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독일 연구팀이 거미가 물체에 잘 달라붙어 있으면서 움직일 수 있는 구조적인 원리를 밝혔다다리에 난 미세한 점착성 털의 분자 구조가 외부의 힘에 잘 견디면서 달라붙을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2019.02)

독거미가 수직의 표면에 그토록 잘 달라붙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거미의 다리에 있는 작은 점착성 털의 구조를 분석했다. 출처 : © Siekmann, Uni Kiel

 

 

독거미는 수직의 가파른 표면을 기어오르거나 천장에서도 떨어지지 않고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이는 다리 끝에 나 있는 수천 개의 작은 털 덕분이다물체에 잘 달라붙는 점착성을 가진 이 털들은 단백질과 다당류인 키틴질로 이뤄져 있으며 아주 짧고 뻣뻣하다

독일 헬름홀츠젠트럼 물질및해안연구센터와 킬대학교 연구팀은 독거미의 외골격에 난 털의 미세 구조를 상세히 연구하기 위해 분자 차원에서 분석했다연구팀은 고에너지X선을 이용해 털을 구성하는 키틴 분자들이 털이 반복적으로 붙고 떨어질 때 생기는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도록 배열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회복력이 아주 좋은 미래 소재를 개발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왕립협회표면연구학술지(the Journal of the Royal Society Interface)’ 1월 30일자에 발표했다.

거미의 다리에 있는 털의 작은 접촉판 부분은 길이가 불과 수백 나노미터(1nm=10억 분의 1m)에 불과하지만 거미가 빠르게 움직이거나 벽을 오를 때 큰 힘을 받는다하지만 이 점착성 구조는 그 힘을 어렵지 않게 견뎌낸다연구에 참여한 스타니슬래브 고브 킬 대학교 동물학연구소 교수는 인공적으로 만든 물질의 경우 더 잘 부러지는데 어떤 이유로 거미의 다리는 그토록 강한 힘에 잘 견디는지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X선 광원을 이용해 비밀을 밝히다

연구팀은 다리털 부분을 구성하는 물질의 분자적인 구조에 비밀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하지만 기존의 방법으로는 분자적인 물질 구조를 탐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따라서 연구팀은 프랑스와 독일에 있는 전자가속기를 이용해 X선 회절 분석 실험을 시도했다두 장치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X선을 발생시키는 장치들이다.

연구팀은 가속기에서 발생한 X선을 개미의 다리털 구조에 쏴서 나노미터 단위의 정밀한 물질 구조를 분석해 볼 수 있었다연구에 참여한 마르틴 뮐러 헬름홀츠젠츠럼 물질및해안연구센터 교수는 이 방법으로 거미의 점착성 다리털을 이루는 키틴 분자들이 털의 끝부분에 특이한 방식으로 정렬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키틴 섬유가 힘을 받는 방향으로 평행하게 정렬해 있어 털이 힘을 더 잘 견디게 해 준다는 것이다.

현미경으로 본 점착성 털의 모습. 털 안에서도 부위마다 구조가 다르다. 출처 : © Schaber et al. (2019) J. R. Soc. Interface

연구팀은 거미의 다리털의 끝부분이 아닌 다른 부위의 키틴 섬유는 다른 방향으로 정렬돼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이 구조가 털이 다른 방향에서 구부러트리는 힘을 받았을 때 잘 견디게 해 준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또 점착성 털 끝부분의 키틴 분자 정렬은 끌고 당기는 힘을 강하게 받는데털의 다른 부분을 구성하는 방향이 다른 키틴 분자 정렬로 인해 거미의 다리가 붙었다 떨어지기를 반복할 때 가해지는 힘을 털이 흡수할 수 있게 된다는 것도 설명했다.

새롭고 회복력이 강한 물질을 향한 청사진

거미와 비슷한 점착성 털은 게코도마뱀의 다리에도 있다연구팀은 이런 공통점을 토대로 동물이 여러 종류의 표면에 달라붙을 수 있는 생물학적인 원리의 핵심이 이번에 발견한 키틴 분자 구조 배열에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따라서 이를 활용하면 회복력이 매우 강한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하지만 이번에 발견한 키틴 섬유의 분자 정렬처럼 나노미터 수준으로 인공적인 분자 정렬을 재현하기에는 아직까지 기술적인 장벽이 큰 상황이다.

고브 교수는 자연은 생물학적인 재료를 생성하면서 동시에 구조를 형성시킬 수 있는 반면 인공적인 방법으로는 그렇게 하기가 힘들고 순차적으로 해야 한다며 어려움을 설명했다그는 만약 나노미터 규모의 3D프린팅이 가능해진다면 거미의 다리털 구조를 모방한 인공 재료를 만들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원문: 여기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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