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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이번 주 ‘네이처’ 표지에는 박테리아의 이중 세포벽으로 형상화 한 타이머가 실렸다. 시간이 거의 다 됐음을 알리는 듯 시계 침이 원점을 향해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뇌막염, 폐렴, 치명적인 설사병…. 항생제를 개발하는 연구자들은 여러 가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50년이 넘도록 고군분투 해왔다. 세균이 약물이 침투하기 어려운 외벽과 내벽의 이중 세포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램 음성 박테리아의 경우 항생제에 금세 내성을 갖게 돼 한번 약물을 개발하더라도 계속해서 변형을 해야만 했다.
이런 가운데 항생제에 강한 내성을 가진 병원균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무기가 개발됐다. 미국의 생명공학기업인 지넨테크의 피터 스미스 박사팀이 이끈 연구팀은 박테리아의 외벽을 새로운 방식으로 파괴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인 ‘G0775’를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13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아릴로마이신’으로 불리는 물질을 이용해 G0775를 개발했다. 다양한 아릴로마이신이 박테리아 외벽을 침투할 수 있지만 대부분 표적 물질인 외벽과 내벽 사이의 효소에 결합하지는 못했다. 이 효소와 결합해야 박테리아의 내성을 없앨 수 있다. 반면 연구진이 새롭게 개발한 G0775는 쉽게 외벽을 뚫고 들어갈 뿐만 아니라 표적 효소와도 잘 결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 결과에 따르면 G0775는 에스테리코미아콜리, 클렘브스 등 인간에게 가장 위협적인 그램 음성 박테리아를 포함해 환자로부터 추출한 박테리아 49종을 모두 무력화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 효과가 자연 상태의 아릴로마이신보다 500배 더 강력했다. 13가지의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악성 폐렴 변종 박테리아 역시 G0775로 무력화 됐다. 포유류의 세포에 대한 독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G0775가 실제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역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스미스 박사는 “향후 모든 종류의 그램 음성 박테리아를 물리칠 수 있는 항생제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도 “아직까지는 동물실험을 통해 얻은 결과이기 때문에 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을 거쳐 후보물질의 효능을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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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박테리아’ 잡을 신약 후보물질
美 바이오 기업, 후보물질 개발… 내성 박테리아 포함 49종 무력화
어떤 항생제도 통하지 않는 이른바 ‘수퍼 박테리아’를 잡을 신약이 개발됐다. 미국 바이오기업 제넨테크의 피터 스미스 박사 연구팀은 지난 13일 “항생제 내성을 가진 그람 음성균을 새로운 방식으로 무력화시키는 신약 후보 물질 ‘G0775’를 개발했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그람 음성균은 일반 세균과 세포막 구조가 달라 현미경 관찰용 염색이 잘 안 되는 세균을 말한다. 살모넬라균·대장균·콜레라균처럼 항생제에 내성을 갖춘 수퍼 박테리아가 대부분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50년 수퍼 박테리아로 인한 사망자가 암 사망자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구진은 기존 항생제 아릴로마이신을 이용해 G0775를 개발했다. 아릴로마이신은 세균의 외벽을 침투할 수 있지만 외벽과 내벽 사이에서 각종 단백질 분비를 조절하는 효소에 결합하지 못했다. 이 효소와 결합해야 세균의 내성을 없앨 수 있다. 연구진은 아릴로마이신의 화합물 구성을 살짝 바꿔 효소와 잘 결합하는 물질로 만들었다.
연구진은 G0775가 쥐 실험에서 세균 49종을 무력화시켰다고 밝혔다. 13가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변종 폐렴균도 없앤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기존 항생제보다 500배 강력하면서도 사람이나 다른 포유류의 세포에는 독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퍼 박테리아를 잡으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신시내티대 펭 장 교수와 닐 아이어스 교수는 지난달 미국화학회 학술대회에서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하이브리드 감광제’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는 활성산소로 공격한다. 감광제는 산소로 활성산소를 만드는 과정에 사용된다. 문제는 감광제가 물과 잘 섞이지 않아 박테리아가 활동하는 수용성 물질에서는 잘 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물과 기름에 모두 잘 섞이는 금속 입자를 감광제에 넣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수퍼 박테리아가 항생제에 내성을 갖게 되는 원리도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와 덴마크공대(DTU) 공동 연구진은 지난해 6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병원균이 다른 세균으로부터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전달받는 과정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실 모양의 방선균은 스스로 항생물질을 분비하기 때문에 항생제에 내성이 있다. 이 방선균을 일반 병원균과 함께 배양하면서 항생제를 주자 둘 다 살아남았다. 병원균이 방선균의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획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