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수명연장과 관련된 내용을 살펴본다.

 

노화에 대해 이야기하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면서도 긴장하는 듯하다. 일반적으로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일상 생활을 하지만, 그 순간에도 무언가가 몸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즉 신진대사 작용 등과 함께 노화 역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심장에 의한 혈액 순환의 경우, 80세가 되면 60세에 할 수 있는 절반 정도만 할 수 있게 되는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체온도 내려간다. 인간과 달리, 브리슬콘 소나무(Bristlecone pine)는 4,000년(또는 4,600년)까지 살 수 있으며, 파리는 하루를 살 수 있다(참고로, 벼룩은 30일, 흰 쥐는 4년, 개와 고양이는 20년, 침팬지와 말은 40년, 하마는 50년, 인도 코끼리는 80년, 민물 홍합과 일부 생선은 100년, 큰 거북이는 150년 정도가 그 수명으로 알려져 있다.).

 

불사 또는 불멸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감각과 힘이 손상되지 않은 상태에서 즉 건강한 삶을 누리면서 장수할 수는 없을까?

 

이러한 목적으로 우리는 섭취하거나 주사했을 때 회복 치유 능력을 제공하는 “마법의 치료법”을 찾아왔다. 오늘날의 과학 연구에서도 영양분이나 호르몬이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등 이러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어린 쥐의 비장 세포(spleen cells)를 늙은 쥐에게 주입하면 경우에 따라 수명을 1/3 더 연장할 수 있다. 다람쥐의 뇌에서 추출한 안타보톤(antabotone)이라는 물질은 쥐의 체온을 약 5도 정도 낮추어 대사 과정을 늦추고 이에 따라 수명을 연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초파리 온도를 25˚C에서 19˚C로 낮추면 수명이 두 배가 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윤형동물의 한 종류인 로티퍼(rotifers)도 비슷하게 반응한다. 사람의 경우 체온을 2도 낮추면 기초 대사율(basal metabolic rate, BMR)이 8% 감소한다. 반대로 상처 치유(wound healing)는 온도를 높이면 향상된다. 더 높은 온도는 또한 식세포(phagocytes)라고 불리는 세포에 의해, 침입하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파괴를 가속화한다.

 

체온이나 BMR 외에 다른 요소들도 인간의 수명과 관련이 있다. 뇌에 있는 효소인 모노아민 산화효소(monoamine oxidase)는 우울증 및 정신분열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모노아민 산화효소 수치(즉, 양 또는 활성도)를 억제하면 이러한 장애를 치료 내지는 극복할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의 죽음의 원인은 면역 체계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노인들은 감염과 그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하기 때문에 면역 감시 체계를 강화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흉선(thymus)을 제거하면 호르몬인 티모신(thymosin)의 농도가 감소하고 면역 체계가 지연된다. 억제 세포(suppressor cells)의 부족은 제어되지 않는 항체 생산을 허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은 항체 생산은 우리에게 유리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한편으로 우리는 질병과 싸우기 위해 항체가 필요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항체의 과잉 생산은 우리 자신의 세포를 공격하는 루푸스 홍반증(lupus erythematosus)과 같은 노년의 자가 면역 질환을 초래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예들 증 그 어느 것도 노화의 원인에 대한 난해한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하지 않는다. 과학자들이 좋아하는 노화 이론 중 하나인 “자유 라디칼 이론(free radical theory)”은 분자의 특정 부분인 자유 라디칼이 일시적이고 매우 불안정하여 반응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 몸의 생명 화학에 현저하게 파괴적이라고 말한다. 생성된 자유 라디칼들은 우리의 중요한 산소 반응에 참여하고, 불필요하거나 유해한 부산물을 형성하고, 세포막을 약화시키고, 섬세한 DNA 기계를 방해하고, 일반적으로 약화된 세포와 기관을 생성하기 때문이다. 산소와 오존 뿐만 아니라 방사선 노출도 자유 라디칼 생성자로 생각된다. 방사선에 노출된 동물이나 사람은 가속화된 노화 과정의 명백한 영향을 받는데, 주름진 피부가 생기고, 리포푸신(lipofuscin) 및 아밀로이드(amyloid)와 같은 소위 노년기 색소의 축적이 관찰된다. 작은 동물들은 고농도의 오존에 의해 죽을 수 있다. 미국 우주 프로그램 초기의 우주비행사들은 순수한 산소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심각한 눈 문제를 겪었다. 심장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더 많은 불포화(unsaturated) 지방을 섭취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이제 우리는 자유 라디칼이 포화된 지방에 비해 불포화 지방에 의해 더 쉽게 생성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딜레마가 발생한다.

