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뒷줄 가운데 부터 시계방향으로 프라세오디뮴, 세륨, 란탄, 네오디뮴, 사마륨, 가돌리늄.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희토류를 무기로 사용할까. 최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미·중 무역 협상 중국 대표인 류허 부총리를 대동하고 희토류 주요 생산시설 시찰하면서 이런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이 희토류를 무역전쟁 보복 카드로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과거에도 국가간 분쟁에서 희토류를 무기화해 재미를 봤다. 2010년 일본과 동중국해의 무인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두고 대립할 당시다. 일본이 영해를 침범한 중국 어선 선장을 나포하면서 갈등이 심화했다. 양국간 긴장 관계가 극에 달할 즈음 중국은 희토류 카드를 빼들었다. 희토류 수출 중단 조치를 언급하자 일본은 중국 어선 선장을 석방하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희토류 의존도가 높은 산업계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

중국이 외교 갈등 때마다 희토류를 꺼내드는 이유는 자명하다. 압도적 생산량과 더불어 희토류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희토류는 ‘희귀한 흙’이라는 뜻의 원소무리를 일컫는다. 화학 원소번호 57~71번에 속하는 15개 원소에 스칸듐·이트륨을 더한 17개 원소를 총칭한다.

희토류는 화학적 성질이 매우 안정적이다. 열 전도율과 내성이 우수하다. 화학적·전기적·자성적·발광적인 성질을 모두 갖고 있고 소량으로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어 액정표시장치(LCD), 발광다이오드(LED) 등 전자제품은 물론 풍력발전 터빈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수요가 많다.

이런 이유로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도 불린다.

수요가 많지만 생산은 중국이 독점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세계 희토류 생산량은 산화물(REO)기준 13만톤으로 이 가운데 80%에 달하는 10만5000톤을 중국이 생산했다. 호주가 2만톤으로 2위를 차지했지만 중국과 격차가 크다. 미국은 2015년 5900톤을 끝으로 생산량이 없다. 중국 점유율을 90% 이상으로 집계한 통계도 많다. 희토류 소비국의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 구조다. 미국 역시 수입 희토류의 약 8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정책에 따라 희토류 가격도 결정된다. 2010년 전후로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일부 희토류 가격이 수십 배 뛰기도 했다.

생산량과 달리 매장량은 편차가 덜하다. USGS 2018년 통계에 따르면 중국 36.7%, 브라질 18.3%, 베트남 18.3%, 러시아 15%, 인도 5.8%, 호주 2.8%, 미국 1.2%, 캐나다 0.7% 순이다. 중국 매장량은 통상 5500만톤에서 최대 1억 톤으로 추정된다.

매장량에 비해 유독 중국의 생산량이 많은 것은 희토류 제조 공정과 관련이 있다. 희토류 생산 과정에서 수많은 유해물질이 발생한다. 선진국에선 기피 산업으로 분류된다. 희토류 1톤을 생산할때 유독가스 8.5㎏, 분진 13㎏의 분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굴할 때는 토륨 등 방사성 물질도 나오고 제련 과정에선 화학물질을 대량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황산, 산성 폐수 등이 다량으로 발생한다.

관심사는 중국이 실제 미국 압박 카드로 희토류 수출 통제에 나설 지, 효과가 있을 지다.

미국은 지난해 2015년 말 조업 중단되었던 1만5000톤 규모 마운틴 패스 희토류 광구 채굴을 재개했다. 최근 호주 광산업체 라이나스와 미국 화학업체 블루라인인 합작으로 미국에 희토류 분리정제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비한 조치로 읽힌다. 마운틴 패스 광산에서 생산이 재개되면 미국 수요 대부분이 해결될 전망이다. 관건은 시간이다. 생산 재개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에 미국 대응 성패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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