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대사질환

건강을 위해서 운동이 중요한 것을 알고 있지만, 어떤 효과가 있는지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 출처: Pixabay.com

 

많은 사람이 건강을 위해 여러 가지 운동을 시도한다. 하지만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자주 본다. 마음 먹고 근육을 키우고자 운동하는데, 동료들에 비해 근육이 잘 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다. 같은 운동을 같은 양으로 해도 사람마다 그 결과의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 이유의 단서가 될 만한 연구결과가 최근 눈길을 끌었다. 지난 8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실린 논문을 보면, 근육의 성장 또는 근지구력이 생기는 것을 조절하는 분자 스위치가 발견됐다. 어떤 사람들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 트레이닝에 잘 반응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그 중 하나에만 잘 반응하고, 때로는 둘 다에 잘 반응하지는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운동 효과의 개인차는 운동으로 활성화 되는 생물학적 경로가 개인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근육성장, 근지구력 조절하는 분자 스위치들

운동의 결과가 근육의 성장으로 나타나거나 근지구력의 향상으로 나타나는데, 그 결과를 조절하는 것이 JNK 분자 스위치이다. 이 스위치가 켜져 있으면(활성화 되어 있으면) 근육이 성장하고, 꺼져있으면 근지구력이 향상된다.

 

 

이 논문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실험 동물과 인간을 연구하여 제이엔케이(JNK;c-Jun N-terminal kinase)라는 단백질이 운동 반응을 돕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운동 중에 JNK가 활성화 되면 근육의 성장이 유도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반면에 이것이 활성화 되지 않으면 근육의 지구력과 유산소 운동 능력이 향상된다고 보고했다.

연구자들은 근육에서 JNK 단백질 생산이 안 되도록 JNK 유전자의 기능을 없앤 유전자변형 쥐를 이용해 연구를 수행하였다. JNK 유전자 기능을 없앤 쥐는 완벽하게 건강하고 정상 쥐와 매우 흡사하며, 밤에 수 킬로미터 뛰는 것을 즐기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정상 쥐들과 함께 쳇바퀴를 달리는 훈련을 할 때, JNK 없는 쥐는 유산소 운동 능력이 정상 쥐들보다 훨씬 높았고, 혈관의 형성 수준도 높았으며, 지구력에 관여하는 근육 섬유 유형도 많았다. 한편, 쥐의 근육 성장을 촉진하는 실험에서는 정상 쥐에서 근육량이 두 배로 늘렸지만, JNK 없는 쥐에서는 근육 질량이 거의 늘지 않았다. 즉, JNK 유전자의 스위치가 켜져 있으면 근육이 성장하고, 이 스위치가 꺼지면 근육의 지구력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결과가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같은 연구진은 오스트레일리아 본드대학의 연구진과 함께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수행하였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쥐를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에서 확인한 결과가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확인되었다고 한다. 다리의 근력운동(다리를 이용하여 무게를 들어 올리는 운동)을 수행한 사람들은 운동하는 동안에 근육에서 JNK 유전자가 매우 활성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사이클링(근지구력 운동)을 수행한 실험참여자들의 경우에는 근육에서 JNK 유전자가 활성화 되지 않았다. 즉, 근력운동을 하면 JNK 유전자가 활성화 되고, 근지구력 운동을 수행하면 JNK 유전자가 활성화 되지 않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한편, 근지구력 운동을 한 실험참여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다리 근육 일부에서는 JNK의 활성화를 관찰할 수 있었는데, 이는 근지구력 적응을 방해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왜 근지구력 운동에 잘 반응하지 못하는지를 설명하는 분자 수준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즉, 근육량의 증가가 필요한 단거리 선수들의 경우는 JNK가 활성화 되어야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으며, 근지구력이 필요한 마라톤 선수들의 경우는 JNK가 비활성화 되어야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운동이 똑같은 효과 내지 않는 것은 호르몬 탓

운동은 당연히 건강에 좋다. 신체의 거의 대부분 조직은 운동에 적응하게 되며, 그렇게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건강한 대사활동을 향상하는 데 기여한다. 쉬운 예로, 중간 정도의 강도로 운동을 한 번만 시도해도 운동은 우리 몸 안의 포도당 대사에 큰 영향을 준다. 순환하는 인슐린 농도가 낮아지고, 골격근은 인슐린에 더 민감해질 수 있다 (흔히 알고 있는 당뇨병인 경우 인슐린의 민감성이 떨어져 혈액의 포도당 농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슐린이 필요해진다. 따라서 인슐린에 더 민감해진다는 운동의 효과는 당뇨 증상과는 더욱 멀어지는 것을 의미하며, 그 만큼 건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어떤 과정으로 건강해지는 운동의 이로움이 나타나는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셀 대사(Cell Metabolism)> 저널에 발표되었다. 연구진은 운동을 하면 세포조직에서 배출되는 어떤 인자들이 혈액을 통해 순환하면서 건강에 이로움을 준다고 생각했으며, 이 가정을 증명하기 위하여 지질들에 대해서 정밀한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로 운동에 의해 순환되는 특정한 지질(12,13-diHOME)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이 특정 지질은 리포카인스(lipokines)라고 불리는 지방을 제어하는 호르몬들 중 하나이며, 혈액을 통하여 순환하는 지질이다. 마우스를 이용한 추가 실험의 결과에서, 이 특정 리포카인(지방을 제어하는 호르몬)은 갈색지방조직(brownadipose tissue)에서 분비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것은 운동의 신진대사 효과를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리포카인은 갈색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것으로 확인된 첫 번째 호르몬이다.

