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는 왜 ‘하얀 석유’로 불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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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코발트때문에 요즘 들어 글로벌 산업계가 골치를 앓고 있다.
지구의 지각에 약 0.0025%만 존재하고 있어서 워낙 희소가치가 있는 물질인데다가, 전 세계 코발트의 절반 정도가 매장되어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이 이중관세를 매기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구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용 배터리나 전기자동차를 제조하는 업체들은 코발트 확보 및 대체 물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제품의 필수 재료인 코발트
다행히 최근 코발트 가격이 급격하게 안정세를 찾으며 시간 여유가 생기긴 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운영하는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초를 기준으로 런던금속거래소의 코발트 현물 가격이 톤 당 5만 6500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3월의 9만 5500달러에 비해 약 40% 떨어진 수준이다.
이처럼 여름철에 접어 들며 코발트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한 이유는 콩고를 비롯한 주요 산지의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공급량 증가에 따른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한시적인 상황일 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코발트 매장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콩고가 생산량을 늘리며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지만, 내전 등 정치적 상황이 불안하기 때문에 언제 다시 가격이 급등할 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나마 현재 가격인 5만 6500달러도 지난해 초의 가격인 2만 달러에 대비해서는 2.5배가 넘는 높은 가격이다.
그렇다면 아예 코발트 수요량을 줄이는 것은 어떨까?
하지만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코발트는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첨단 제품들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소재다.
특히 코발트가 주요 소재로 사용되는 삼원계 배터리는 코발트 대란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다.
삼원계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이나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을 쓰는 배터리로서, 에너지 밀도가 높아 출력 성능이 좋다. 여기에 수명이 길고 안정성도 높아 최근 들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불거진 인권 침해 논란도 코발트 대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채굴 과정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노동력을 착취했다는 사실이 국제인권단체의 조사로 밝혀지면서 코발트 사용이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는 상황에 까지 이르게 된 것.
이에 따라 업계는 코발트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에 나서면서도 한편으로는 코발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연구개발을 다각도로 시도하고 있다.
코발트 함량 줄이거나 아예 배제한 배터리 개발에 총력
코발트 가격의 급상승으로 가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배터리 업계다.
이들은 제조 시 필요한 코발트 비중을 낮추는 연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노트북용 배터리에 사용되는 코발트 함량을 대폭 줄인 ‘저(低) 코발트’ 배터리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노트북에는 코발트 함량이 100%인 ‘리튬코발트산화물(LCO)‘ 배터리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LG화학이 개발 중인 저코발트 배터리는 리튬 대신 니켈의 함량을 높인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다.
코발트 비중이 70% 정도로 줄어들어 제조단가를 내릴 수 있기에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유리하다는 것이 제조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SDI는 니켈과 코발트 그리고 망간의 비율을 변경한 전기자동차용 삼원계 배터리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원계 배터리의 기본은 NCM배터리로서 니켈과 코발트, 망간의 비율은 6:2:2다. 연구진은 여기에 니켈 함량을 높여 구성비를 8:1:1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니켈은 배터리의 밀도를 높이는 데 있어 핵심적인 원료”라고 밝히며 “배터리에서 니켈 함량이 높아지면 용량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의 충전만으로도 더 멀리 가는 전기자동차를 개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물론 니켈 함량을 높인다고 만사형통은 아니다. 용량과 다른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가령 니켈은 화학적 활성도가 높아서 함량이 높아질수록 폭발 위험도가 커진다. 이러한 문제점을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국내 연구진의 숙제다.
한편 세계 최대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업체인 일본의 파나소닉은 이미 코발트 사용량을 현저히 줄인 배터리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소닉은 더 나아가 코발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배터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외 배터리 업계가 기술 개발을 통해 고질적인 코발트 대란에 대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원자번호 15번 인(P)을 소개합니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6687916&memberNo=29922182
지난번 ‘원소로 보는 화학사’에서 소개해드린 원소는 색깔이 화려한 화합물을 만드는 원소이면서 빈센트 반 고흐나 클로드 모네와 같은 화가들의 위대한 작품들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원소인 카드뮴(원자번호 48번)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오늘은 발견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나도 흥미로운 원소 ‘인(원자번호 15번)’을 소개해드릴게요.
원자번호 15번 ‘인’을 소개합니다!