 

이와 같은 “자유 라디칼 이론”이 사실이라면, 자유 라디칼을 중화(또는 억제)시킴으로써 오래 살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질문이 의미가 있는 것은, 우리 몸의 세포 내에 존재하는 자연 발생 자유 라디칼 중화제(항산화제라고도 함) 또는 억제제에 의해 조절되며 따라서 이와 동일한 자유 라디칼 중화제가 포함된 식품을 섭취함으로써 자유 라디칼을 중화(또는 억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 E는 그 중 하나이며, 비타민 A와 C뿐만 아니라 메르캅탄(mercaptan)이라고 하는 화학 물질과 BHT (butylated hydroxytoluene), 2-MEA (2-mercaptoethanolamine), 산토퀸(santoquin, 퀴놀린 유도체)과 같이 난해한 명명법을 가진 화학 물질도 있다. 쥐의 식단에 이러한 자유 라디칼 중화제(항산화제)를 첨가할 경우 실험 그룹이 대조군보다 오래 살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즉, “자유 라디칼 이론”은 자유 라디칼의 체내 형성을 늦출 수 있다면, 구리(자유 라디칼 반응의 촉매제의 대표 금속이온)의 체내 양을 줄일 수 있다면 더 오래 산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한편, 콜라겐(collagen)은 우리 몸의 구조적 구성 요소와 효소, 필수 산소 및 기타 생명의 원천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물질들의 표면을 형성하는 단백질 물질이다. 젊었을 때 콜라겐은 일부 체액에 용해되며 현미경으로 보면 섬유질이거나 끈처럼 보이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젊은 콜라겐은 ‘오래된 콜라겐’이 되어서 가교결합 등으로 전보다 더 단단해지고 물에 잘 녹지 않는 불용성의 성질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더 뻣뻣해지고 운동하기 전에 워밍업이나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지 않으면 아킬레스건 등이 당겨지는 느낌을 가지는 경향이 더 커진다. 대부분이 콜라겐으로 이루어져 있는 폐 표면의 막이 ‘오래된 콜라겐’ 형태로 바뀌게 되면 산소를 적게 받게 되고, 심호흡을 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말 그대로 고통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최적의 산소량을 흡입할 수 없고, 활력이 감소하며, 쇠약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노인들이 치아를 잃는 것이 충치 때문이 아니라 잇몸(콜라겐으로 구성됨)이 줄어들고 치아 뿌리가 노출되어 궁극적으로 치아가 느슨해지고 뿌리에서 분리되기 때문에 치아를 잃는다는 증거도 있다. 참고로, 비타민 C가 잇몸의 교차 결합 및 수축 및 관련 치아 손실을 방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에너지나 효소가 고갈되거나 극도로 낮은 수준의 농도에 도달하면 노인성 사망(senile death)의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노화의 마모 또는 수명 이론(wear and tear theory of aging)”의 핵심이다. 이 이론의 지지자들 중에서 대사량을 줄임으로써 수명연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 있는데, 예를 들어, 몇 년 전에 수행되고 그 이후로 쉽게 확인된 실험에서 실험군의 쥐는 건강한 식단을 섭취했지만 대조군 쥐의 경우에는 칼로리 함량이 부족했는데, 대조군의 쥐가 더 오래 살았다. 참고로, 3일 중 하루 단식 주기의 대조군의 경우에는 결과가 바뀌지 않았다고 한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쥐와 코끼리의 심장 박동수(심박수)을 비교했다. 2~3년을 살고 분당 약 500회의 심박수를 가진 쥐는 평균 일생 동안 약 10억 회의 박동을 했는데, 분당 25회 박동하는 코끼리는 약 80세까지 살았으며 심장 박동도 평균 약 10억 회였다고 한다.

 