운동이나 추위의 결과로 생성되는 특정 지질인 12,13-diHOME이라는 호르몬의 증가는 지방산을 연료로 사용하도록 하는 유익한 신진 대사 효과를 제공한다. 출처: Pixabay.com

 

 

운동뿐만 아니라 추위에 몸을 떠는 과정에도 이 특정 지질의 농도가 혈액에서 급격히 높아진다고 한다. 추위에서 이 특정한 지질의 생성이 촉진되는 것과 그 영향에 대해서는 같은 연구진이 <네이처 의학(Nature Medicine)>에 다른 논문으로 발표하였다. 추위에 노출된 인간과 쥐 모두에서 이 특정 지질(12,13-diHOME)이 갈색지방조직에서 방출되어 유익한 신진대사 효과를 제공한다는 것을 확인한 연구결과였다.

마찬가지로 건강한 실험참여자들의 혈액에서 운동 이전과 운동 직후, 운동 3시간 후의 지방 수준을 측정 분석한 결과에서는, 이 특정 지질(12,13-diHOME)이 운동 직후에 놀라울 정도로 증가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특히 건강한 사람일수록 운동 후 휴식 중에 그 농도가 크게 높았다. 이런 결과는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같은 지질을 투여한 이후 쥐와 쥐의 근육세포에 나타나는 변화를 보면 이 특정 지질(12,13-diHOME)은 리포카인(lipokine)이라고 불리는 지방 조절 호르몬들 중 하나이며, 지방산을 연료로 사용하게 만드는 신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운동을 통해 또는 추위에 떨며 이 특정한 지질이 갈색지방조직에서 분비되면, 지방을 태울 수 있도록 만들어서 운동의 효과를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특정 지질의 분비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운동 효과가 사람마다 다른 것으로 이해된다. 이처럼 운동의 방법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지식과 연구결과가 충분히 많을수록 대사성 질환 퇴치 방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뇌 건강을 위해 다리 근육운동을 하라!

지난 5월에 <신경과학의 프런티어(Frontiers in Neuroscience)>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뇌와 신경계의 건강은 신체의 큰 다리 근육이 뇌에 전달하는 신호와 뇌에서 근육으로 전달되는 신호에 달려 있다고 한다.

연구진은 이 실험에서 쥐들이 28일 동안 앞다리만 사용할 수 있으며 큰 다리 근육이 있는 뒷다리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쥐들은 정상적인 식사와 털 손질을 할 수 있었고, 스트레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실험의 마지막에 연구자들은 뇌 심실 영역을 조사했는데, 이 영역은 신경세포의 건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며, 또한 신경줄기세포가 새로운 신경세포를 생성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운동이 가능했던 일반 쥐들과 비교하여 뒷다리 운동이 제한된 쥐들에서는 신경줄기세포의 수가 70% 정도 줄어들었다. 또한, 신경세포인 뉴런과 뉴런을 도우며,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는 희소돌기 아교세포의 경우도 운동이 제한된 쥐들에서는 완전히 성숙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이처럼 체중이 실리는 큰 다리 근육 운동은 뇌와 신경계에 필요한 건강한 신경세포의 생성에 필요한 신호를 뇌로 보내준다. 따라서 이 운동이 제한되면 새로운 신경세포를 만드는 것이 어렵게 된다는 얘기다. 따라서, 뇌와 신경계 전반을 뜻하는 신경학적인 건강의 의미는 단순히 뇌가 근육에게 걷거나 힘을 쓰라고 일방적인 명령을 하는 것이 원활하다는 것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근육운동에 의한 신호가 뇌에 전달되어 뇌가 활발하게 발달하는 것을 포함하는 양방향적인 의미로 이해 할 수 있다.

