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미국 피츠버그대와 오리건 보건과학대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원숭이의 미성숙한 정소를 냉동보관했다가 사춘기 시절 이식해 정자를 생산케 하는 데 성공했다. 또 이 정자를 난자와 인공수정해 건강한 새끼 원숭이를 얻었다. 소아암 환자의 경우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 등으로 생식 능력을 잃을 수 있는데, 이번 연구성과는 이를 보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2019. 03)
소아암 생존자들은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로 인해 불임이 될 위험을 겪는다. 이들이 치료를 받을 당시 정자나 난자가 성숙하지 않으므로, 어른이 됐을 때 생식세포를 이용한 보조생식은 선택사항이 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사춘기 이전 소아암 환자들의 생식능력을 보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 성과가 실렸다.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와 매기여성연구소(Magee-Womens Research Institute·MWRI) 연구진은 미성숙한 정소를 얼려 보관하고, 이를 이식하면 생식 능력을 회복할 수 있음을 영장류 연구를 통해 보였다. 카일 오윅 피츠버그대 교수는 “우리는 가족과 함께 자랐고, 많은 이들은 자라서 가족을 갖게 되기를 꿈꾼다“며 “이 기술적 진보는 전세계 소아암 환자가 미래의 가족을 가질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남자 아이는 성숙한 정자를 가지고 태어나지 않는다. 정자는 사춘기 시절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생성된다.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하면 정소 속 줄기세포가 활성화돼 정자를 생성하는 식이다. 그런데 소년이 사춘기 전에 항암화학 요법이나 방사선 치료, 다른 의학적인 치료를 받게 되면 정소 속 줄기세포가 죽어 영구적인 불임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소아암 생존 영장류 모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수컷 원숭이가 어려서 정자를 생성할 수 없을 때, 이 미성숙한 정소를 제거하고 얼려 보관했다. 화학요법으로 치료를 마치고 원숭이가 사춘기에 다다랐을 때 됐을 때 다른 정소를 제거했다. 동시에 얼려뒀던 정소 조직을 해동해 이식했다. 사춘기 동안 원숭이의 테스토스테론은 증가했고 이식한 정소 조직에서 정자가 생성됐다.
연구진은 원숭이의 정자를 채취해 오리건보건과학대에 있는 국립영장류연구센터에 보냈다. 센터에서는 인공수정을 통해 배아를 만들었다. 그리고 2018년 4월 건강한 암컷 새끼가 탄생했다. 연구진은 이 새끼 원숭이에게 ‘그레디‘(Grady·graft-derived baby)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냉동보관된 정소 조직을 이식하면 정자가 생산될 수 있다는 것은 이전 영장류 연구에서 알려졌지만, 이 정자로 건강한 자손이 탄생할 수 있음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이전과는 다른 냉동보관법을 썼고 더 큰 조직을 이식했다고 전했다.
오윅 교수는 “영장류를 택한 것은 임상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단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영장류에서 건강한 새끼를 얻는 데 성공하며, 우리는 이 기술을 클리닉에서 시험할 준비가 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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