그리고 노화와 면역체계 사이의 관계도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면역 노화 이론(immune theory of aging)”). 면역 체계의 중요한 많은 기능은 뇌에 의해 제어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뇌의 시상하부(hypothalamus, 배고픔, 포만감, 체온, 수분 균형, 혈압, 심박수 조절), 뇌하수체(pituitary, 신진대사, 성장, 생식에 영향), 갑상선(thyroid, 신진대사와 산소 소비에 영향) 및 흉선(면역 체계의 본질을 생성)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모든 기능은 신경 신호 전달에 영향을 미치는 도파민(dopamine), 세로토닌(serotonin) 및 아세틸콜린(acetylcholine)과 같은 신경 전달 물질(neurotransmitters)에 의존한다. 뇌의 도파민 수치는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파킨슨병 치료제로 관심이 모아졌을 때 밝혀진 사실이다. 참고로, 식품에서 발견되는 L-도파(L-dopa)가 우리 몸에서 도파민으로 바뀌게 된다. 그런데, 이와 같이 중요한 물질들의 부재가 시상 하부 기능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어떤 방식으로 노화 과정이나 노화 증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목 부분의 갑상선은 갑상선에 의해 분비되는 호르몬 티록신의 과소생산 또는 과잉생산과 관련된 조건에 대한 연구에서 반세기 이상 동안 관심의 초점이었다. 너무 적은 티록신은 세포의 적절한 에너지 대사에 불충분하게 된다. 환자의 경우 무기력하고 활력이 없어 보인다. 티록신 수치가 너무 높으면 세포가 활성화되어 과잉 활동을 일으켜 비효율적으로 작동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hypothyroidic) 환자는 너무 많은 주름, 백발, 질병에 대한 저항력 저하, 성장 지연, 근육 및 심혈관 기능 약화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hyperthyroidic) 환자의 경우 신경질, 성장 감소 및 수명 단축 경향이 나타난다. 건강한 노인은 일반적으로 혈중 티록신 수치가 젊은 사람들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거나 낮지 않은데, 이러한 결과는 티록신의 혈중 농도가 문제가 아니라 세포막을 둘러싸고 있는 티록신의 침투 불능이 문제라는 것이 입증되기 전까지 역설처럼 보였다.

 

갑상선 기능과 혈중 티록신 수치가 정상인 경우에도 티록신이 적절한 양으로 세포에 확산될 수 없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 결과 적절한 수준에서 작동하지 않아서 노인들의 BMR은 꾸준히 떨어지고 활력은 단조롭게 감소하며 질병, 신체적 부상, 심리적 외상 및 젊은 사람들이 무시할 수 있는 스트레스의 희생자가 되기 쉽다. 티록신을 세포에 공급할 수 없는 이러한 무능력이 뇌하수체에 의해 조율된다는 증거가 있다. 티록신의 세포 내 공급을 차단하는 것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우리 삶의 성숙기와 후기 단계에서 뇌하수체에서 배출되는 것이다. ‘죽음의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이 호르몬의 존재는 간접적으로 밝혀졌다. 일부 늙은 쥐의 뇌하수체를 절제한 다음 혈류에 티록신을 추가하면 티록신 결핍에 의한 쇠약 효과가 역전된다. 즉, 쥐가 겉보기에 젊어지게 되는 것이다.

 

“면역 노화 이론”의 지지자들은 주로 흉선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에 면역 체계의 본질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흉선은 골수(bone marrow, B 또는 골수 유래 세포)에서 면역세포를 받고 흉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티모신과의 작용을 통해 T 또는 흉선 유래 세포의 발생을 유발한다. T 세포는 혈액과 림프 조직으로 들어가 암세포, 바이러스, 박테리아를 공격할 수 있는 킬러 세포(killer cells, 림프구, lymphocytes)가 된다. B 세포는 또한 림프 조직으로 들어가며,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에 대한 면역을 제공하는 항체 분자를 분비한다. 흉선은 사춘기 직후인 어린 나이에 위축되며, 그 직후 B 세포 기능이 저하된다. T 세포는 나이가 들면서 가장 많이 변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의 기능 상실은 B 세포의 항체 분비에 영향을 미쳐 우리 몸의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항체(autoantibodies)라고 하는 비정상적인 항체의 존재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여겨진다. 노인들은 일반적으로 자가항체 수치가 높으며 이 경우에 자가면역 질환으로 여겨지는 류마티스 관절염 및 성숙기 당뇨병으로 고통받게 되는 것이다.

 

노화와 관련된 연구 또는 이론들은 많은 편인데, 간략하게 살펴보면, 예를 들어 해리슨(Harrison)은 늙은 쥐와 어린 쥐의 병체결합(parabiosis, 두 동물의 혈액 순환계 결합)을 조사했는데, 이와 같은 병체결합은 늙은 쥐를 젊어지게 하지 않았으며 늙은 쥐의 무언가가 어린 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 바 있다. 톨모소프(Tolmosoff)는 노화의 자유 라디칼 이론을 다루면서 쇠약하게 하는 원인으로 슈퍼옥사이드(superoxide) 자유 라디칼을 제안한 바 있다. 최근 슈퍼옥사이드 자유 라디칼의 중화제인 SOD(Superoxide dismutase)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SOD는 슈퍼옥사이드 자유 라디칼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SOD는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 및 설치류의 간, 뇌, 심장에서 그 존재가 확인되었는데, 우리 인간은 SOD 수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수명이 긴 종은 슈퍼옥사이드 자유 라디칼을 생성하는 산소 대사의 부산물에 대해 더 높은 수준의 SOD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다.

