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연구진 신약 임상시험 성공… 이르면 내년 초 상용화될 듯
18일(현지 시각) 미 시애틀에서 열린 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에서 ‘땅콩 알레르기’ 치료를 위한 신약이 임상시험에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신약은 이르면 내년 초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땅콩 알레르기 보유자는 몸에 ‘면역글로불린E(IgE)’라고 불리는 항체가 많아 땅콩 단백질을 항원으로 인식하고 과한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미국에선 소아 중 150만명가량, 영국에선 10만명가량이 보유자로 알려졌다. 한국인은 전체 유병률이 서구보다 낮은 0.35∼2.4% 수준으로 추정된다.
미국·영국 합동 연구진이 수행한 이번 임상시험은 땅콩 알레르기 보유자 중 4∼17세 소아 496명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진은 땅콩에서 특정 지방을 제거한 땅콩 단백질이 미량 포함된 신약 ‘AR101’을 개발, 이들에게 알약 형태로 섭취하도록 했다.
피시험자 중 75%인 372명에게는 신약을 줬고, 나머지 124명에게는 위약을 준 뒤 12개월 뒤 이들이 각각 섭취할 수 있는 땅콩 단백질의 양을 비교했다. 신약에 포함된 단백질은 처음 3㎎으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최대 300㎎까지 늘렸다. 면역 반응을 강화하기 위해 백신을 넣는 것처럼 미리 소량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다.
시험 결과 전체 환자의 96%가 땅콩 한 알에 해당하는 단백질인 300㎎을 섭취하고도 큰 불편함을 겪지 않는 가벼운 증상만 보였다. 전체의 84%는 땅콩 두 알, 63%는 땅콩 세 알까지 무리가 없었다. 위약을 먹은 환자는 4%만이 땅콩 600㎎을 무리 없이 섭취했다.
연구에 참여한 교수는 “땅콩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되는 건 아니지만, 실수로 먹고 치명적 상황에 이르는 건 피할 수 있다”고 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오는 22일 발표될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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