이런 결과는 왜 운동신경 장애, 다발성 경화증, 척수성 근위축증 및 기타 신경계 질환 환자들의 경우에 운동이 제한될 때, 급격히 예후가 안 좋아지는지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는 새로운 근거가 된다. 더 이해하기 좋은 예는 심한 치매증상까지는 보이지 않았던 노인이 다른 병으로 입원하여 침대에서만 누워있고 거동을 못할 때 치매가 심해지기도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경우가 바로 위에서 설명한 다리 근육운동을 통해 뇌로 전달되어야 할 신호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뇌의 건강(정신 건강)을 생각한다면 다리 근육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팀 스포츠나 사이클링을 하는 것은 더욱더 좋은 방법이다. 출처: Pixabay.com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실험의 결과가 있다. 2011, 2013, 2015년 미국 전역에서 성인 120만 명에 대한 “행동 위험요인 감시 시스템” 설문조사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운동이 정신건강을 향상시키는 데 관련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많은 운동을 하는 만큼 정신건강이 꼭 더 좋아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연구진은 정신건강에 가장 큰 향상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한 번에 45분의 운동을 일주일에 3-5회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제시했다. 이전에는 운동을 많이 할수록 비례하여 정신건강이 더욱 좋아진다고 생각했지만, 한 달에 23일 이상 하는 경우나 또는 한 번에 90분 이상 운동하는 경우 오히려 정신건강이 나빠진다고 조사되었다.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한 달에 3.4일 정도 정신건강이 안 좋다는 느낌(예를 들어 우울증, 외로움 등)을 경험했다면, 운동을 한 사람들은 그런 날이 2.0일로 43.2%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 운동의 종류도 영향을 줄까? 어떤 운동을 할 때 정신건강이 안 좋은 날이 줄어드는지 살펴봤더니, 팀 스포츠(22.3%), 사이클링(21.6%), 에어로빅과 헬스(20.1%)가 가장 큰 효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조사결과는 특히 팀 스포츠가 정신건강 부담을 가장 낮춰주어 사회적 고립감과 우울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운동은 비만인의 혈액 속 염증을 줄여준다

운동은 건강한 사람들뿐 아니라 비만인에게도 분명히 좋은 영향을 준다고 모두들 알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운동을 통해서 비만인들에게 어떤 변화가 생기는 것일까?

비만은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이며, 세계 인구의 대략 3분의 1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너지 소비보다 많은 에너지의 섭취, 즉 에너지의 불균형이 비만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경우에 비만은 비만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관련된 합병증이 더 큰 문제들을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비만은 당뇨병(제2형 당뇨)과 고지혈증의 가능성을 높여주며, 또한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인다. 비만과 관련된 많은 건강 문제들은 대부분 만성염증의 결과로 알려져 있다.

염증은 신체에 침입하는 외부 물질들의 위험에 반응하는 면역의 결과로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하지만 비만인에게 나타나는 장기적인 염증반응은 건강한 조직의 손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자가면역질환과 마찬가지로 해롭다. 비만으로 생성된 과도한 지방세포 조직에 단핵구와 대식세포와 같은 염증 유발 면역세포들이 침투하면 장기적인 염증을 유도하며 대사성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염증을 유발하는 면역세포들은 (다른 종류의 면역세포들과 함께) 체내의 줄기세포에서 형성되는데, 지난 6월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염증을 일으키는 유형의 혈액 생성과 관련된 줄기세포의 수가 운동을 하면 줄어들며, 그 덕분에 혈액의 특성이 바뀌어 염증도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연구 결과는 운동이 비만인들의 건강을 어떤 방식으로 개선할 수 있는지를 설명할 근거를 제공한다고 하겠다.

지방세포들은 죄가 없다

비만과 관련된 색다른 연구결과들을 살펴보자. 2017년에 발표된 일련의 연구결과를 보면, 대부분 비만인들에게 나타나는 인슐린 저항성이 당뇨병과 다른 만성질환의 원인으로 여겨졌지만, 이번 연구에 참가한 30명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비만인들에서는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결과는 “어떤 부류의 비만인이 다른 부류의 비만인에 비해 더 건강할까”라는 물음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시킨다. 하지만 몸으로 유입된 과도한 에너지를 축적하는 비만세포 자체가 병의 근원일까? 출처: Pixabay.com

 

 

실제로 위에서 설명한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나지 않은 비만인들에서는 지방조직의 분해 속도가 현저히 떨어졌으며, 지방 분해 단백질의 양은 현저히 줄고 지방 축적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양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해가 되는가? 흔한 상상과는 반대인 결과가 아닌가? 지방을 축적하는 단백질이 증가하고, 지방을 분해하는 단백질이 줄어들었다면, 그 만큼 지방 축적이 많아지고, 건강은 나빠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말이다.

이에 대한 답을 얻고자 연구진은 추가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진은 비만인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유산소 운동을 수행하게 하고, 다른 그룹은 운동을 수행하지 말도록 하고서 그들의 지방조직을 수집하여 확인했다. 그렇게 살펴보니, 운동을 수행한 이들의 지방조직에서 새로운 혈관이 생성되었으며, 정기적인 운동을 한 사람들에게서는 더 많은 혈관이 새롭게 생성됨을 관찰하였다. 이러한 결과에서 연구진은 흥미로운 결론을 도출하였다.

