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정교한 면역 체계 갖고 있어…선천성 면역, 적응 면역 각각의 역할하며 몸 지켜
면역체계 이상 발생 시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발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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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는 약을 먹으면 일주일, 약을 먹지 않으면 7일’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몸의 자연 치유력을 얘기하는 말이다. 우리 몸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이 침입했을 때 이를 감지해 퇴치하는 꽤 정교한 면역 체계를 갖고 있다.
먼저 면역 시스템은 선천성 면역과 적응 면역(후천성 면역)으로 나뉜다. 선천성 면역은 태어날 때부터 원래 갖고 있는 면역으로 병원체에 대한 초기 대응을 맡는다. 대표적으로 백혈구의 일종인 대식세포가 여기에 해당한다. 대식세포는 체내 모든 조직에 분포하며 침입한 세균 등을 먹어 치우고 그에 대항하는 면역정보를 림프구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NK세포(natural killer cell)도 선천적 면역을 담당한다. NK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없앤다. NK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공격할 때는 퍼포린(perforin)이라는 공격인자를 분비해 감염 세포나 암세포의 세포막에 구멍을 내고 여기에 그랜자임(granzyme)이라는 단백질 분해 효소를 주입해 이 세포들을 사멸시킨다. 특히 NK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해 암세포의 발생과 증식, 전이를 막는 것 외에도 암이 재발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암 줄기세포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학계에서는 이 NK세포를 이용한 항암치료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적응 면역은 후천성 면역 또는 획득 면역으로 불리는 면역 시스템이다. 선천 면역에 의해 항원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을 때 유도되는 면역 반응으로 항원에 특이적인 면역 세포들을 활성화 시킨다.
항원수용체에 의해 특정한 항원과만 반응 하는 특이적 면역 반응이며 항원의 유입 횟수가 증가하면 면역 기억에 따라 반응의 속도와 강도가 커지는 면역 형태다. 흉선에서 유래하는 림프구인 T림프구(T세포)는 면역에서의 기억능력을 가지며 특정 병원체에 대한 항체를 생성하는 B림프구(B세포)에 정보를 제공해 항체 생성을 도울 뿐만 아니라 세포의 면역에 주된 역할을 한다.
몸의 면역체계 이상으로 외부 항원이 아닌 정상 세포를 침입자로 잘못 판단해 공격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에는 류마티스 관절염, 제1형 당뇨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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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2022년 10월 27일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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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체계 무너뜨리는 하이브리드 바이러스 첫 발견 [사이언스샷]
이전에 뚫지 못하던 세포까지 침투
트로이 목마에 숨어 성 안 잠입하듯
다른 바이러스 수용체 단백질로 위장
독감 바이러스(왼쪽)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오른쪽)의 전자현미경 사진. 두 바이러스가 인체 호흡기 세포에 동시 감염되면 면역체계를 피할 수 있는 새로운 하이브리드(혼성) 바이러스 입자가 만들어졌다./NIAID, Lancet
독감 바이러스가 다른 바이러스의 단백질로 몸을 감싸고 이전에 침투하지 못하던 사람 호흡기 세포를 감염시킬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그리스군이 거대한 목마 속에 숨어 난공불락의 트로이성 안으로 침투한 것과 마찬가지다. 코로나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동시 감염이 더 강한 혼성 바이러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영국 글래스고대의 파블로 무르시아 교수 연구진은 지난 25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에 “사람 호흡기 세포에 A형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를 동시에 감염시키면 면역 체계를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하이브리드(혼성) 바이러스 입자가 생기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두 바이러스 결합해 감염력 더 세져
A형 독감은 해마다 전 세계에서 환자가 500만명 이상 발생한다. RSV는 주로 4세 이하 소아가 호흡기에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콧물, 기침, 발열을 유발하며 때로 증상이 심해져 입원하는 환자도 있다. 이런 바이러스에 동시에 감염되는 경우는 어린이의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사례의 10~30%를 차지한다.
연구진은 호흡기 바이러스 동시 감염이 증상을 더 심하게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세포 실험을 진행했다. 사람 호흡기 세포에 A형 독감 바이러스와 RSV를 동시에 감염시키고 저온전자현미경으로 관찰했다. 세포를 급속 냉동시켜 감염 순간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알아본 것이다.
관찰 결과, 두 바이러스는 서로 결합해 야자수 모양의 혼성 바이러스 입자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주로 RSV가 줄기를 이루고 독감 바이러스가 잎이 됐다. 무르시아 교수는 “이런 종류의 혼성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다”며 “과(科)가 전혀 다른 두 바이러스가 유전물질과 외피 단백질을 섞은 것”이라고 밝혔다.
혼성 바이러스 중 하나는 RSV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 능력을 이용해 A형 독감 바이러스가 이전에 뚫지 못하던 새로운 사람 호흡기 세포를 감염시킬 수 있었다. 무르시아 교수는 “독감 바이러스가 혼성 바이러스 입자를 마치 트로이 목마처럼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 표면의 수용체에 결합해 침투한다. 혼성 바이러스는 A형 독감 바이러스의 수용체가 없는 세포까지 침투할 수 있었다. RSV의 수용체 단백질로 위장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A형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있어도 세포를 감염시켰다.
동시 감염이 만든 하이브리드(혼성) 바이러스. 야자수 형태의 혼성 바이러스 입자에서 줄기부분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이고 잎에 해당하는 부분은 A형 독감바이러스(IAV)에서 왔다./Nature Microbiology
여러 바이러스가 인체에 동시 감염되면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이전에도 알려졌다. 어떤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를 차단하도록 인체 면역반응을 유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연구는 대부분 동시 감염된 바이러스를 각각 분리해 연구하는 형식이었다. 이번 연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 동시 감염 과정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 결과는 겨울철에 활동하는 두 바이러스에 동시 감염되면 새로운 혼성 바이러스 입자가 생길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과거 여러 바이러스에 동시 감염된 환자가 증상이 더 심하고 치료도 어려웠던 것이 아마도 혼성 바이러스 때문일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리즈대의 스티븐 그리핀 교수는 가디언지에 “혼성 바이러스 입자는 독감 증상을 더 심하게 하고 때로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폐렴까지 유발할 수 있다”며 “실제 감염에서 혼성 바이러스가 역할을 하는지 규명해야 하지만, RSV가 독감보다 폐 안쪽으로 감염된다는 점에서 증상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 실제 인체에서 그런 혼성 바이러스가 생겼는지 확인하지는 못했다. 무르시아 교수는 앞으로 동시 감염된 환자에서 혼성 바이러스를 확인해 어떤 조합이 혼성 입자를 만드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참고자료: Nature Microbiol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