버그 교수는 “이전에도 사후 눈의 전기활동을 일부 회복시켰으나 황반까지 되살리지는 못했다”며 “이번에 망막세포들이 생전처럼 서로 대화하도록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시 살아난 황반은 빛의 강도에 상관없이, 색에도 반응했다.
눈은 사망한지 5시간까지 빛에 반응한다. 하지만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 전달은 불가능하다. 유타대 연구진은 사후 시신에서 눈을 적출한 다음 산소와 영양분을 제공하고 전기자극을 가해 망막세포의 기능을 생전처럼 되살렸다./Nature
사후 기증받은 눈에서 망막세포의 기능을 되살릴 수 있다면 실명 위기에 처한 사람에 이식해 시력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대표적으로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노인성 황반 변성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나이가 들면서 황반이 손상되는 노인성 황반 변성은 65세 이상 미국인의 실명과 시력손상의 제1 원인이다.
물론 당장 황반 이식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기증받은 망막세포가 기존의 세포들과 빈틈없이 연결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연구가 발전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전에 실명의 원인을 찾는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는 바로 도움을 줄 수 있다.
신약 실험에 주로 쓰는 쥐는 눈에 황반이 없어 황반 변성 치료제 연구에서 한계가 있다. 사후 기증받은 눈에서 황반을 되살려 실험을 할 수 있다면 질병의 원인을 찾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속도가 훨씬 빨라질 수 있다. 빈버그 교수는 “과학계는 그동안 실험동물로 할 수 없던 사람 시력 연구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사후 눈 기증이 촉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돼지가 죽은 지 10시간 지나 그대로 방치한 뇌(왼쪽)와 인공혈액을 주입해 재생시킨 뇌(오른쪽). 뇌 기억중추인 해마에서 신경세포(녹색)와 이를 보호하는 성상세포(붉은색), 세포핵(파란색)이 크게 달라졌다./미 예일대
눈은 뇌, 척수와 함께 중추신경계를 이룬다. 이번 연구는 뇌사 상태에 빠진 중추신경계를 되살릴 길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2019년 미국 예일대 연구진도 죽은 지 4시간이 지난 돼지의 뇌를 되살려 뇌 손상 치료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를 모았다.
이번 연구는 돼지 뇌 복원보다 더 발전했다. 당시 연구진은 인공혈액으로 돼지의 혈관과 세포 기능 일부를 회복시키는 데 그쳤지만 이번에는 실제 신경 기능을 회복시켰다. 빈버그 교수는 “예일대 연구진은 돼지 뇌에서 신경세포들의 활동을 되살리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살아있는 뇌가 감지하는 전기신호를 망막의 황반에서 되살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