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동아 제공

 

인간화 쥐는 특별한 조작으로 면역력을 완전히 제거하고 인간의 유전자, 세포, 조직, 기관 등을 이식한 실험쥐를 말한다. 보통 인간의 조직은 쥐의 체내에서 면역력에 의해 소멸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면역력을 제거한 쥐는 인간의 세포·조직을 체내에 그대로 보유할 수밖에 없다. 인간화 쥐를 만들 때 단연 가장 확실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태아의 조직이다.

생명과학계에선 인간화 쥐를 만들기 위해 태아의 조직을 사용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계속됐다. 낙태반대 단체들은 낙태를 통해 공급되는 태아 조직을 이용하는 연구를 지원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각국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태아 조직을 활용한 인간화 쥐 활용이 현재로선 불가피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22일 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립보건원(NIH)은 이달 18일(현지시간) 연구소내 과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워크숍을 열어 태아 조직을 활용해 인간화 쥐를 만드는 것이 불가피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과학자들은 이날 워크숍에서 “의학 연구에서 인간화 쥐 사용은 ‘황금 표준(가장 명확한 검증방법)’으로 자리 잡았다”며 “현재로서 태아 조직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인간화 쥐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연구만 해도 치료약물 후보를 실험할 동물은 HIV에 감염된 적이 없을뿐 아니라 인간에 면역 시스템과 같은 환경을 가져야 한다. 약물을 넣은 쥐와 그렇지 않은 쥐를 이용해 약물의 효능이나 부작용을 쉽게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한 명분의 태아조직을 사용하면 이런 실험에 활용될 약 40~50마리의 인간화 쥐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태아 조직으로 만든 인간화 쥐에 대한 논란이 확대되자, 지난 9월 NIH측에 태아조직을 새롭게 획득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이달 13일까지 NIH 산하 국립안과연구소(NEI)와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국립암연구소(NCI)는 태아조직을 구매하는 것을 잠정 보류하겠다는 결정을 잇따라 발표했다.

NIH측은 태아 조직을 활용해 인간화된 쥐를 만들어야 하는 지에 대해 검토에 들어갔다. NIH의 관련 전문가들은 지난 18일 워싱턴D.C의 NIH 콘퍼런스룸에 모여 ‘인간화된 면역쥐 시스템의 이용과 발달에 있어 최근 진전과 기회’란 주제로 최종 워크숍을 진행했다. 과학자들은 HIV와 암, 안구 질환 등 전 분야에 걸친 의학과 약물 개발 연구에서 인간화 쥐를 대체할 방법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

낙태반대단체들은 즉각 프랜시스 콜린스 NIH 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의 대표적인 낙태반대단체인 라이브액션은 성명서를 통해 “콜린스 원장은 낙태로 생명을 잃은 아이를 연구의 대상이 아닌 동정의 대상이란 사실부터 인정해야 할 것”이라며 “인류애를 가진 사람으로 NIH의 원장을 교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NIH는 “인간화 쥐를 만들 때 태아조직을 사용하는 것을 대체할 방법을 찾는데, 향후 2년간 약 225억 원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현재로선 합법적인 낙태로 얻은 태아 조직만을 연구에 활용하도록 유통 체계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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