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 가습기 살균제, 라돈침대, 프레온 가스, 살충제, 고엽제 …

이런 단어들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유해한 화학물질?
유해한 물질인 건 알겠는데 왜 하필 화학물질’인가?

요즘은 심심찮게 광고에서 화학첨가물이 없는 OO’이라는 표현을 접하게 된다
심지어 화학 성분이 없는 OO’도 있다
도대체 언제부터 화학이 이렇게 찬밥 신세가 되었나?


한 때 화학은 기적을 일으키는 미다스의 손이었다.
그 가장 대표적인 예가 질소비료다.

<질소 비료>

프리츠 하버가 공기 중의 질소를 암모니아로 고정시켜 비료를 만들지 않았다면
적어도 인류의 1/3이 식량부족으로 사라졌을거다.
사람들은 공기로 식량을 만들었다고 열광했고
하버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18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나일론이 처음 나왔을 때도 사람들은 열광했다.
거미줄보다 가늘고 강철보다 강한 섬유!

특히 여성들은 나일론으로 만든 스타킹에 열광했다.
2차대전으로 모든 나일론이 군수물자로 사용되고 스타킹이 생산되지 않자
가수 Marion은 나일론이 다시 꽃필 때 (When the Nylons Bloom Again)’라는
노래를 부르며 스타킹을 그리워했다.

플라스틱은 또 어떤가?
1960년대 영화 <졸업>을 보면 다음과 같은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의 진로에 대해 아빠의 친구가 조언하는 장면이다.

Just one word… Plastics…

There is a great future in plastics!

딱 한마디만 하지, 앞으로 대세는 플라스틱이네.
플라스틱에 위대한 미래가 있네!

하지만 사람들은 차츰,
화학비료를 살충제나 제초제와 동격으로 여겨 유기농을 찾고
나일론은 나이롱 박수’ ‘나이롱 환자’ 등의 표현처럼 가짜’를 의미하는 말로 전락했고
플라스틱은 썩지 않는 악성 쓰레기의 대표환경 오염의 주범이 되었다

<플라스틱 쓰레기>

이제 사람들은 화학하면 합성을 떠올린다.
자연 속에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인공적으로’ 합성했다는 것이다.

화학 입장에선 이건 정말 이중으로 억울한 노릇이다.
먼저 인간이 만든 것 중에 유독 화학물질이 천대 받는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나쁜 몇 개가 좋은 많은 것들을 몽땅 가린다는 것이다.

미꾸라지 몇 마리가 물을 온통 흐려놓는 격이다.

유해한 화학물질이라고 하지 말고 그냥 유해한 물질이라고 해야 하고
화학첨가물이 아니라 인공첨가물이 적절하다.
화학 성분이 없는이라는 말은 무지의 소산이니 아예 논외다

이 세상에 화학 성분이 아닌 게 어디 있는가?
심지어 여러분도 화학 성분이다!


어떤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실감하려면 그것이 없는 상황을 상상하면 된다.
여러분이 집이나 학교, 사무실 등 ‘인공적인’ 구조물 속에 있다면 주위를 둘러보라.
화학이 없다면 뭐가 먼저 사라질까?

일단 플라스틱이 몽땅 사라진다.
TV, 컴퓨터,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분의 휴대폰이 사라진다.
케이스뿐이 아니다, 내용물 대부분이 사라지고 배터리도 사라진다.
아니 여러분이 딛고 있는 건물 자체가 거의 사라진다.

책은 말할 것도 없다. 화학이 없다면 잉크도 없으니까.
무엇보다 페인트와 염료가 사라져서 색깔이 사라진 회색의 도시가 된다.
자동차도 사라지고 아스팔트 도로도 사라진다.

의식주 중에서는 그나마 먹는 게 조금 살아남을까?

하지만 대형마트에 가서 둘러보라.
정말 자연에서 온 게 몇 퍼센트나 될까?
그나마 방부제색소향료 등 화학첨가물이 없는 음식은 또 얼마나 될까?

화학이 없으면 도시가 사라지고 문명이 사라진다.

화학은 곧 문명이다.

 

 

 

원문: 여기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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