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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2019년 11월 8일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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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이 미끄러운 이유 “뻔한거 아냐?”, 하지만 알고보니…
스키, 스케이트 등 동계스포츠의 비밀 풀렸다 – 대표적인 동계스포츠인 스키,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는 이유가 물리학자들에 의해 명확히 밝혀졌다.픽사베이 제공
눈과 얼음을 미끄러져 나갈 수 있는 것은 압력과 마찰력 때문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스케이트 날이나 스키 플레이트가 위에서 무게를 가하면 압력과 마찰열이 발생해 눈이나 얼음이 녹아 물로 바뀌면서 마찰력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액체 상태의 물은 미끄럽게 만드는 윤활 성질이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얼음이나 눈 위에 얇게 녹은 물의 막이 어떻게 마찰을 줄이고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해줄까.
프랑스 파리고등사범학교 물리학연구실, 파리과학인문대(PLS), 파리 디드로대(파리7대학), 소르본대, 에콜 폴리테크니크 공동연구팀은 마찰이 녹이는 얼음 위의 얇은 액체막의 두께와 성질을 측정하는데 성공하고 마찰과 압력으로 녹은 액체막은 예상보다 훨씬 얇고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물보다 점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X’ 4일자에 실렸다.
일반적으로 얼음이 ‘미끄러운’ 이유는 마찰에 의해 만들어진 얇은 액체층 때문인데 이 액체층의 두께나 특성에 대해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심지어는 일부 과학자들은 얼음 위 생기는 액체막의 존재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을 표하고 있다.
연구팀은 원자 지름의 수 십분의 1까지 측정이 가능한 제3세대 현미경인 원자현미경의 일종인 원자힘 현미경(AFM)을 이용해 얼음 위에 생기는 액체막의 두께와 성질을 파악했다. AFM은 원자현미경 중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으로 진공 중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며 시료의 물리적, 전기적 성질을 알아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 동계스포츠의 자랑 김연아 선수 – 김연아 선수가 얼음 위를 멋지게 움직일 수 있는 것도 마찰과 압력이라는 물리학적 원리 때문이다. 프랑스 물리학자들이 스케이트와 얼음 사이에 만들어지는 액체 막의 비밀에 대해 풀어냈다.서울신문 DB
연구를 주도한 알레산드로 시리아 파리고등사범학교 박사(유체역학)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명확하게 풀리지 않았던 얼음 위 마찰에 대한 이론적 설명을 제시했으며 지금까지 고려되지 않았던 얼음 위 액체 막의 성질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시리아 박사는 “이번 연구는 동계 스포츠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 뿐만 아니라 빙판길에서 자동차의 미끄러짐 방지를 위한 수단을 연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2019년 12월 25일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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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은 왜 그렇게 미끄러울까
김연아 선수가 빙판 위를 가로지르며 멋진 연기를 펼칠 수 있는 건 얼음이 무척 미끄럽기 때문이다. 위키미디어
빙판길 사고는 고속도로에 국한되지 않는다. 눈이나 비가 오고 온도가 뚝 떨어지면 다음 날 아침 보도 곳곳이 얼어붙어 잠깐 한눈을 팔았다가는 엉덩방아를 찧기가 십상이다. 노인들은 낙상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기도 한다. 반면 빙판이 이처럼 미끄럽기 때문에 스케이트나 스키(이 경우 얼음이 아니라 눈 위이지만) 같은 겨울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그런데 빙판길은 왜 그렇게 미끄러울까.
