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처음 어떻게 태어났을까?
상상만으로도 가슴 뛰는 질문이다.
‘생명의 기원’을 연극에 비유해보자.
학교에서 배운 기억을 더듬으면 연극에는 3요소라는 게 있다. 무대, 배우, 관객이다.
생명의 무대는 물론 지구이다.
배우는 누굴까? 멸종한 것을 포함해서 지구상에 존재했던 그리고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이다.
따로 주인공은 없다. 우리 인간도 그저 많은 배우 중 하나이다.
관객은 누굴까? 놀랍게도 관객도 우리 인간이다.
이것이 왜 놀라운 일일까? 왜냐하면 우리는 이 연극이 없었으면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을 테니까.
연극의 4번째 요소는 시나리오(희곡)이다.
만일 생명의 탄생에도 시나리오라는 청사진이 있었다면 생명의 역사는 진짜 연극이었을지 모른다.
어떤 초자연적 존재가 그 시나리오를 썼다면, 생명은 창조된 것이고 모든 것은 신의 섭리일지 모른다.
우리 모두 영화 <트루먼 쇼>의 짐 캐리처럼
자신도 모르게 섭외되어 하나의 역할을 연기하고 있는 셈이 된다.
하지만 만약 그러한 시나리오가 없다면?
세세한 청사진 없이 몇 가지 규칙만 주어져서 모든 것이 자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면?
그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생명은 자연에서도 저절로 발생할 수 있고, 생명의 역사는 이제 더 이상 연극이 아니다.
그것은 자율성을 가진 생명체들이 매순간 스스로 써가는 드라마가 된다.
그래서 생명의 기원은 3막의 드라마다.
1막은 유기물의 탄생이다.
자연의 원소들로부터 아미노산, 핵산, 지질과 같은 유기물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화학적 진화)
2막은 생명의 탄생이다.
다양한 유기물로부터 생명이라고 부를 만한 첫 번째 존재가 만들어진다.
‘생명의 원자’, 세포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도약 ‘생명의 탄생’)
3막은 뭘까? 다같이 퀴즈로 풀어보자. 다음 비례식에서 물음표에 들어갈 단어는?
우주의 기원 : 빅뱅우주론 = 생명의 기원 : ?
우주의 기원을 말해주는 게 빅뱅우주론이다.
만일 우주가 팽창해 온 것이 사실이라면 지금의 우주에서 필름을 거꾸로 돌려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
빅뱅우주론은 우리에게 우주의 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우주적 시계를 제공한 셈이다.
그렇다면 생명은 어떻게 시작했을까?
빅뱅우주론에서처럼 생명도 하나의 점에서 빵하고 터졌을까?
생명의 기원에도 지금의 생명으로부터 과거로 차근차근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어떤 규칙이 있을까?
생명의 나이를 가늠하게 해주는 ‘생명의 시계’가 있을까?
놀랍게도 빅뱅우주론과 유사한 법칙이 생명의 세계에도 적용된다.
여러분도 아마 맞췄을 거다. 바로 다윈의 진화론이다.
생명의 드라마 제3막은 바로 진화의 역사다.
진화론은 모든 생명체가 결국 하나의 공통조상에서 출발했음을 강력하게 암시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생명의 공통조상에게 ‘루카’라는 이름까지 붙여 주었으나,
우리가 시간 0에서의 우주의 모습을 알지 못하듯이
시간 0에서의 생명의 모습이 어땠는지 아직 알지 못한다.
그저 짐작할 뿐 어느 순간 무생물에서 생물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출현했는지
아직 그 정확한 경계를 모른다.
영국의 저명한 진화생물학자 홀데인이 어느 날 대중강연 직후 한 여성으로부터 도발적인 질문을 받았다.
저는 단순한 하나의 세포가 복잡한 인간의 몸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도무지 믿지 못하겠어요.
그러나 홀데인이 대답했다.
You did it yourself in 9 months.
부인께서도 직접 그 불가능한 일을 하셨습니다. 그것도 아홉 달 만에.
그렇다.
우리는 수정란이라는 하나의 세포에서 이렇게 복잡한 성체로 ‘진화’했다.
자연도 38억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그와 유사한 일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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