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유고래의 수면 장면. [유튜브 화면캡처]

 

 

물고기도 잠을 잘까요? 잠을 잔다면 어떻게 자는 것일까요?

 

과학자들은 수면은 모든 생명체에게 필요한 활동이라고 합니다. 수면이란 피로가 누적된 뇌의 활동을 주기적으로 회복하는 생리적인 의식상실 상태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수면 상태에서는 주변의 환경에 반응하지 않고, 감각이나 반사기능도 저하된 상태입니다.

과학적으로 수면의 상태는 뇌파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수면 상태에서도 뇌와 골격근, 순환계, 호흡계, 소화계 등 신체의 주요 기관들의 활동은 계속된다는 말입니다. 수면은 피로회복을 위한 것인 만큼 생명체가 육체적으로 큰 피로 없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활동입니다. 물고기 등 어류나 다른 해양생물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사람과 자는 모습이 다르다고 해서 잠자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물고기도 수면을 하는데 수면시간에 따라 ‘주행성 물고기’와 ‘야행성 물고기’로 나뉩니다. 잉어나 붕어, 송어, 돌돔 등은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잠을 자기 때문에 주행성입니다. 반면 메기나 가시고기 등 낮에 자고 밤에 활동하는 물고기는 야행성이지요.

물고기는 주변의 환경에 따라, 종류에 따라 잠자는 시기와 장소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대서양에 사는 담수메기는 여름에는 낮에 잠들고, 겨울에는 밤에 잠듭니다. 일부 물고기는 수온이 낮아지는 겨울이면 수심 깊은 곳으로 내려가 동면하면 반면, 여름에 수온이 높아지면 뻘을 파고 들어가 지내는 물고기도 있습니다. 흰빨판이라는 물고기는 무리로 있을 때는 주행성, 혼자 있을 때는 야행성으로 변합니다.

흑도미는 평소에 잠을 자지만 산란기나 대규모 이동 시기에는 전혀 잠을 자지 않습니다. 부레가 발달된 물고기들은 수면에 떠있는 상태에서 잠을 자기도 하고, 상어처럼 부레가 없는 물고기는 아주 깊은 바다 속에서 수면을 취한다고 합니다.

사람이 잠들면 눈을 감습니다. 뇌파를 측정하기 전에 눈을 감고 코를 골거나 숨쉬는 모습 등을 통해 수면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물고기는 눈에 눈꺼풀이 없기 때문에 눈을 감지 않습니다. 그래서 물고기는 잘 때도 눈을 뜨고 잡니다.

사람은 눈이 건조해진느 것을 막기 위해 수시로 눈물을 흘리거나 자주 깜빡거립니다. 물고기는 물속에 살기 때문에 눈이 건조해질 이유가 없습니다. 빛도 많이 들어오지 않아 눈부심도 없어 눈을 깜빡이거나 감을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사람이 물속에서 눈을 떠도 물이 눈속에 들어오지 않듯이 물고기의 눈에도 물이 들어오지 않고 다른 이물질이 침투하지 않도록 잘 보호되고 있습니다. 고등어 등 몇몇 물고기의 경우는 일종의 기름막인 ‘지검’이 눈을 덮고 있습니다. 항상 눈을 뜨고 있어도 아무런 무리가 가지 않는 것입니다.

 

물고기는 눈을 뜨고 잡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그렇다면 물고기가 수면 상태라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물고기의 움직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잠들면 움직임이 급격히 줄어들고,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도 약해진다고 합니다. 잠든 물고기는 물 속에서 수평으로 떠있거나 머리를 수면 쪽에 두고 꼬리와 지느러미를 늘어뜨립니다. 거꾸로 머리를 해저로 박고 꼬리가 수면으로 향한 채 잠드는 고래도 있다고 합니다.

무리를 지어다니는 물고기는 무리 속에서 잠을 자기도 하고, 모래나 뻘 속에 파묻혀 자거나 점액질을 분비해 몸을 감싸기도 합니다.

수면이 부족한 물고기는 어떻게 될까요?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밤에 어항 속에 전류를 흘려 물고기들이 자지 못하도록 방해했더니 다음날 물고기들의 아가미와 입의 움직임이 둔해졌다고 합니다. 또 조명이 밝혀져 있을 때보다 불빛이 없고 어두울 때 더 잠을 오래잔다고 합니다.

물고기도 밤낮을 가리고, 수면이 부족하면 사람이나 물고기나 피로를 느끼는 것은 똑같습니다. 집에서 키우는 수족관 속 물고기의 수명이 예상보다 짧다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 아닐까요? 밤에 수족관의 조명을 꺼주는 작은 보살핌 만으로도 물고기는 더 오래 살 수 있습니다.

 

 

(원문: 여기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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