H2O의 상평형그림으로 가로축이 온도, 세로축이 압력(기압)이다. 물의 어는점(녹는점)이 0℃이고 끓는점이 100℃라는 건 대기압(1기압)일 때 얘기다. 스케이트를 타면 얼음에 닿는 면적이 작아 압력이 수백 기압까지 올라가지만 어는점 내림의 효과는 3도 내외에 불과해(빨간 선) 영하 20도에서도 빙판이 미끄러운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chem.libretexts.org 제공
바닥이 매끄러울수록 마찰계수가 작아지고 그 결과 미끄러워진다. 바닥 위에 놓인 어떤 물체를 움직이려고 할 때 저항하는 힘인 마찰력은 마찰계수에 수직항력(쉽게 말해 무게)을 곱한 값이다. 바닥만 매끄러우면, 즉 마찰계수가 작으면 아이도 쌀 한 가마니를 밀고 갈 수 있는 이유다.
그런데 얼음만큼이나 매끄러운 대리석이나 장판이 깔린 바닥을 걸을 때는 좀처럼 미끄러지는 일이 없지 않은가. 표면이 매끄러운 정도로는 빙판에서 쉽게 미끄러지는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 실제 빙판길의 마찰계수는 다른 매끄러운 바닥보다 훨씬 작다. 왜 그럴까.
얼음이라는 고체는 0℃만 돼도 녹아 물로 바뀐다. 반면 대리석이나 장판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려면 수백 도는 돼야 한다. 얼음이 미끄러운(마찰계수가 작은) 이유는 매끄러운 표면 위에 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얼음의 녹는점 0℃보다 훨씬 낮은 온도인 영하 20℃에서도 빙판길은 여전히 미끄럽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온도에서 얼음 표면에 물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첫 번째 설명은 압력으로 인한 어는점 내림 현상이다. H2O는 특이한 분자로 액체인 물보다 고체인 얼음의 밀도가 더 낮다. 따라서 얼음에 압력을 가하면 밀도가 높아지는 쪽으로 가기 쉽게 녹는점이 내려간다. 같은 사람이라도 신발을 신을 때보다 스케이트를 신을 때 빙판에 닿는 면적이 훨씬 작아 얼음에 가해지는 압력은 훨씬 더 커진다.
그런데 압력으로 인한 어는점 내림은 빙판이 미끄러운 이유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날이 날카로운 스케이트를 신어 압력이 대기압의 수백 배가 돼도 어는점 내림은 영하 3.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제안된 설명이 마찰열 효과다. 얼음 위에 물체가 이동할 때 접촉면에서 마찰로 인한 열이 발생하고 그 결과 얼음 표면이 녹아 물이 생기면서 쉽게 미끄러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밀한 측정 결과 마찰열만으로는 충분한 양을 녹일 수 없을뿐더러 온도가 낮을수록 그나마도 어려워 역시 영하 20℃에서도 빙판이 미끄러운 현상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마이클 패러데이의 선견지명
영국의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는 1850년 빙판이 미끄러운 이유가 얼음 표면에 물층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가설은 곧 잊혔지만 100여 년 만에 부활해 압력과 마찰열 가설을 제치고 오늘날 주류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여전히 빙판이 미끄러운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1942년 화가 토머스 필립스가 그린 51세 때 패러데이의 초상화.
흙을 빚어 구운 벽돌 두 장은 사이에 모르타르를 바르지 않는 한 서로 달라붙지 않는다. 그러나 얼음 벽돌 두 장은 쉽게 달라붙는다. 이글루를 지을 때 모르타르가 없어도 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패러데이는 어는점보다 낮은 온도에서도 얼음 벽돌 표면에 아주 얇은 액체층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현상을 ‘사전용해(premelting)’라고 불렀다. 얼음 벽돌 두 장을 맞대면 표면의 액체층이 다시 얼어붙으며 벽돌이 달라붙는다. 냉동실에서 막 꺼낸 얼음에 혀끝을 살짝 갖다 대면 혀가 ‘쩍’ 달라붙는 것도 비슷한 현상이다(혀끝의 침이 얼음이 된 결과로 급히 떼려고 하다간 피가 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런 현상을 분자 차원에서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고 직관적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워 패러데이의 이론은 곧 잊혔고 100년 이상 압력과 마찰열로 설명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물리학과 화학 이론이 정교해지면서 20세기 후반 들어 패러데이의 사전용해 가설이 부활했다.
