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구조물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그 우아한 발놀림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보아도 플라스틱 막대로 이루어진 뼈대일 뿐입니다. 마법으로 생명을 불어넣기라도 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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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인지 무생물인지 모를, 저 동영상 속의 존재는 ‘테오 얀센(Theo Jansen)’이라는 네덜란드 예술가의 작품입니다.‘현대의 다빈치’라 불릴 만큼 천재적인 작가이지요. 저 거대한 작품이 오직 바람의 힘으로만 움직인다고 하니, 놀랍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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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얀센의 작품처럼 움직이는 예술을 ‘키네틱 아트(Kinetic Art)’라고 합니다. 과학과 예술의 만남인 키네틱 아트. 20세기 초, 새로운 종류의 예술작품이 그때까지의 미술의 존재 방식을 뿌리부터 바꾸려 했던 ‘전위미술운동’의 산물이죠.
‘움직임’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키네시스(Kinesis)’에 어원을 둔다. 동력에 의해 움직이는 작품과 관객이 작품을 움직일 수 있는 것으로 크게 나뉠 수 있다.
공기의 흐름이나 형태의 구조에 따라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형태에서 미묘한 변화를 보이는 모빌(mobile)은 키네틱아트의 일부이다. 또한 넓게는 시각적으로만 움직이는 ‘옵아트’도 키네틱 아트의 범주에 포함되며, 최근에는 빛 그 자체를 소재로 하는 라이트 아트와 결부되기도 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키네틱아트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어렵게만 느껴지는 현대 미술인 키네틱 아트. 하지만 우리 모두 갓난아기일 때부터 키네틱 아트 작품을 즐겼습니다. 바로 ‘모빌’이죠! 흔히 갓난아기 장난감으로 천장에 달아주는 모빌은 원래 알렉산더 콜더(Alexander Calder)가 1930년대부터 만든 키네틱 아트 작품이었습니다.
알렉산더 콜더 – 모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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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더의 작품에 모빌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사람도 무척 유명한 작가인데요, 바로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입니다. <샘>이라는 작품으로 미술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 일로 아주 유명한 바로 그 작가죠. 그도 그럴 것이, <샘>은 시중에 팔고 있는 변기를 사 와서 사인만 한 것이었거든요!
그런데 뒤샹은 키네틱 아트의 선구자이기도 합니다. 1913년 그가 제작한 <자전거 바퀴>라는 작품은 의자에 자전거 바퀴를 거꾸로 고정한 것이었는데, 이 바퀴는 실제로 회전할 수 있다고 해요. 키네틱 아트는 이후 다양하게 발전했습니다. 자연의 힘만을 이용하던 모빌과 달리 동력을 이용한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도 많습니다. 기계 부품을 사용한 대규모 작품을 제작하는 장 팅겔리(Jean Tinguely)도 그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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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시립미술관 장 팅겔리 전시회 광고(2016)
우리에게 친숙한 키네틱 아트 작품은 또 하나 있습니다. 조나단 보롭스키(Jonathan Borofsky)의 <망치질하는 사람> 이라는 작품인데요, 서울 광화문 근처를 지나다 자주 마주치는 바로 그 작품이죠. 35초에 한 번씩 망치질을 한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키네틱 아트는 단어만 생소할 뿐, 우리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고 만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처음 살펴본 테오 얀센은 어떤 작가일까요? 그는 독특하게도 자신의 작품을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소개합니다. 작품의 제목도 마치 생물의 학명처럼 붙이죠. 플라스틱 튜브, 페트병 등이 뼈와 근육, 신경계를 이룹니다. 스트랜드 비스트(해변의 괴수 또는 괴물)는 걷는 모습만 생물과 닮은 것이 아니라, 생물처럼 위험을 피하기도 하고, 걸음 숫자를 기억하기도 합니다.
테오 얀센의 작품이 생명체라면, 번식도 가능할까요? 생물이 자신의 모습을 본뜬 자손을 남기듯, 테오 얀센의 작품은 메이커들의 손에서 자신과 닮은 ‘자손’을 남깁니다. 《메이커스》 Vol.04에서는 테오 얀센의 작품을 본떠 만든 ‘미니비스트’를 만들어볼 수 있는 키트가 제공됩니다. 또 나움 가보(Naum Gabo), 장 팅겔리, 니콜라 쇠페르(Nicolas Schöffer) 등 영향력 있는 작가의 키네틱 아트 작품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과학과 예술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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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여기를 클릭하세요~
기계에 생명을 불어넣는 ‘링크’
플라스틱 튜브로 이루어진 다리가 바람의 힘만으로 걸어갑니다.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느껴지는 그 움직임은 무척 신비롭습니다.
