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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평균 인구보다 더 많은 방사선에 노출되는 사람들은 건강과 질병, 수명과 관련하여 늘 연구 대상이 됩니다. 타이페이에서처럼 방사능이 나오는 건물에 사는 사람들뿐 아니라, 원자력 산업이나 핵의학, 영상의학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 원전 사고 생존자들, 1945년 일본의 원폭 생존자들도 그 예입니다. 자연방사 수치가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5월 3일, SBS에서 보도한 “유명 침대서 ‘1급 발암물질’ 라돈 대량 검출”에서 다뤄지는 라돈 또한 자연 방사능 물질입니다.
라돈은 라듐이 붕괴하면서 발생하는 방사성 천연가스로, 흡연 다음가는 폐암 유발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확히 설명하면, 라돈의 방사성 분열을 통해 발생하는 폴로늄의 알파선이 위험을 초래합니다. 오랜 세월 높은 농도의 라돈에 노출되는 광부들의 경우 폐암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1930년대 초에는 임상적인 경험에 비추어 저용량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는 상당히 안전하고, 도움이 많이 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때까지는 그런 저용량 치료가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에번 M. 바이어스(Eben M. Byers)는 두 개의 라듐 동위원소로 된 라디토어(Radithor)라는 약을 진통제로 복용해보고는 몸이 아주 좋아진다고 느껴서, 계속해서 많은 양을 거리낌 없이 복용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몇 년 뒤인 1932년에 방사능으로 인한 여러 가지 손상과 종양으로 숨지고 말았습니다.
‘라듐 걸스(Raduim Girls)’라는 이름으로 역사에 자리매김한 여성 노동자들의 고통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은 시계 공장에서 시계판에 라듐이 함유된 야광 도료를 칠하는 작업을 했고, 그 과정에서 붓을 뾰족하게 만들기 위해 연신 라듐이 묻은 붓을 입에 집어넣었습니다. 그리하여 장기간에 걸쳐 과다 피폭됨으로써 많은 이들이 병에 걸리고, 몇몇은 이로 인해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전리방사선(물질에 작용하여 전리를 일으키는 방사선. 일반적으로 방사선이라고 불린다)이 위험한 또 한 가지 이유는 인간이 전리방사선을 지각하는 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더위, 추위, 화학물질, 압력, 소음, 냄새, 적의 외모 등 지구상에서 살아가면서 실제로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인간과 동물은 감각적으로 지각합니다. 다른 동물에게 없는 특이한 감각을 지닌 동물들도 있습니다. 가령 꿀벌들은 자외선과 편광을 볼 수 있고, 박쥐는 초음파를 들을 수 있으며, 바다거북은 지구의 자장(the earth’s magnetic field)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리방사선에 대해서는 감각기관이 존재하지 않아, 그것을 감지하고, 방사선 원천으로부터 멀리 도피한다든가 하는 행동 반응을 보일 수가 없습니다. 가시광선이라든가 적외선, 나아가 자외선까지(태양에 그을리는 것을 통해) 감지할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하지만 이렇듯 위험해 보이는 방사선이 건강에 이로움을 주는 듯한 현상도 나타납니다.
위 그래프는 1957년 우랄 산맥에서 일어난 핵 사고로 인해 대피해야 했던 7854명의 방사선 용량에 따른 암 사망률을 보여줍니다.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은 집단과 비교하여, 암 사망률이 유의미한 감소를 보였습니다.
폴란드에서도 자연방사선이 꽤 높은 지역이 암 발생률이 더 낮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Fornalski, K. W. (2012) The Cancer Mortality in High Natural Radiation Areas in Poland. Dose Response 10(4): 541–561.) 2015년 미국에서는 핵실험이 실시되었던 연방 주들의 폐암 발병률이 다른 지역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았다는 조사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Lehrer, S. und Rosenzweig, K. E. (2015) Lung cancer hormesis in high impact states where nuclear testing occurred. Clin Lung Cancer. 16(2): 152– 155.)
앞서 광산 노동자, 시계공장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 넣었던 라듐이 난치병의 환자를 치료하는 데 쓰이기도 합니다. 베를린 자선병원이 그런 치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저용량의 라듐–224–염화물로 강직성 척추염(Morbus Bechterew)을 치료합니다. 곱사등을 유발하는 유전적 질환에 대해 이 제제를 정맥주사로 투여합니다.