물분자는 산소원자 하나와 수소원자 둘로 이루어진 분자다. 그런데 산소원자핵은 수소원자핵에 비해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더 강하다. 그 결과 물분자에서 산소원자는 약간 음전하를 띠고 수소원자는 약간 양전하를 띤다. 물분자의 산소원자는 주변 물분자의 수소원자와 서로 끌린다. 이를 ‘수소결합’이라고 부른다.
온도가 내려가 물분자의 움직임이 느려지면 수소결합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결국 물분자들이 일정한 배열로 놓인 결정인 얼음이 된다. 이때 물분자 사이에 수소결합을 이루기 위한 공간적 배치 때문에 얼음의 밀도는 물보다도 낮아진다. 그런데 얼음을 이루는 모든 물분자의 상태가 똑같을까.
학창시절 조회시간을 떠올려보자. 학생 수백 명이 1미터 간격으로 오와 열을 맞춰 서 있다고 모두의 상태가 같은 건 아니다. 학생 대부분은 1미터 거리에 전후좌우 네 명이 있지만 맨 앞과 맨 뒤, 좌우 양 끝 줄의 학생들은 1미터 거리에 세 명이 있다. 모서리에 선 네 명은 1미터 거리에 두 명이 있을 뿐이다.
얼음도 마찬가지다. 결정을 이루는 물분자 대부분은 전후좌우상하에 다른 물분자가 존재하지만 표면에 놓인 물분자는 반쪽이 공기다. 그 결과 결정 내부의 물분자보다 꽤 불안정하다. 지난 2017년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얼음의 가장 바깥 표면에 존재하는 물분자 층은 영하 70℃에서 녹고 그다음 층도 영하 20℃에서 녹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하 20℃의 혹한에서도 얼음 표면의 두 층은 액체 상태라는 말이다. 여기에 압력과 마찰열이 더해지면 더 많은 층이 액체가 된다. 이처럼 사전용해와 압력, 마찰열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빙판이 그렇게 미끄러운 것이라는 말이다. 그럼 이제 빙판이 미끄러운 이유가 만족스럽게 설명된 걸까.
물은 점도가 너무 낮아
얼음 결정의 물분자 배치를 보여주는 그림으로 내부에 놓인 물분자들은 전형적인 결정 격자 배치에 자리하지만 표면의 물분자들(위쪽)은 제멋대로 놓여 액체 상태임을 알 수 있다. ‘화학물리저널’ 제공
명절에 전을 부치다 보면 부엌 장판 위에 떨어진 식용유 때문에 바닥이 꽤 미끄럽다. 이때 기름을 대충 닦아내면 누군가 그 위를 지나다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을 수도 있다. TV에서 기름을 발라놓은 나무 기둥을 올라가는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얼마 못 오르고 계속 미끄러지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텐데 마찬가지 원리다. 윤활유(油)는 있어도 윤활수(水)는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왜 기름이 물보다 미끄러울까.
식용유 한 방울을 손바닥에 떨어뜨려 손가락으로 문질러보면 물과는 느낌이 꽤 다르다. 끈적하면서도 미끈하다. 이런 물성에 대한 물리학에서는 ‘점성이 높다’고 표현한다. 식용유는 물보다 점성이 훨씬 높기 때문에 뛰어난 윤활 특성을 보인다.
점도가 높으면 액체가 잘 흩어지지 않는다. 두 고체 사이에 끼어 있어도 바로 흘러내리지 않기 때문에 한동안 마찰력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반면 점도가 낮으면 얼마 못 가 흩어져 두 고체가 서로 닿기 때문에 금방 마찰력이 높아진다. 그렇다면 빙판이 미끄러운 건 얼음 표면 물층의 점도가 기름만큼이나 높기 때문 아닐까.
