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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미국 연구팀이 수백 번 접었다 펴도 끄떡없는 종이 전자회로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2018.08)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 Berkely) 연구진이 접을 수 있는 전자 스위치와 센서를 종이 위에 구현하는 데 성공하고 연구 결과를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6월 27일자에 발표했다.
종이를 이용한 전자기기를 만들기 위한 연구는 최근 10여 년 동안 활발하게 진행돼 왔다. 값싸고 구하기 쉬운 종이는 전자기기로서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접는 것으로 회로의 스위치를 키거나 끌 수 있고, 작동을 변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전자 종이접기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종이 위에다가 실생활에 사용할 만큼 충분한 전도성을 가진 전극을 형성하려는 지금까지의 시도들은 대개 금이나 은처럼 값비싼 물질을 이용했다. 종이를 써서 아낀 비용을 넘어설 만큼 비싼 재료들이라 비효율적이다.
젤라틴, 탄소, 몰리브데넘으로 만든 종이 회로
리웨이 린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개발한 이번 기술은 비교적 저렴한 물질인 몰리브데넘을 써서 해결했다. 연구팀은 탄소 원자들이 들어 있는 젤라틴에 몰리브데넘을 넣어 몰리브데넘이 탄소에 달라붙게 만들었다. 그런 뒤 이 혼합 물질을 종이 위에 얇게 펴 바르고 말렸다. 이렇게 완성된 종이 기판에 레이저를 쪼여 원하는 모양의 회로 패턴을 그렸다. 약 1000도까지 온도가 상승한 몰리브데넘은 탄소와 화학결합을 이뤄 내구성이 좋은 탄화몰리브데넘 전도체를 형성했다.
형성된 회로의 폭은 약 100μm(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에 불과했다. 머리카락의 굵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레이저를 쏘지 않은 부분은 전도성을 띄지 않았다. 연구팀은 젤라틴 코팅이 전도성 물질 제작에 필요한 탄소를 공급하면서 동시에 레이저 빔이 종이를 태우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린 교수는 “젤라틴이 없으면 종이는 재가 돼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수백 번 접었다 펴도 끄떡 없어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이용해 다양한 일회용 종이 전자기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나봤다. 가령 중금속 오염을 측정하는 기능을 하는 회로를 종이 위에 그리면 경제적으로 유독물질을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된다. 연구에 참여한 시닝 장 연구원은 “종이 위에 형성한 센서로 한 방울의 물이나 환자의 혈액에서 유독 물질인 납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우 작은 간격을 두고 전극을 형성해서 회로에 전자가 이동하지 못하게 한 뒤 여기에 들어온 중금속이 그 간격을 채우면 전기가 통하게 되는 것이 그 원리다.
린 교수는 “많은 연구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전자 오리가미를 만들고 활용하는 연구를 해 왔다”며 “우리는 이번 연구에서 종이 위에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는 실용적인 회로 패턴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과 수백 번을 접었다 펴도 끄떡 없이 견고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