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류주희 박사 “고효율 약물전달체·치료제 개발 기대”
한미 공동연구진이 DNA가닥을 종이접기하듯 접는 방식으로 나노구조체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 질병치료용 약물전달체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DNA 나노구조체를 만들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공학연구소 류주희 박사팀은 10일 미국 하버드대 다나파버암연구소(DFCI) 윌리엄 시 교수팀과 함께 DNA 접기 기술(DNA origami)을 개발, 기존 방법으론 만들기 어려운 다양한 형태의 DNA 나노구조체를 만들고, 세포실험으로 우수한 세포 침투 능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5월 14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DNA 접기 기술로 만든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DNA 나노구조체KIST–DFCI 연구진이 DNA 접기기술로 제작한 크기와 모양이 다른 DNA 나노구조체 9가지. 이들 DNA 나노구조체는 세포 침투 실험 결과 조밀함(compactness)이 높을수록 세포 침투도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연합뉴스]
나노구조체는 암 같은 난치병 치료에서 약물을 암세포나 치료부위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전달체로 주목받고 있다. 나노구조체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세포 침투 성질이 크게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나노구조체를 원하는 모양과 크기로 만들기 어려워 정교한 연구는 어려운 실정이다.
또 생체적합성이 뛰어난 DNA를 이용해 나노구조체를 만드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지금까지는 금 나노입자 같은 무기소재를 중심에 두고 표면에 DNA를 붙이는 방식이 많이 연구됐다.
연구진은 그러나 이 연구에서 무기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아데닌(A)·구아닌(G)·티민(T)·시토신(C) 등 4가지 염기로 이루어진 DNA 가닥을 종이접기처럼 접어 DNA만을 이용해 3차원 나노구조체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DNA 접기 기술은 뼈대가 되는 하나의 긴 DNA에 상호보완적인 여러 개의 짧은 DNA들을 이용해 종이접기하듯이 접어서 원하는 형태의 나노구조체를 만든다. DNA 가닥들이 결합해 이중나선을 형성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나노구조체를 수나노미터(nm=10억분의 1m) 크기로 정밀하게 만들 수 있다.
연구진은 이 방법으로 서로 다른 크기와 모양의 11가지 DNA 나노구조체를 제작, 골수 유래 수지상세포(BMDC) 등 3가지 세포에 침투시키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모든 세포에서 나노구조체의 조밀함(compactness)이 높을수록 세포 침투도가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류주희 박사는 “DNA 접기 기술로 세포 침투 능력이 우수한 DNA 나노구조체를 제작하는 게 가능해졌다”며 “앞으로 이 DNA 나노구조체가 암 치료제 같은 약물을 전달하는 전달체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DNA 나노구조체는 표면에 다양한 약물과 표적물질을 원하는 위치에 붙일 수 있다”며 “이런 특성을 이용해 세밀하게 나노구조체의 표면 특정 위치에 항원, 면역증강제 등을 도입, 항암 백신을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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