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영국 의사 6명, 몸소 실험 자청

평균 1.7일 후 두번째 배변에서 배출

합병증 없었으나, 한 사람은 확인 못해

실험에 참가한 한 의사가 삼키기 전의 작은 레고 블록을 보여주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의학계에서는 인체를 다루는 직업의 특성 때문에 새로운 발견을 위해 의사들이 직접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각종 위장병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발견은 대표적인 사례다. 1982년 오스트레일리아의 의사 베리 마셜은 자신이 직접 균을 먹고 위염에 걸리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균의 실체를 밝히고 위장 질환 치료에 새 길을 열었다. 독일의 베르너 포르스만은 1920년대 후반 자신의 팔 정맥에 가느다란 관(카테터, Katheter)을 밀어넣은 뒤 이것이 심장 우심방에 이르는 것을 증명해 순환기 계통의 병변 연구와 치료에 크게 기여했다. 두 사람은 자신의 몸을 던진 실험을 통해 얻은 학문적 성과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의사들이 실험을 위해 삼킨 레고 블록의 크기. 가로 1cm, 세로 1.3cm가량이다. 논문에서 인용

 

 

위험성에서 이에 견줄 바는 안 되지만, 오스트레일리아와 영국 의사 6명이 몸소 색다른 인체실험을 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아이들이 즐겨 갖고 노는 장난감 가운데 하나인 레고 블록을 직접 삼키고, 이 블록이 몸밖으로 배출되는 과정을 관찰했다.

‘소아학과 어린이 건강’ 저널 11월22일치에 실린 실험 결과를 보면 의사 6명은 가로 1cm, 세로 1.3cm 크기의 레고 블록을 삼켰다. 그런 다음 얼마 후에 이 블록이 장을 통과해 변으로 배출되는지를 살펴봤다. 연구진은 “레고 블록은 1~3일 안에 실험 참가자들의 몸을 통과했고 합병증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레고 블록이 배변을 통해 배출되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1.7일이었다. 짧은 사람은 1.1일(27시간), 가장 긴 사람은 3일(72시간)이 걸렸다. 대변 횟수로 따지면 평균 두번째 배변에서 레고 블록이 검출됐다. 연구진은 “성인이 아닌 어린이의 미성숙한 장에서는 물체가 더 빨리 지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통과시간이 길어져 자녀에게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걱정하는 부모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실험 결과 여성이 남성에 비해 더 일찍 배출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이것을 확언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레고 블록을 삼키기 전과 후 대변의 묽은 정도와 배변 횟수에선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한 사람은 2주 동안 대변을 면밀히 관찰했으나 끝내 레고 블록을 찾지 못했다. 연구진은 이 점을 들어 “대변에서 블록을 찾는 일은 아주 어렵기 때문에 부모들이 집에서 그런 시도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장난감 부품은 동전 다음으로 아이들이 잘 삼키는 물건이다. 픽사베이

 

 

생후 6개월~3세 아이들이 주로 삼켜

의사들은 아이들의 이물질 섭취 후의 배출 시간이나 부작용과 관련한 부모들의 궁금증과 불안감에 답을 주기 위해 이런 실험을 자청했으며, 그 결과를 연말 성탄 시즌을 앞두고 공개하게 됐다고 한다. 미국에선 한 해 어린이 약 10만명이 이물질을 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80%는 생후 6개월~3세의 아이들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삼키는 것은 동전, 그 다음이 장난감 부품이었다. 연구진은 동전의 경우, 대부분 부작용없이 3.1~5.8일 내에 몸밖으로 배출됐다는 이전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그러나 동전과 장난감 부품의 몸밖 배출기간에 차이가 나는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실험에 참가한 의료진 가운데 통증을 느낀 사람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집에서 이런 실험을 흉내내선 안된다고 신신당부했다.

 

 

 

원문: 여기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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