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알을 낳은 순서에 따라 알의 상태가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초반에 낳은 알에는 발달과 면역력과 관련한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뒤에 낳은 알은 암컷의 모체가 다른 단백질을 이용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2019.01)
약 50년 전 독일 조류학자 볼프강 마켓쉬는 ‘똑같은 알은 없다’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런데 최근 마켓쉬의 후배들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 막스플랑크 생화학연구소 연구팀이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바이올로지’ 1월 4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푸른박새가 낳은 알 속 흰자와 노른자 단백질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어미새가 알을 구성하는 물질을 필요에 따라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알이 얼마나 좋은지는 크기와 구성 성분으로 판단한다. 알이 클수록 크고, 활력 있고, 건강한 자손이 나오는 경향이 있다. 또 항산화물질이나 항균성 단백질은 새끼의 발달과 면역력에 도움을 준다. 알의 질은 종마다 다르며 심지어 같은 어미가 낳은 알 사이에서도 다르다.
어떻게 이런 차이가 생기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스리스티나–마리아 발쿠 연구원팀은 독일 남부에 서식하는 푸른박새 무리를 조사했다. 알 속에 있는 6가지 카로테노이드의 개별적인 농도를 비롯해 거의 300종류의 단백질 등의 영양 성분을 측정했다. 이 정보를 토대로 알을 구성하는 성분이 새마다 다른지를 조사했다.
푸른박새는 크기가 작고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면서 1년에 한 번에 알을 낳는 종이다. 암컷은 매일 먹는 음식에서 얻은 영양분을 이용해 알이 하루에 하나씩 총 7~15개의 알을 낳는다. 때로는 낳은 알의 총 무게가 자신의 무게보다 클 때도 있다. 알을 만들기 위해 영양분을 획득하고, 합성해서 저장하는 능력이 암컷마다 다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알의 구성 성분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저마다 다른 단백질 농도
연구를 이끈 발쿠 연구원은 “같은 암컷이 낳은 알인데도 알마다 차이가 있다는 점이 가장 흥미롭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암컷은 하루에 하나씩 알을 낳는데 낳을 때마나 카로테노이드 함량이 적어졌다. 카로테노이드는 배아 발달과 새끼의 면역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항산화물질이다. 새는 이 물질을 몸에서 합성할 수 없기 때문에 매일 먹이를 통해 섭취해야 한다. 따라서 노른자에 카르테노이드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은 카르테노이드를 함유한 먹이가 얼마나 풍부한지에 달려 있다.
결과적으로 나중에 낳은 알에서 태어난 새끼는 면역력이 약할 수 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카르테노이드 함량이 적은 알에는 면역과 관련한 단백질의 농도가 높았다. 연구팀은 이런 사실을 토대로 푸른박새 암컷의 몸이 알을 낳을 때 단백질 구성을 변화시켜서 카로테노이드 부족으로 인한 문제를 보완하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른 기능과 관련된 단백질들도 알을 낳은 순서마다 달랐다. 예를 들어 초반에 낳은 알에는 상대적으로 대사작용 및 세포 구성 물질의 생합성, 조직과 장기 분화와 관련한 단백질 농도가 높았다. 연구팀은 이런 조율로 인해 초반에 낳은 알에서 태어난 새끼들이 알을 깨고 나올 때 다른 새끼들보다 더 발달이 진행된 상태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유전자가 아닌 암컷의 모체에서 단백질 등을 조율하는 효과를 통해 자손의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를 개척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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