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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의 주신 제우스는 아내가 있는데도 몰래 바람 피울 궁리만 한다. 이스라엘의 솔로몬 왕은 후궁 700명에 첩이 300명 있었다고 한다. 남녀가 한 명씩 만나 가정을 꾸리는 ‘일부일처제’는 과연 인류의 본성일까?
현존하는 유인원 5종인 침팬지와 보노보, 고릴라, 오랑우탄, 긴팔원숭이는 제각각 다른 짝짓기 특성을 보인다.
침팬지는 완전 난교다. 침팬지와 유전적으로 아주 가까운 보노보 역시 난교다.
반면 고릴라는 일부다처다. 어른이 된 수컷 한 마리가 보통 두세 마리의 암컷을 거느린다. 그래서 수컷은 좋겠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늘 다른 수컷과 피 터지게 싸우느라 피곤하다. 경쟁에서 진 수컷은 혼자 일생을 마친다.
오랑우탄 역시 일부다처이지만, 고릴라와 조금 다르다. 오랑우탄 암컷은 몇 마리씩 작은 무리를 이루는데, 수컷 한 마리가 이런 암컷 무리를 여럿 거느리고 있다. 고릴라보다 한술 더 뜬 ‘확장된’ 1부다처인 셈이다.
긴팔원숭이는 일부일처를 유지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일부 종에서는 1부1처가 아니라는 관찰 결과가 발표돼 논란이 있다.
인간은 어떨까? 일부일처가 흔한 것 같지만, 일부다처인 사회도 존재하고, 반대로 여성이 남성을 택하는 모계사회도 존재한다. 꺄올~ 인류학자의 조사에 따르면, 일부일처인 사회가 50% 정도로 나온다. 생각보다 위세가 높지 않다.
과학 읽어주는 언니 제공
인간은 일부일처일까 일부다처일까?
‘손가락’에서 단서를 찾은 학자들이 있다. 검지와 약지의 길이 비율을 보면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일부다처와 일부일처 여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는 일부일처일 가능성이 높고 네안데르탈인과 초기의 호모사피엔스도 1부다처의 가능성이 높았다. 오늘날의 인류는 그 중간으로 봤다.
수컷 고환의 크기도 관심사다. 암컷이 여러 수컷과 짝짓기를 하고 그 사실을 수컷도 알 경우, 가장 좋은 전략은 한번 사정할 때 나오는 정자의 양을 늘리는 거다. 이런 동물은 고환의 크기가 점점 커지는 쪽으로 진화한다.
실제로 수컷끼리 대결을 펼쳐서 여러 마리의 암컷을 독차지하는 고릴라나 오랑우탄은 정자 수 대결을 펼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몸 대비 고환이 작다. 반면 난교를 하는 침팬지는 몸 대비 고환이 무척 크다. 사람은 두 무리의 중간 정도다.
어디에도 인간이 완벽한 일부일처라는 확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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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1부1처제의 기원은 무엇일까?
흔히 인류학자나 진화학자들은 일부일처의 기원 후보로 세 가지를 꼽았다. 먼저 아버지가 어머니와 함께 자식을 키우는 일명 ‘부성애’다. 먹이를 먹이거나 돌보는 행위에 수컷이 가담한다. 새끼가 크는 데 어미의 애를 많이 먹이는 동물일 경우 유용하다.
두 번째는 수컷(아버지)이 자식을 포식자의 침략(영아살해)으로부터 보호하는 행위다.
마지막은 암컷의 분포다. 한 마리 한 마리가 멀찍이 떨어져 존재한다면, 수컷은 굳이 멀리 다니며 여러 마리의 암컷과 관계를 지속하느니 한 마리의 암컷과 지속적으로 짝을 이루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
셋 중 부성애는 원인이 아니라는 게 최근 결과다. 나머지 두 가지 특성 중 어떤 게 일부일처의 기원인지는 여전히 논쟁거리이며, 두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뭐, 사실. 인류가 일부일처인지 1부다처인지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인생을 살면서 서로 의지하고 믿을 수 있는 진실한 파트너 한 명이라도 만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물론 그러려면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돼야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