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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영 카카오 인공지능서비스팀장 밝혀
“외부 파트너들도 기능 추가할 수 있게”
“카카오 미니 준비한 물량 20만대 완판
하반기 디자인 개선한 새 모델 출시 예정”
지난 5일 카카오 인공지능 랩의 이석영 인공지능서비스팀장이 ‘카카오 미니와 카카오 아이 현황과 확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인공지능(AI) 스피커는 흔히 ‘음성 비서’에 비유된다. “OO야! 뉴스 틀어줘” 같은 말 한마디만 듣고도 일을 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스피커가 비서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해낼 수 있는 일의 종류가 많아야 한다. 인공지능 스피커에 대고 어떤 요청을 했을 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라는 답이 가능한 한 적어야 한다.
세계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마존은 자사의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가 할 수 있는 일을 ‘스킬(skill)’이라고 부른다. 스마트폰으로 치면 앱(애플리케이션)에 해당하는 말이다. 아마존은 ‘알렉사’(에코에 내장된 인공지능 플랫폼)를 개방형 플랫폼으로 만들면서 스킬 수를 대폭 늘리는 데 성공했다. 아마존만 에코의 스킬을 늘리는 게 아니라, 외부 개발자 누구든 자사의 제품·서비스를 에코와 연계해 스킬로 만들 수 있도록 개발 지원 도구를 공개한 것이다. 2015년 9월 14개로 시작한 알렉사 스킬 수는 2017년 4월 1만개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2만5천개를 넘겼다.
카카오가 아마존을 본따 인공지능 플랫폼을 개방한다. “올해 안에 카카오와 제휴 된 외부 파트너(서드파티)가 직접 제공하는 기능을 카카오 미니에서 이용자들이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난 5일 카카오 인공지능 랩의 이석영 인공지능서비스팀장이 ‘카카오 미니와 카카오 인공지능 서비스 비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한 말이다. 현재 카카오 미니 이용자들이 이용하는 카카오톡 전송과 음악재생 등 500여개 기능은 모두 카카오 내부에서 개발해 서비스하는 것인데, 올해 안에 카카오의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아이(i)’를 개방형으로 전환해 외부에서도 서비스 개발·제공에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아마존이 ‘알렉사 생태계’를 만들어 스킬 확장에 성공한 것처럼 카카오도 ‘카카오 아이 생태계’를 꾸려보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내부적으로는 카카오톡과 멜론 등 다른 카카오 서비스와 연결을 강화해 활용도와 편리성을 높이는 준비를 하고 있다. 발송만 가능했던 카카오톡 서비스는 발신자 이름이나 단체 채팅방 이름을 특정해 새로 온 메시지를 읽어주는 기능이 빠르면 하반기에 추가된다. 카카오 미니가 이용자별 목소리를 구별해서 인식할 수 있는 ‘음성 프로필’ 기능도 더해진다. 이 기능을 함께 활용하면 카카오톡 사생활 보호도 가능하다고 카카오는 주장한다. 하반기에 멜론을 운영하는 카카오엠과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멜론 쪽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음악 추천 서비스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7월 출시한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 미니’. 준비한 물량 20만대가 완판됐다. 카카오는 하반기에 카카오 미니 개선 모델을 새로 출시할 계획이다. 사진 카카오 제공
카카오는 하반기 카카오 아이를 기반으로 한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카카오 홈’을 출시하고 현대자동차와 협력을 강화하는 등 집과 자동차 환경에서 카카오 아이 활용을 확산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3분기에는 카카오내비 앱에 카카오 아이를 적용해 말로 목적지를 입력하거나 길 안내를 받는 중간에 음악을 재생시키는 등의 기능도 새로 선보인다.
지난해 7월 출시된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 미니’는 준비된 물량 20만대가 모두 팔렸다. 이 팀장이 이날 공개한 카카오 미니 주요 이용자 지표를 보면, 주간 기기 사용률(전원이 연결된 기기 기준 1주일 동안 1번 이상 사용한 비율)은 80%이고, 주간 기기 사용시간(전체 기기의 총 주간 이용시간)은 5400만분에 달했다. 주간 사용시간의 74%(4000만분)는 음악재생으로, 카카오 미니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 기능 1위도 음악재생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재생된 장르는 동요·자장가·팝송으로, 카카오 미니가 육아에 많이 활용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용자들은 음악재생 다음으로는 날씨정보 검색, 알람 설정, 미세먼지 정보 검색 등의 기능을 많이 이용했다.
카카오는 현재 완판된 카카오 미니를 개선한 모델을 하반기 중에 새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 팀장은 “기기 외양은 바뀔 수 있지만, 기존에 완판된 제품을 산 사람이나 새 제품을 사는 사람이나 인공지능 서비스는 별다른 변화 없이 함께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어린이들의 인공지능 스피커 ‘중독’을 우려하는 시선에 대해, 이 팀장은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NPR)은 ‘중독’이란 말 대신 아이들이 인공지능 스피커를 놀이 대상으로 삼아 즐긴다고 바라봤다. 물론 카카오는 아이들이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부적절한 언어를 대화습관으로 배울 가능성을 고려해서 어떻게 이런 부분은 예방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줄 것인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