현대의 다빈치, 천재적인 키네틱 아티스트 테오 얀센(Theo Jansen)의 작품입니다. ‘키네틱 아트‘는 과학과 예술이 만나는, 움직이는 예술이지요. 걷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로 무생물에 생명이 깃든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듭니다.
어떻게 무생물이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일까요? 그 비밀은 ‘링크 구조’에 있습니다.
스트랜드비스트의 원리를 작게 구현한 ‘미니비스트’를 보며 그 비밀을 자세히 풀어봅시다!
아래 그림을 보며 미니비스트의 움직임을 관찰해볼까요? 복잡한 구조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죠. 미니비스트의 다리 움직임은 사람이 걸을 때의 다리 움직임과 같습니다!
비밀은 다리를 이루는 ‘링크 구조’에 있습니다. ‘링크 구조’란 정해진 여러 개의 부품을 관절로 이은 것인데요, 어떤 움직임을 다른 움직임으로 바꾸어줍니다.
링크 구조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미니비스트의 다리는 ‘레버 크랭크’라는 링크 구조를 발전시킨 것입니다. 레버 크랭크 구조는 회전 운동을 왕복 운동으로 바꿉니다. 크랭크축이 회전할 때 거기에 연결된 링크가 일정하게 왕복하죠.
아래 그림을 볼까요? 주황색 선은 링크를 이루는 부품을 나타낸 것이고, 왼쪽의 청록색 원은 크랭크의 궤적을 나타낸 것입니다. 크랭크가 회전하면, 링크가 오른쪽 청록색 원호 궤적을 따라 왕복합니다.
사람의 다리는 걸어가면서 왕복 운동을 하죠. 하지만 발끝이 원호 모양으로 움직이지는 않죠? 원호 모양 궤적을 좀 더 자연스럽게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레버 크랭크 구조에 링크를 더 추가하면 좀 더 복잡한 곡선을 그릴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을 볼까요? 굵은 주황색 선은 원래의 레버 크랭크 구조이고, 가는 노란색 선은 추가된 링크입니다. 추가된 링크가 그리는 반원형의 궤적이 아니라 찌그러진 타원 모양의 궤적이 보이시나요? 이제 조금 더 사람의 움직임에 가까워졌습니다!
링크를 더 추가하면 더 복잡한 궤적도 그릴 수 있습니다. 이제 미니비스트의 다리를 다시 한번 살펴볼까요?
미니비스트도 테오 얀센의 다른 작품들처럼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는데요, 풍차가 바람을 받아 돌면 크랭크축이 회전하죠. 여기 링크가 연결되어 레버 크랭크 구조를 이루고, 더 복잡한 링크가 여러개 추가되어있습니다. 이 링크로 단순한 왕복 운동을 인간의 다리의 움직임과 비슷한 궤적으로 바꿉니다.
아래 그림은 미니비스트의 각 부분의 궤적을 보여줍니다. 제일 아래, 발끝에 해당하는 부분의 물방울 모양 궤적이 보이시나요? 걸어가는 사람의 발끝도 저런 물방울 모양 궤적을 그린답니다!
움직이는 모양을 바꾸어주는 링크 구조. 레버 크랭크 구조 외에도 다양한 링크 구조가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자동차 엔진에 쓰이는 ‘슬라이더 크랭크’라는 링크 구조가 있습니다. 직선 왕복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꾸어줍니다. 링크 크랭크 구조와는 반대죠?
엔진 실린더 안에서 연료와 공기의 혼합 기체가 폭발하면 피스톤 슬라이더가 위아래로 왕복하며 크랭크축을 돌립니다.
이 슬라이더 크랭크 구조는 산업혁명 시기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에 사용되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슬라이더 크랭크 구조를 찾아볼까요?
19세기의 기계공학자 프란츠 뢸로(Franz Reuleaux)는 『기계운동학』이라는 책에서 여러 가지 링크와 크랭크 등의 메커니즘을 정교하고 치밀한 도해와 함께 정리했습니다. ‘기계공학‘이라는 학문은 실질적으로 이때 정립되었다고 볼 수 있죠.
또한 뢸로는 지금까지도 인정받는 기계의 정의를 내린 사람이기도 합니다.
“기계란 내구성을 지닌 물체(고체)들의 정교한 조합으로, 각각이 특정한 운동을 하며, 에너지를 받아 유용한 일을 하는 것이다.”
그림만으로는 조금 복잡하게 느껴지시나요? 하지만 움직이는 모습을 눈으로 보면 금방 이해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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