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자.
거울 속의 나도 나일까?
당연히 내가 아니다.
우리가 오른손을 올리면 거울 속 친구는 왼손을 올린다.
거울 속의 나는 내가 아니라 나의 빛이다. 빛이라는 허상이다.
도대체 어떻게 거울 반대편에 나와 똑같이 생긴 빛이 있는 걸까?
당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답하기 곤란한 질문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빛이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이다.
빛은 물질일까?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은 물질이다.
주위를 살펴보자. 물질이 아닌 것이 있을까?
심지어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도 물질이다.
그렇다면 빛도 물질일까?
상식적으로 물질이라면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빛은 그 뭔가가 없다.
편의상 그 뭔가를 질량이라고 하자. 빛은 실제로도 질량이 없다.
질량이 없다면 아예 없는 게 아닐까? 아예 없는 걸 우리는 어떻게 볼 수 있는 걸까?
빛이 어려우니 먼저 소리에 대해 생각해보자.
소리에는 질량이 있을까?
공기가 떠는 게 소리니까 소리는 곧 공기이고, 따라서 질량이 있다고 우길 수 있을까?
공기가 떠는 게 소리는 맞지만 그렇다고 소리가 공기는 아니다.
소리는 파동이다.
공기를 구성하는 분자들이 진동하면서 만들어내는 게 소리다.
파동은 질량은 없지만 엄연히 존재한다. 질량이 없는데 어떻게 존재한다는 말일까?
존재한다는 것은 뭔가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영향을 미친다는 말은 과학적으로 에너지가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파동은 에너지로 존재한다.
그리고 소리가 그렇듯 빛도 파동으로 존재한다.
빛이 뭐냐고? 빛은 ‘에너지를 실어 나르는 파동’이다.
파동은 무언가가 진동하는 것이다.
소리는 공기가 떠는 것이고 파도는 물이 진동하는 것이고 지진은 땅이 흔들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빛은 무엇이 진동하는 걸까?
빛은 빛 자체가 진동한다.
유식하게 말하자면 전기장과 자기장이 진동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전기가 자기를 진동시키고 자기가 전기를 진동시키고.
그래서 빛을 ‘전자기파’라고 부르기도 한다.
인간이 만들어 낸 언어 중에 ‘이게 바로 빛’이라 말할 수 있는 게 있다.
1861년 처음 우리에게 알려진 이것은
빛이 어떻게 생기는지 그리고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정확히 표현한다.
빛을 너무도 간단하고 아름답게 표현한다.
바로 맥스웰방정식이다.
영국의 과학자 맥스웰은 이 방정식으로부터
우리가 보통 ‘빛’이라 부르는 가시광선도 전자기파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전파도, 적외선이나 자외선도, 가시광선과 X선도
모두 전자기파의 한 가족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빛은 어떻게 생길까?
빛은 파동이라고 했으니 뭔가를 흔들어야 생길 것 같다.
농담이지만 빛이 전자기파라 했으니까 전자를 흔들면 생길까?
빙고. 그 전자가 전자기파의 전자는 아니지만 어쨌든 답은 맞다.
(전자電子 ≠ 전자電磁기파)
보다 과학적으로 말하면 ‘전기를 띤 입자가 가속도 운동을 하면 빛이 생긴다’.
그림에서처럼 전자가 진동하면 전자기파가 발생하고
그 전자기파는 다른 쪽에 있는 전자를 움직인다.
공기의 진동이 여러분의 고막을 진동시키듯이 전자기파가 우리 망막의 전자를 진동시킨다.
그것을 우리는 빛이라고 지각한다.
전자는 빛을 춤추게 하고 빛은 다시 전자를 춤추게 한다.
자연은 정말로 천재적이다.
빛은 이처럼 전자라는 아주 작은 세계가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다.
우리가 경험하는 거의 모든 현상은 바로 그 미시 세계에서의 빛과 전자의 춤이다.
빛은 미시세계와 거시세계를 이어주는 정보의 메신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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