최근 프랑스의 연구자들은 얼음 표면 물층의 점도를 최초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르면 전형적인 물의 점도의 수십 배로 오히려 기름에 가까운 값이다. 얼음이 미끄러운 건 물층이 기름 같은 물성을 보이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측정 장치를 도식화한 그림으로 얼음 위에 작은 구슬이 움직이면서 측정되는 수치를 분석해 마찰력과 점도를 알아낸다. 오른쪽 클로즈업에서 물층, 즉 윤활층(lubricating layer)의 모습에서 나노 얼음 조각이 묘사돼 있다. ‘네이처’ 제공
프랑스 소르본느대와 에콜폴리테크의 공동연구자들은 얼음 표면 물층의 점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발한 장치를 만들었다. 말굽에 대는 편자처럼 생긴 튜닝포크(tuning fork) 한쪽 끝 아래에 지름 1㎜인 유리구슬을 붙이고 옆에는 가속도계를 달았다. 그리고 구슬을 얼음 위에 올려놓은 뒤 튜닝포그에 좌우상하로 진동을 줘 구슬이 얼음 위에서 움직이게 했다.
이때 구슬과 얼음 표면의 상호작용으로 구슬이 달린 튜닝포크 끝부분의 움직임이 영향을 받고 이를 분석하면 구슬이 얼음에 미치는 마찰력이나 얼음 표면 물층의 점도를 측정할 수 있다.
이렇게 측정한 마찰력은 기존에 알려진 값과 비슷했다. 이 실험의 설계가 제대로 됐다는 말이다. 한편 지금까지 얼음 표면 물층의 점도는 측정된 적이 없는데, 이번 측정 결과 물보다 수십 배 큰 기름의 값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런 기이한 현상에 대해 연구자들은 얼음 표면 물층이 단순히 물층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얼음 표면이 물체에 눌리면 그 충격으로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얼음 조각들이 떨어져 나가 물과 섞이고 그 결과 물도 아니고 얼음도 아닌 ‘제3의 물체(a third body)’가 되면서 점도가 크게 높아진다는 것이다.
빙판 위에 놓인 하중이 클수록 점도가 더 높아진다는 측정 결과도 위의 가설을 뒷받침한다. 더 많이 눌릴수록 나노 얼음 조각이 더 많이 생기고 그 결과 제3의 물체의 점도가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은 빙판길이 더 미끄럽다는 말이다.
이번 실험에서는 아직 물층이 물과 나노 얼음 조각의 혼합물 상태라는 걸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결과가 얼음이 미끄러운 이유를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제시했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실험을 설계하는 데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정작 본인은 ‘이게 아닌 것 같은데…’라고 찜찜하면서 사람들에게 빙판이 미끄러운 이유를 압력이나 마찰열, 얼음 표면 물층의 존재로 설명해온 과학자들에게 이번 연구가 더 반가운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아래는 2022년 2월 19일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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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얼음은 투명한데 냉장고 얼음은 왜 불투명할까
예상하자면 따뜻한 커피를 주문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을 것 같지만, 커피업계 자료를 보면 의외의 반전이 있습니다. 겨울에도 차가운 커피를 주문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최근에는 차가운 커피와 따뜻한 커피의 주문량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차가운 커피 주문량이 더 많은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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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날씨와 상관없이 시원한 음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듯합니다.
커피 위에 동동 떠 있는 투명한 얼음은 보기만 해도 청량감을 느끼게 하고 커피의 맛도 더하는 듯합니다. 가끔 집에서 분위기를 내보려고 직접 커피도 내리고 얼음도 띄워보지만 뭔가 2% 부족합니다. 커피 맛은 그런대로 흉내를 낼 수 있겠는데 문제는 얼음입니다.
카페에서 담아 준 얼음은 있는 듯 없는 듯 투명한데 집에 있는 냉장고에서 얼린 얼음은 투명하지 않고 뿌옇기 때문에 깔끔하고 청량한 분위기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뿌연 얼음은 투명한 얼음보다 더 빨리 녹아 커피 맛도 금방 밍밍해집니다. 그렇다면 카페에서 음료에 띄워주는 얼음은 맑고 투명한데 냉장고에서 만든 얼음은 왜 불투명할까요?