그동안 우리는 지방세포(조직)에 대한 큰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지방은 단지 몸에 들어온 과다한 에너지를 축적하기 위한 것일 뿐이고 그것 자체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남은 에너지를 안전한 곳에 잘 저장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다. 몸무게가 증가할 때 과도한 에너지는 지방세포에 축적되기 때문에 지방세포들의 양이 증가한다. 만약 이 순간에 더 많은 새로운 혈관이 생성되는 일(이를 통해서 새롭게 생성된 수많은 지방세포들에게 적당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등의 안정적인 지방조직의 환경을 만든다)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 지방세포와 조직들은 빠르게 괴사(분해)된다.

그 결과 지방세포에서 분해되어 나온 지방산들은 다른 조직 세포들에 흡수되는데, 지방 조직의 분해가 많이 일어날수록 다른 조직에 흡수, 축적되는 지방산의 양은 증가하며, 이것이 궁극적으로 다른 조직과 장기에 유해한 수준까지 축적되어 인슐린 저항성과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지방조직 안으로 섬유화세포들의 유입이 늘어나서, 조직들이 점점 더 경화되고(딱딱해지고),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기근에서 벗어나면서 비만이라는 새로운 건강문제를 맞이하고 있으며, 우리는 과도하게 유입된 에너지를 축적하는 지방을 죄악시하는 잘못된 정보에 노출되어 있는 듯하다. 지방은 죄가 없다, 다만, 그 지방을 둘러싼 환경을 건강하게 만들지 못한 사람들의 게으름이 문제일 뿐이다.

날씬하면 건강한 걸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비만에 대한 경계의식도 커지고 있으며, 미용의 관점에서도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를 일상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날씬함이 신진대사의 관점에서 건강한 것일까?

정상 체중의 성인 중 20%는 정상 체중이지만 신진대사 관점으로는 건강하지 못하다고 한다. 이들은 정상 체중이고 신진대사가 건강한 사람들과 비교하여 심혈관계 질환 위험성과 사망 위험성이 3배 이상 높다. 이런 위험도는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인들과 비교해봐도 높은 수치이다(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인들은 대사적으로 건강한 정상 체중인보다 최대 25% 높은 심혈관계 질환과 사망 위험성을 지닌다).

날씬한 것이 항상 건강한 것은 아니다. 날씬하지만 대사의 관점에서 건강하지 못하다면 심혈관계 위험성과 사망 위험성은 훨씬 증가하게 된다. 출처: Pixabay.com

 

 

2017년 <셀 대사(Cell Metabolism)>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볼 때 정상 체중의 범위에 있는 경우에 모든 종류의 사망 위험성과 심혈관 대사질환의 위험성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상 체중의 범위에 들더라도 대사의 관점에서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의 위험성은 대단히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구진이 9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사질환 증후군 위험인자가 2 미만을 지닌 사람들을 ‘대사적으로 건강하다’고 정의 내렸는데, 이 기준에 따르면 마른 사람들의 18%는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수치는 대사 건강과 심혈관 문제 및 사망률 간의 관계를 조사한 대규모 연구에서 확인된 수치와 완벽히 일치하는 수치이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자기공명 영상 및 자기공명 분광기를 이용하여 간에서 체지방의 질량, 지방의 분포, 지방의 축적을 정확하게 측정하였고, 인슐린의 분비와 민감성 등을 측정하였다. 이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가장 중요한 대사위험 결정 인자는 마른 사람들의 경우에 ‘낮은 비율의 다리지방 질량’이었고, 비만인 경우에는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과 복강 내 지방량 증가’로 확인되었다. 일반인들의 대사 위험을 결정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변수들인 혈당 증가,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등은 높은 피하복부지방 질량 또는 내장비만 또는 지방간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마른 사람들의 경우에는 피하복부지방 질량 또는 내장비만 또는 지방간보다 다리의 낮은 지방량이 대사의 위험에 상대적으로 더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신약 개발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이 결과는 앞으로 임상실험에서 비만인 사람들과 보통 몸무게를 지닌 대사 환자들을 분리해 다루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질환 환자군의 표적을 더 정확히 설정해 환자들의 특성에 좀 더 맞는 신약을 개발해야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위에서 보여준 결과들은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마른 체형의 사람들을 위하여 지방조직의 증가를 목적으로 하는 약물의 개발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 약물은 일부 비만의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가능성을 확인해주었다. 이런 연구결과들 덕분에 날씬함이 비만보다 무조건 건강에 좋다는 암묵적인 상식도 깨지고 있다.

 

 

(원문: 여기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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