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황반변성은 나이가 들어 시력을 잃게 되는 가장 흔한 질병이다. 변형한 DNA를 지닌 바이러스를 눈 안에 주입해 이를 고치는 최초의 유전자 치료 임상 시험이 최근 영국에서 이뤄졌다. 이 치료법은 노인성 황반변성으로 인한 퇴화를 중지하는 효과가 있는데, 성공하면 많은 이들을 시력 상실의 위험에서 구할 전망이다.(2019.2.)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진이 가장 흔한 시력 상실 질병인 ‘노인성 황반변성‘(AMD·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세계 첫 유전자 치료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옥스퍼드대 안구학과의 로버트 맥라렌(Robert MacLaren) 교수 연구진은 영국국립보건연구원(NIHR) 옥스퍼드 바이오메디컬 연구 센터의 지원을 받아 영국 기반의 안구 질환 유전자 치료 기술을 개발하는 자이로스코프 테러퓨틱스(Gyroscope Therapeutics) 사의 치료 기술을 적용하는 임상 시험을 수행했다. 맥라렌 교수는 “노인성 황반변성은 치료가 안 되는 선진국의 시력 상실 질병 1순위이다. 시력을 잃을 위험에 처한 환자를 초기에 유전자 치료로 관리하는 것은 놀라운 진전이고 미래에 꼭 필요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노인성 황반변성은 영국에서도 1순위 시력 상실 질병으로, 60만 명이 이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 건성 노인성 황반변성(Dry AMD)의 경우 망막황반의 세포가 서서히 퇴화한다. 이로 인해 중앙의 시력이 흐려지면서, 책을 읽거나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는 것 등이 어렵게 된다.
첫 임상 시험을 받은 환자는 옥스퍼드에 사는 재닛 오스본(Janet Osborne) 부인이다. 다른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처럼 그녀도 양쪽 눈에 증상이 있지만 왼쪽이 더 진행이 빠르다. 왼쪽 눈의 중앙 시력은 약화되고 매우 흐릿하지만, 주변 시력은 비교적 괜찮은 편이었다. 80살인 오스본 부인은 이로 인해 채소를 다듬거나 바느질을 하는 등의 집안 일이 어려워졌고 무언가를 읽지 못하게 된지도 오래였다. 그녀는 “나를 위해서보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이 치료를 받게 되었다. 내 시력이 더 악화되지 않는다면 그것도 꿈같은 일일 것이다. 가족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테니 말이다”라고 말했다.
수술은 망막을 들추어 그 밑에 바이러스가 들어있는 치료액을 주입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바이러스는 망막색소상피(RPE·retinal pigment epithelium)라는 세포에 작용하는 변형 DNA를 가지고 있는데, 이 DNA가 노인성 황반변성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바로잡게 된다. 치료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한번 치료로 장기간 지속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노인성 황반변성의 주 원인은 박테리아와 싸우는 우리 몸의 단백질 면역 시스템인 보체계(complement system)의 이상이다. 황반이 퇴화하면서 이 단백질이 과하게 활동적이 되어 망막의 세포를 박테리아처럼 여기고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맥라렌 교수는 “우리는 환자의 세포에 DNA를 운반하기 위해 자연 유기체인 바이러스의 힘을 빌렸다. 바이러스는 망막 세포에 도달해서 치료를 위해 복제한 DNA를 방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세포는 병을 고치는 단백질을 만들기 시작하고 보체계에 의해 발생한 염증의 불균형을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치료의 목표는 노인성 황반변성의 진행을 막고 남아 있는 시력을 유지하는 데 있다. 이번 임상시험이 성공하면 시력이 약화되기 시작한 초에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에게 적용해 시력을 유지하는 게 가능하다. 맥라렌 교수는 “이 분야(유전자 치료)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치료제 개발 공정과 바이러스가 눈의 안쪽에서 작용하는 방식에 대한 많은 연구 덕분에 건성 노인성 황반변성은 앞으로 몇 년 안에 치료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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