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머크는 미국 특허상표국으로부터 이 회사가 신청한 프록시 크리스퍼(CRISPR) 기술에 관한 특허를 획득했다고 25일 밝혔다.
머크의 프록시 크리스퍼는 유전자(DNA) 변경을 위해 유전자를 절개하는 유전자가위 기술 중 하나다. 유전자가위는 특정 유전자를 마음대로 잘라내고 교정할 수 있는 효소 단백질로, 유전질환을 치료하고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프록시 크리스퍼 방식은 기술적으로 유연한데다 특정할 수 있어 과학자들이 기존 크리스퍼(유전자가위)로 접근이 어려웠던 유전자 구역을 변경할 수 있다.
프록시 크리스퍼 개념도. /머크 제공
프록시 크리스퍼 방식은 인접한 유전자를 목표로, 두 개의 크리스퍼 시스템이 설계돼 작동된다. 한 크리스퍼 시스템은 목표 유전자 구역의 문을 열어 유전자들을 감싸고 있는 크로마틴 단백질을 밀어내는 한편, 다른 시스템은 그 곳을 통과해 변경할 정확한 위치를 찾아낸다. 변경이 이루어지려면 두 크리스퍼 결속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별 크리스퍼 시스템보다 두 배 더 정확하게 목표 유전자에 특이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우딧 바트라 머크 생명과학 사업 CEO는 “크리스퍼에 대한 머크 최초의 미국 특허로, 이제 미국의 연구자들이 약품 개발을 신속하게 할 수 있는 더 많은 유전자 편집 옵션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미국 특허는 머크의 전세계 13번째 크리스퍼 특허이다. 앞서 한국, 호주, 캐나다, 유럽, 싱가포르, 중국, 이스라엘에서 특허를 허가 받았다. 호주, 캐나다, 유럽에서는 쌍으로 작동해 DNA이중 나선 구조를 절단하기 위해 염색체의 상보적인 서열을 끊어 낼 수 있는 ‘크리스퍼 니카제’ 기술 특허를 획득했다. 한국, 호주, 캐나다, 유럽, 싱가포르, 중국, 이스라엘에서 진핵 세포 염색체 서열을 절단하고 DNA 서열에 삽입할 수 있는 ‘크리스퍼 결합’ 기술에 대한 특허를 받았다.
머크는 15년간 유전자교정을 연구, 투자해왔다. 일각에서는 유전자가위 기술을 두고 맞춤형 아기와 생태계 교란 등 윤리적 문제에 관한 우려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윤리적·법적 기준에 따라 유전자 편집 연구를 지원하고 있으며, 독립 운영되는 외부 바이오 윤리 자문 패널을 구성해 유전자 편집 기술에 관한 연구 및 기술 사용 등을 지도한다”고 밝혔다.
우딧 바트라 CEO는 “머크는 크리스퍼 기술 분야를 주도하는 혁신 기업”이라며 “유전자가위라는 강력한 도구의 모든 가능성이 책임감 있고 윤리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전세계 과학자들과의 협업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전자가위 기술을 두고 세계 학계·기업들 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14년 불거진 미국 브로드연구소와 UC버클리 간 유전자가위 ‘크리스퍼-캐스9’ 특허권을 둘러싼 분쟁이 시작됐고, 지난해 9월 미국연방항소법원이 브로드연구소의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락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 설립된 바이오기업 툴젠이 유일하게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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