집에서 얼린 얼음이 불투명한 이유는 물속에 녹아 있던 공기가 물 밖으로 빠져 나가지 못하고 갇혔기 때문입니다.
냉장고 안에 있는 물은 냉기에 직접 노출된 물의 표면부터 얼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옆쪽과 아래쪽도 얼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물은 얼지만 물속에 녹아있는 공기는 얼지 않기 때문에 공기는 얼음 밖으로 밀려 나갑니다.
냉장고 안의 물이 바깥쪽부터 얼기 때문에 물속에 있던 공기는 바깥으로 빠져 나가지 못하고 얼음 속에 갇히게 됩니다. 얼음 크기가 점점 커지면서 밀려난 공기는 아직 얼지 않은 가운데로 몰리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 그곳마저 얼어버리면 모여 있던 공기방울은 얼음 속에 하얗게 남게 됩니다.
그래서 얼음을 만들 때 가장 나중에 언 곳이 불투명하게 보이는 것입니다. 냉장고에서 만들어진 얼음을 자세히 보면 얼음 전체가 불투명하지 않고 중간 아래쪽이 하얗게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이 가장 나중에 언 곳입니다.
집에 있는 냉장고로는 투명한 얼음을 만들 수 없는 걸까요? 아쉽게도 가정용 냉장고로는 시중에서 파는 것과 같은 투명한 얼음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불투명한 얼음은 물속의 공기가 갇혀서 생긴 것이기 때문에 맑은 얼음을 만들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가능할 듯합니다. 물속에 있는 공기를 완전히 제거한 후 얼리거나 물을 얼리는 과정에서 공기를 얼음 밖으로 빼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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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중의 공기는 자연스럽게 물속으로 녹아들기 때문에 첫 번째 방법인 물속에 있는 공기를 완전히 제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을 끓여서 공기를 날려 보낸 후 식혀서 얼리는 방법도 가능하지만 물을 식히는 동안 공기가 다시 녹아들기 때문에 노력과 시간에 비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는 못합니다.
투명한 얼음을 만들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두 번째 방법입니다. 물이 어는 동안 공기가 빠져 나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냉장고처럼 물이 표면부터 얼면 공기가 빠져 나갈 수 없기 때문에 냉장고에서 물이 어는 순서와는 반대로 표면이 가장 나중에 얼게 해야 합니다. 가정용 냉장고는 냉기로 물을 얼리기 때문에 표면을 가장 나중에 얼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물을 아래쪽부터 얼리기 위해서는 냉기로 얼리는 방식이 아닌 얼음틀을 차갑게 해서 물을 얼려야 합니다. 이 방식이 바로 얼음공장에서 얼음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최근에는 이 방식을 이용한 가정용 제빙기도 시판되고 있습니다. 가정용 제빙기는 소형이기 때문에 냉매를 이용해 얼음틀을 직접 차갑게 하지만 얼음공장은 얼음틀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얼음틀을 영하 6~8℃의 차가운 소금물에 담가서 얼음을 만듭니다.
너무 낮지 않은 온도에서 천천히 물을 얼려야 물속에 있는 공기가 충분히 빠져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얼음공장에서 얼음을 만드는 데는 48시간 정도의 제법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얼음틀을 차갑게 해 물의 표면이 늦게 얼도록 하는 방법이 얼음 속의 불투명한 부분을 줄여줄 수 있지만 물속에 있는 모든 공기가 빠져 나가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 방법을 쓰더라도 얼음 속에 일부는 하얗게 남아있게 됩니다.
투명한 얼음은 뿌연 얼음에 비해 단단하기 때문에 음료 속에 있어도 잘 녹지 않습니다. 카페에서 주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얼음이 음료를 다 마실 때까지 거의 녹지 않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