원자의 배열에 따라 각각 다른 인은 적린(붉은색 인), 흑린(검은색 인), 자린(보라색 인) 등 다양한 동소체가 존재합니다. 처음 발견된 인은 대부분 옅은 노란색을 띠어서 황린(노란색 인)이라고 했지만, 오늘날에는 거의 무색의 투명한 백린(흰색 인)을 얻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인 중에서 반응성은 백린이 가장 높고 흑린이 가장 낮습니다. 적린은 공기 중에서도 안정성이 있어 성냥갑의 마찰 면에 사용하기도 하지만, 독성을 지닌 백린은 공기 중에서 불안정하여 자연 발화합니다. 또한, 백린은 독성이 매우 높아 몸에 닿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중독시켜 죽음으로 몰 수 있습니다. 백리탄은 말 그대로 백린이라는 물질을 이용해서 만든 폭탄으로, 백리탄을 쏘면 백린이 하늘에서 폭발하며 사방으로 흩뿌려집니다. 그리고 사람 몸에 눌어붙어 몸을 불태웁니다. 백린으로 인해 붙은 불은 일반적인 불과 다르게 문지르거나 바닥에 굴려도 꺼지지 않습니다. 심지어 물속에 들어가도 씻기지 않아 물이 마르면 다시 저절로 불타오릅니다. 그래서 백리탄에 노출되면 사실상 그 부위를 도려내거나 아예 잘라낼 수밖에 없습니다.
백린은 아무리 주의해서 취급해도 장기간 다루면 몸과 뼈에 쌓입니다. 그러면 다양한 증상으로 백린 중독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 병은 이가 어둠 속에서 빛나고 아프며, 아파서 이를 뽑으면 턱뼈까지 부서져 나오는 병입니다. 백린은 1995년 일본 도쿄 지하철 독극물 살포 사건,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에 사용된 독극물인 사린가스를 만드는 데도 쓰였습니다.
백린을 진공 상태에서 300℃로 가열하면 적린을 얻을 수 있으며 이때 독성은 없습니다. 백린의 표면에 적린의 막이 생기면 담황색으로 보여 황린이라고도 하는데 실제로 황린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린은 금속과 같은 광택 때문에 금속 인이라고도 합니다. (사실상 금속은 아님) 흑린은 안정하기 때문에 공기 중에서 발화시키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인’이 발견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원소명의 유래
인은 연금술 실험을 하다가 발견됐습니다. 1669년 독일의 연금술사 헤닝 브란트(Henning Brandt)가 은을 금으로 바꾸는 실험에서 자신의 소변을 모아 증발시키던 중 빛을 내는 신비한 물질, 인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는 오줌의 수분을 증발시킨 잔류물을 진공상태에서 가열하고, 이때 생성된 증기를 수중에서 응축하여 고체를 얻어냈습니다. 생물시료에서 원소를 발견한 것은 원소의 발견역사 중에서도 매우 드문 일이라고 합니다. 당시 ‘현자의 돌’을 발견했다는 소문이 돌아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고 합니다. 원소명은 그리스어 phos(빛)과 phoros(운반하다, 가져오다), 두 단어를 합쳐서 ‘빛을 가져오는 자’라는 뜻의 그리스어 ‘phosphoros’로부터 유래했습니다.
‘인’은 어디에 사용될까요?
인은 생명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DNA와 아데노신삼인산(ATP)은 인을 함유하는 생체분자로, 놀랍게도 인은 인간을 비롯한 동식물의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물질입니다.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담은 DNA도 인 산화물로 되어 있으며, 근육과 생체 반응의 주 에너지로 쓰이는 아데노신삼인산(ATP)에도, 세포의 형태를 유지시키는 세포막에도 인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몸 안의 산도를 적정 수준으로 맞추는 데오 인이 작용합니다. 그러다 보니 적정량의 인은 생체에 적합해 음식물의 산화제로도 활용됩니다. 대표적인 음식물이 콜라입니다. 그 밖에 성냥의 제조에 사용되는 적린, 반도체 제조에 활용되는 흑린 등도 고체 상태로는 인체에 독성이 거의 없습니다.
한편 비료에서 인은 질소, 포타슘과 함께 식물에 필요한 3원소의 한 축을 담당합니다. 19세기 초 독일의 리비히가 식물에 함유된 무기물을 분류한 결과 이 세 성분이 결핍되면 작물의 생육이 저해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습니다. 이 사실에 근거하여 식물이 질소, 포타슘, 인을 흡수하기 쉬운 비료를 만들어 수확량을 크게 증대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인은 오늘날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