 

그리고, 20세기 초, 파스퇴르(Pasteur)의 동료인 메치니코프(Metchnikoff)는 노화가 장내 독소의 영향 때문이라는 이론을 세웠으며, 락토바실러스 불가리스(요구르트 발효와 관련있는 박테리아의 한 종류)가 풍부한 식단을 옹호했다. 보고몰렛(Bogomolets)은 콜라겐 이론과 관련하여 콜라겐 결합 조직의 활성화를 위한 일종의 혈청을 발견했다. 루마니아의 아슬란(Aslan)은 회춘을 목표로 하는 치료를 위해 노보케인(Novocain)과 같은 프로카인(procaine) 물질인 Gerovital H3를 사용했으며, 셀리에(Selye)는 스트레스가 노화의 원인이라고 주장했고, 물리학자 실라르드(Szilard)는 배경 방사선이 무작위로 우리의 염색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제안하면서 배경 방사선이 주범이라고 했다. 오르겔(Orgel)은 DNA 단백질 합성 장치가 손상되어 단백질 생산을 위한 잘못된 템플릿이 생성된다는 오류 또는 재앙 이론을 제안했으며, 위스콘신의 비외르크스텐(Bjorksten)은 노화의 콜라겐 또는 가교 이론의 주요 지지자였다. 코넬의 맥케이(McCay)는 초기에 식이 제한을 통해 쥐의 수명을 최대 25%까지 연장했다.

 

그리고 앞에서도 잠깐 언급한 바 있지만, 노화와 BMR 관련 연구 역시 중요하다. 1908년에 루브너(Rubne)는 포유류의 수명 동안 체중 1g당 소비되는 칼로리의 수를 합산하면 쥐(수명 3.5년)와 코끼리(수명 70년)의 경우 그 양이 거의 동일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이 수명 동안의 누적 심장 박동수는 각각 11억 회와 10억 회로 놀라울 정도로 비슷했다. 더 빨리 살고 덜 산다는 의미로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존스홉킨스의 펄(Pearl)은 20세기 초에 초파리 연구를 하면서 환경 온도가 초파리의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발견했다. 온도를 높이면 초파리의 수명이 단축되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였다. 남가주 대학의 스트레러(Strehler)는 체온이 낮은 쥐가 다른 쥐보다 최대 2배 더 오래 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와 관련해서, 다양한 기후 조건에 노출된 개체들에게는 추운 지역의 개체가 따뜻한 지역의 개체보다 수명이 길고 성장 속도가 느린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100일 된 항아리에 넣은 일부 연체동물은 23˚C에서 125일 더 살았지만 7˚C에서 20˚C에서는 더 살았다. 추가 수명은 280일이었다. 로티퍼에 대한 실험에서 온도를 10˚C 낮추면 수명이 정상 기대치의 약 4배로 연장될 수 있다고 한다.

 

수명과 식습관, 체표면적, 체중, BMR과 관계가 있고, 뇌의 크기와 수명 사이에도 의존성이 발견됐다. 새는 비슷한 크기의 포유류보다 오래 산다. 냉혈 동물은 새나 포유류보다 오래 사는데, 냉혈 생물은 온도에 따라 급격히 노화되는 속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물벼룩의 경우에는 최대 수명을 위한 최적의 온도가 있는 것 같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 최적의 온도에서 어느 방향으로든 벗어나면 수명이 크게 줄어든다. 송어와 초파리의 경우 환경 온도를 높이면 BMR이 증가하고 수명이 단축된다.

 

