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거의 없는 ‘죽음의 바다’에 적응한 어류 발견산소가 거의 없는 ‘죽음의 바다’(데드존)가 점차 늘면서 많은 해양생물이 그야말로 질식사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급증한 이 현상은 인간이 초래하는 기후변화와 환경오염과 맞물려 이들 생물에게는 악몽과도 같다.
그런데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일부 해양생물은 적응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탈리야 갈로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소속 나탈리야 갈로 박사팀이 몬터레이만 해양연구소와 협력해 원격무인잠수정(ROV)으로 캘리포니아만에 있는 데드존을 8차례에 걸쳐 잠수 조사해 위와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ROV가 데드존에 도달했을 때 센서에 감지된 수중 산소 농도는 일반적인 농도의 100분의 1 이하 수준이었다. 이는 다른 저산소 환경에 강한 물고기들이 견딜 수 있는 농도의 10~40% 수준에 지나지 않는 수준이다.
두툽상엇과(학명 Cephalurus cephalus)
첨치과(학명 Cherublemma emmelas)생물이 살 수 없다고 여겨진 극단적인 저산소 환경에서 발견된 물고기는 첨치과(학명 Cherublemma emmelas)와 두툽상엇과(학명 Cephalurus cephalus), 민태아과(학명 Nezumia liolepis) 그리고 부치과(학명 Dibranchus spinosus)에 속하는 어종이다. 단 민태아과와 부치과는 그 수가 적어 이들은 좀 더 산소가 많은 곳을 선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사실 연구진은 처음에 데이터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들 어류의 대사 수요를 고려하면 이런 극단적인 저산소 환경에서 살 수 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듭된 조사에서 연구진은 이들 물고기가 이런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살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연구진은 이들 물고기가 어떻게 이런 극단적인 환경에서 사는 방법을 익혔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아직 가설이긴 하지만 이들 물고기의 아가미가 거대화함에 따라 수용할 수 있는 산소량이 늘어났거나 이들의 작고 부드러운 신체가 대사 요구를 낮게 억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진은 추측했다.
극한 환경에 서식하는 생물들에게는 그 능력에 따라 명칭이 붙는다. 예를 들어 고온을 견딜 수 있는 생물은 호열성 생물, 고농도 염분을 견딜 수 있는 생물은 호염성 생물이라고 불린다. 이에 따라 이번에 확인된 물고기들에게도 새로운 명칭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연구진은 그 후보로 저산소를 선호한다는 뜻의 그리스어인 ‘ligooxyphile’을 제안한다.
이들 어류가 이런 놀라운 능력을 어떻게든 익혔다고 하더라도 다른 해양생물들 역시 생존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적응 과정에서는 무수히 많은 생물이 죽어 나갈 것이다. 이런 점은 극한 환경에 잘 적응한다고 알려진 미생물들조차 마찬가지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또한 이번에 확인된 생물들마저 해양 환경이 계속해서 악화해가면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바닷물 온도가 지금보다 상승해 산소가 더욱 녹기 어려워지면 훨씬 더 가혹한 환경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생태학회(ESA)가 발행하는 학술지 생태학(ECOLOGY) 최근호(2018년 11월 27일자)에 실렸다.
사진=스크립스 해양연구소/몬터레이만 해양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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