왜 이렇게 이해하기 힘든 일이 일어날까요?
이러한 현상은 호르메시스(hormesis)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호르메시스란 ‘적응적 스트레스 반응’을 뜻합니다. 보편적으로 과하지 않고 오래 지속되지 않는 용량의 스트레스 자극에는 생명이 적응하고 더 건강한 상태로 나아갈 잠재력을 지닌다는 것입니다.
유해한 방사선이 종국적으로는 유해하지 않고 종종 건강에 이롭게 작용하는 메커니즘은 배고픔이나 독성물질, 추위나 더위 같은 다른 스트레스 요인들이 유발하는 메커니즘과 동일합니다. 그중 많은 메커니즘에서 면역계 활성화가 관찰됩니다. 종양 전문의들과 방사선 전문의들은 암병변을 겨냥하여 방사선 조사를 하며 종종 신체 다른 부위에 전이된 종양의 크기가 줄어들거나, 성장이 중단되는 효과를 목격해왔습니다. 이를 업스코팔 효과(abscopal effect)라고 하는데, 방사선을 통해 면역계를 자극한 결과입니다.
손상된 유전물질의 복구, 그런 손상의 예방, 활성산소와 제거, 열충격 단백질(heat shock proteins: HSPs)의 활성화, 손상 세포를 죽이고, 제거하고, 자멸하게 하는 것도 전리방사선을 통해 자극되는 또 다른 메커니즘들입니다. 따라서 여기에도 급성 공격에 대한 보호, 미래의 공격에 대한 보호, 기존의 손상에 대한 복구라는 호르메시스의 삼중 작용이 있습니다.
중요한 건 용량입니다. 독일의 방사선과 전문의 루드비히 파이넨데겐(Ludwig Feinendegen)은 누적선량 150밀리시버트 이하에서는 지금까지 인간과 동물 모두 암 발병률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프랑스의 방사선 전문의 모리스 투비아나(Maurice Tubiana)는 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경계선량을 약 500밀리시버트로 봅니다. 독일인이 평균적으로 연간 받는 자연방사선량은 약 2.4밀리시버트이고, CT촬영을 하면 약 20밀리시버트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연령, 건강 상태, 유전적 장비 등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선량을 찾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50세의 흡연자에게는 아직 건강에 이로운 선량이 소아들에게서는 이미 백혈병 위험률을 상승시킬 수도 있습니다.
전리방사선은 유전물질을 공격하고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생물학적 막(membrane)을 공격하고, 생명의 중요한 구성요소이자 신호 분자인 단백질을 공격합니다. 모두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생명은 선량이 높지 않은 한 방사선 손상을 상쇄하고, 나아가 유익하게 활용하는 메커니즘을 개발했습니다. 면역 반응을 촉진시키고, 염증을 억제하고, 잘못된 단백질과 손상된 세포를 제거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위 내용은 《호르메시스, 때로는 약이 되는 독의 비밀》에서 가져와 구성했습니다.
아래는 2023년 7월 7일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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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에가 왜 거기에? 논란의 WHO 발암물질
매일 뜨거운 음료 마시면 식도암 발생률↑
가공하지 않은 붉은고기, 발암 물질 2A군
아시아식 절임 채소 염분 높아…위암 위험
지난 40년간 ‘안전한 설탕 대체제’로 널리 쓰여온 아스파탐이 오는 14일 세계보건기구(WHO)의 발암물질 분류에 포함된다는 소식에 전 세계가 술렁이고 있다. WHO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발암 물질을 4가지(1, 2A, 2B, C)로 분류하는데, 아스파탐은 이 중 세번째에 해당하는 2B(발암 가능성 있음)에 포함될 것으로 예고됐다.
그런데 아스파탐을 계기로 IARC의 발암 물질 분류가 관심을 받으면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항목들이 덩달아 조명받고 있다. 인체 발암 위험성이 확인된 1군 외에도 암을 일으킬 것으로 추정되는 2A군,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2B군에는 의외의 것들이 포함돼 있다.
알로에는 피부를 진정, 재생시키는 기능이 있어 다양한 화장품 제품에 쓰인다. 또 섭취하면 위장을 튼튼하게 만들고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서양에서는 예로부터 약용으로 널리 쓰였다.
