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로 소리를 내는 모든 악기들은 동일한 원리로 작동한다. ‘진동하는 끈은 소리를 만들어낸다’는 원리가 바로 그것이다. 모든 악기는 고유의 기본음 높이(피치)를 갖고 있으며, 이것을 조금씩 변형시키면 다양한 음이 생성된다. 피타고라스는 음의 높이를 좌우하는 두 개의 놀라운 규칙을 발견했는데, 이 규칙은 숫자와 물리적 세계, 그리고 화성을 느끼는 우리의 감각(자연에 내재된 아름다움의 한 단면)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다.
피타고라스가 발견한 첫 번째 규칙은 ‘진동하는 줄의 길이와 그로부터 들려오는 음의 높이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재질이 같은 두 개의 줄을 동일한 장력으로 팽팽하게 당겨놓고 퉁기는 실험을 해보면 두 줄의 길이가 간단한 정수 비율로 세팅되었을 때 듣기 좋은 화음이 생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두 줄의 길이 비율이 1 : 2면 한 옥타브 차이의 음(기본 C음과 한 옥타브 위의 C음)이 생성되고 2 : 3이면 완전 5도(C와 G), 3 : 4면 4도 화음(C와 F)이 생성된다. 이 화음이 듣기 좋다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고전음악과 민요, 팝, 로큰롤 등 모든 음악은 장르를 막론하고 이 규칙을 따라 만들어진다.
피타고라스의 두 번째 규칙은 끈의 장력과 관련되어 있다. 그는 줄의 한쪽 끝에 무게가 다양한 추를 매달아서 장력을 수시로 바꿔가며 줄을 퉁기는 실험을 하다가 이전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줄의 길이를 조절하던 실험에서는 줄의 길이가 간단한 정수 비율일 때 듣기 좋은 화음이 생성된 반면, 줄의 장력을 조절하는 실험에서는 장력의 비율이 작은 정수의 제곱 비율일 때 듣기 좋은 화음이 생성되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장력의 비율이 1 : 4면 한 옥타브 차이가 나는 식이다(일반적으로 줄은 장력이 클수록 높은 소리를 낸다). 그러므로 현대의 모든 연주자는 줄 끝에 달려 있는 나사를 조이거나 풀 때마다 피타고라스를 소환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