노화와 자유 라디칼 관련해서는, 생쥐에게 2-MEA, BHT, 비타민 E 및 산토퀸와 같은 항산화제를 공급하여 수명 연장 가능성을 입증한 하르몬(Harmon)의 연구도 중요한데, 항산화제를 먹인 어미에게서 태어난 새끼는 오래 살았다. 배로우스(Barrows)는 성숙한 쥐의 사료에서 단백질 함량을 절반으로 줄임으로써 쥐의 수명을 약 30% 늘렸으며, 텍사스 대학의 골드슈타인(Goldstein)은 티모신을 쥐에게 주입하여 면역 기능을 강화했다. 그리고, 온도를 낮추는 약물과 같은 노화 방지 개념을 적용하거나 L-도파 또는 콜라겐 가교 억제제(비타민 C) 또는 세포막 안정제(셀레늄) 또는 리포푸신 제거제(항산화제)를 이용한 실험 연구결과들도 보고된 바 있다. 자유 라디칼 반응으로 인한 손상은 다음과 같다. (1) 신체의 구조 단백질인 콜라겐과 엘라스틴(elastin)의 교차 결합; (2) 산소, 효소 및 기타 필수 물질이 확산되는 막 및 세포 물질의 분해; (3) 지질과 단백질의 중합에 의한 노화 색소의 축적; (4) 과도한 산화(과산화)에 의한 미토콘드리아 막의 변화 및 (5) 혈청 및 혈관 내벽의 산화에 의한 작은 혈관벽의 섬유화. 히스티딘(histidine), 라이신(lysine) 등 쉽게 산화되는 아미노산은 활성산소 반응을 증가시켜 수명을 단축시키며, 방사선은 생쥐에서 종양을 일으키는 자유 라디칼 발생의 원인인데, 불포화 지방이 식단에 추가되면 방사선 효과가 강화된다. 여성의 유방암 발병률은 식단에 포함된 불포화 지방에 비례하여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높은 수준의 홍화유(safflower oil, 불포화 지방)를 먹인 쥐의 종양 발병률은 비타민 E를 식단에 추가하면 줄어들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노화와 관련해서 고려해 봐야할 또다른 예로는 세포 속 생체시계라고 할 수 있는 ‘텔로미어(telomere)’를 들 수 있다. 노화가 독자적인 연구 주제로 자리 잡은 건 헤이플릭(Hayflick)의 연구 결과가 발표된 이후인데, 2009년 노벨 생리의학상이 이와 같은 세포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텔로미어의 역할을 확인한 블랙번(Blackburn) 등 3명에게 돌아가면서 노화 연구는 혁명기를 맞게 된 것이다. 세포 속 염색체 끝단을 말하는 텔로미어는 운동화 끈 끝을 감싼 플라스틱처럼 세포 속 염색체 끝부분에 위치하는 유전자 조각인데, 텔로미어는 세포 분열이 일어날수록 그 길이가 짧아지게 되고 그 길이가 노화점보다 짧아지면 세포는 노화 세포에 접어들고 결국 죽는다고 한다.

 

그러면, 불로(늙지 않는 것)나 생체 시계를 되돌리는 회춘은 가능한 것일까? 블랙번은 “텔로메라아제(telomerase) 기능이 활발해져 텔로미어 길이가 줄어들지 않으면 세포 노화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텔로메라아제는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을 막는 몸속 효소인데, 암세포가 무한 증식할 수 있는 건 텔로메라아제 활성으로 텔로미어가 짧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텔로메라아제의 활성이 유지되도록 하여 세포 노화를 막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까지 진행된 연구를 종합해 보면 노화는 근육감소, 암, 심혈관질환, 치매 등 각종 질병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편, 노화로 향하는 생체 시계를 되돌리는, 즉 회춘이라고 할 수 있는 실험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2010년에 하버드 의대의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나이 든 생쥐를 젊어지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텔로메라아제를 조절할 수 있는 스위치를 쥐의 세포에 장착했고, 유전자를 조작한 쥐에서 털 색깔이 회색으로 변화하는 등의 노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한 후, 연구팀은 그 쥐의 텔로메라아제 효소 활성화 스위치를 작동시켰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나자 쥐의 회색 털이 검은색으로 변했고 줄어든 뇌의 크기도 정상으로 회복됨을 확인했던 것이다. 인간으로 치면 노인의 털 색깔과 뇌의 크기가 젊은이의 그것들로 변한 격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이었는데 천천히 늙는 것을 넘어 젊어진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텔로미어 마모를 포함하여 노화의 세포적, 분자적 특징으로 연구되고 있는 주제로는, 앞에서 언급한 자유 라디칼 등과 관련된 핵이나 미토콘드리아 내의 DNA 손상 내지 변형에 따른 기능 장애가 있으며, 히스톤 변형이나 DNA 메틸화, 그리고 염색질 리모델링 등을 포함하는 후성유전학적 변형이 있다. 그리고 단백질의 항상성 유지 실패나 비정상적인 영양소 감지 시스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장애, 세포 노쇠(cellular senescence), 줄기세포 고갈, 세포 사이의 소통 장애 등에 관한 연구도 중요하다.

 

참고로, 인간의 최대 생존 기간은 약 115년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우리 세포의 최대 증식 잠재력은 약 50배인 것으로 생각되는데, 둘 사이의 관계를 고려해 보면, 생쥐는 3년 수명, 12배의 증식 잠재력, 닭은 수명 30년, 25배의 증식 잠재력, 갈라포고스 거북이는 200년 수명, 140배의 증식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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