이런 알로에베라가 2016년 발암 가능성이 있는 2B군에 포함됐다. 리스트에 오른 정확한 명칭은 ‘알로에 베라 전체 잎 추출물’(Aloe vera, whole leaf extract)이다.
IARC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지만 여러 동물실험에서 문제가 야기 됐다며 알로에 베라 전잎을 발암 가능성 물질로 지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위험 성분을 제거하는 과정(탈색)을 거치지 않은 알로에 베라 전잎을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으며 탈색 여부를 알로에 제품에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알로에 베라 전잎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등록되었다가 지난해 삭제됐다. 현재 알로에 제품에는 ‘어린이, 임산부 및 수유부는 섭취를 피할 것’ 등 섭취 시 주의사항을 명시하게 돼 있다.
하지만 알로에 베라 전잎의 위해성은 아직 명확히 입증되지 않아 국내외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발암 가능성 때문에 알로에 섭취나 피부 사용이 부담스럽다면 전잎이 아닌 겔만 사용한 제품을 선택하거나 전잎 추출물 중에서도 탈색을 거친 것을 고르는 것이 좋겠다.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2A
한국인은 예로부터 뜨거운 국, 탕, 찌개를 즐겨 먹었고 지금도 차, 커피, 코코아 등 따뜻한 음료를 후후 불어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뜨거운 음료가 인체 발암 추정 물질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IARC는 2018년 ‘65도 이상의 매우 뜨거운 음료’(Very hot beverages at above 65 °C)를 발암 물질 리스트 2A군에 포함했다.
식도는 위장과 달리 보호막이 없어 쉽게 화상을 입고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뜨거운 음식이나 음료를 먹으면 식도에 염증이 생겼다가 낫기를 반복하는데, 이는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세포로 바뀔 위험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0도 이상의 차를 하루 70mL씩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식도암 발병 위험이 90% 더 높다는 해외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식도암 예방을 위해서는 자체 성분에 위해성이 없는 음식이나 음료라도 65도 이상의 뜨거운 온도로는 섭취나 음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붉은 고기-2A
소시지, 햄 등 가공육류가 몸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가공육은 장기간 많이 섭취할 경우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져 2018년 IARC 발암물질 분류 1군에 등록됐다.
그런데 소고기, 양고기, 돼지고기 등 가공하지 않은 ‘붉은 고기’(red meat)도 동시에 발암물질 2A군에 이름을 올렸다.
WHO는 “매일 가공육을 50g씩 섭취할 때마다 대장암 위험이 약 1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붉은고기 섭취와 관련된 암 위험을 추정하기는 어렵다”면서 “가공육과 마찬가지로 붉은고기도 심장병, 당뇨병 및 기타 질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안전한 수준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한 결론은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암 관련 질병 예방 활동을 펴고 있는 호주의 비영리단체 캔서카운슬은 “암 예방을 위해서는 붉은고기를 하루 1인분(날고기 90∼100g·익힌 고기 65g) 이상 섭취하지 말고 일주일에 3∼4회에 걸쳐 2인분 이하로 섭취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절임 채소-2B
IARC의 발암 물질 분류 2B군에는 1993년 포함된 ‘아시아 전통 방식 절임 채소’(Pickled vegetables(traditional Asian))가 있다.
IARC는 한·중·일 코호트조사 결과 절인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이 섭취하지 않거나 최소한 섭취한 사람보다 식도암과 위암의 위험이 50%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절인 음식이 다른 암의 발병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도쿄 국립암센터는 2010년 나트륨과 소금에 절인 음식이 암과 심혈관질환 발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보다 앞선 2005년에는 절인 채소나 생선을 주로 먹는 사람들이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2B군에 속했다는 것은 절임 채소가 암을 발생시킨다는 증거가 충분한 상황은 아니지만 일부 연구를 통해 가능성은 증명됐다는 의미다. 따라서 위암과 식도암을 포함한 각종 암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싶다면 절인 음식 섭취를 줄이거나 소금을 적게 넣고 만들고, 염장 후 발효·보관 과정에서 유해한 물질이 생성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한국인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2021년 기준 3038㎎으로 WHO 권장량(2000㎎)의 1.5배다. 식약처는 2025년까지 이 숫자를 3000㎎ 이하로 줄이기 위해 저염 실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