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멕시코 테트라 피시와 제브라피시라는 물고기는 자신의 심장을 스스로 치유하는 놀라운 능력을 지녔다. 영국 연구진이 이 능력에 가장 연관되는 유전자가 무엇인지 밝혀냈다. 심장질환 치료에 새로운 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2018. 11.)
멕시코 테트라 피시(Mexican tetra fish)는 손상된 심장을 스스로 치유하는 놀라운 능력을 지녔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연구진이 ‘lrrc10’라는 유전자가 이런 능력의 비결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물고기(학명 Astyanax Mexicanus)는 멕시코 북부에 서식하는데, 150만 년 전에는 홍수 때마다 일부가 부근 동굴에 쓸려 들어가곤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지역 홍수는 점점 줄다가 완전히 사라졌다. 이로 인해 동굴에 갇힌 테트라 피시와 강의 테트라 피시가 분리되면서 같은 종이 다른 환경에 각각 적응하며 진화하는 완벽한 ‘자연의 실험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강의 테트라 피시는 자신의 심장 조직을 스스로 고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동굴의 테트라 피시는 이런 능력을 잃어버렸다. 또한 깜깜한 동굴 환경에서 불필요한 몸의 색과 보는 능력도 함께 사라졌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마틸다 모머스티그(Mathilda Mommersteeg) 박사 연구진은 강 테트라 피시와 동굴 테트라 피시의 유전자를 비교·분석해서 심장 치료에 필요한 특수한 메커니즘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실렸다.
연구진은 우선 자가 심장 치유 능력이 물고기 유전체의 세 부분과 연관된다는 점을 밝혔다. 그 다음 강과 동굴 테트라 피시, 두 물고기가 심장이 손상된 시기의 유전자 활동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 시기에 lrrc10와 카베올린(caveolin)이라는 두 부분이 강 테트라 피시에서 훨씬 활동적이라는 점이 나타났다.
lrrc10이라는 유전자는 사람의 경우 확장성 심근병증(DCM)이라는 병과 관련이 있다는 점이 이미 알려져 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선 이 유전자가 심장박동 시 심장 세포의 수축에 관여한다는 점이 밝혀지기도 했다.
연구진은 심장 치유 유전자를 더 정확히 밝혀내기 위해 멕시코 테트라 피시처럼 심장 치유 능력을 가지고 있는 다른 물고기, 제브라피시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제브라피시의 lrrc10 유전자를 비활성화 하는 실험을 했는데, 그 결과 이 물고기가 더 이상 심장을 치유하지 못한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로서 lrrc10이 심장 재생에 가장 핵심적인 유전자라는 점을 밝힌 것이다.
이번 발견은 심장병으로 고통 받는 많은 이들에게 새 치료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 사람에게 심장마비가 올 경우 심장에 필요한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는데, 이때 심장 세포가 죽으면서 상처 조직이 남는다. 이런 상처는 심장 근육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게 막으면서 몸 구석구석 피를 보내는 심장의 펌프질에 장애를 주게 되는 것이다. 또 손상된 심장 조직을 재생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이 경우 현재 유일한 치료법은 심장 이식밖에 없는 실정이다.
영국심장협회(British Heart Foundation)의 메틴 애브키런(Metin Avkiran) 교수는 “연구진의 놀라운 새 발견은 우리가 아직도 자연으로부터 배울 게 얼마나 많은지 보여준다. 강의 테트라 피시가 지닌 심장 재생 능력은 아마도 상처 형성을 억제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일 수 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메커니즘을 상처 난 인간 심장을 고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지 알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 링크
http://www.ox.ac.uk/news/2018-11-21-fish-genes-hold-key-repairing-damaged-hearts
원문: 여기를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