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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났을 때 별 이상이 없었어도 자라면서 말과 보행이 더딘 아이가 있다. 여기에 관심사가 제한적이고,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면 자폐증을 의심해야 한다. 아직도 ‘어떤 과정을 통해 자폐증이 진행하는가’에 대해선 밝혀진 게 거의 없다.

이와 달리 인체 유전자 지도가 작성되고 유전자 진단 기술이 발전하면서 자폐증의 원인은 차츰 밝혀지고 있다. 자폐증 환자의 90%가 유전자 돌연변이 �문에, 나머지 10%가 가정이나 사회 등 환경적 영향으로 발생함이 확인됐다. 학계에선 지능과 관련한 유전자가 수 천여 개 있는 것으로 추정 중이며, 그 중 52개가 규명된 상태다. 유전자 편집 기술로 이런 지능 관련 유전자를 수정해 자폐증을 치료하려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최근 동물실험을 통해 3세대 유전자 편집기라 불리는 ‘크리스퍼 캐스(CRISPERCAS)9’의 유전성 자폐증 치료 효과를 처음 입증한 연구가 나왔다. ‘크리스퍼-캐스9’은 문제가 생긴 목표 DNA 염기서열에 찾아가서 달라붙는 ‘가이드 RNA(크리스퍼)’ 분자와 DNA를 자르는 가위효소 ‘카스9(Cas9)’가 짝을 이룬 복합체다.

유전자를 잘라 교정할수 있도록 돕는 크리스퍼 캐스9 효소복합체(가위)-과학동아 제공

 

 

미국 텍사스대와 버클리 캘리포니아(UC버클리)대 등 공동 연구팀은 금 나노 입자로 코팅한 크리스퍼 캐스9을 이용해 유전성 자폐증의 하나인 ‘여린 X 증후군’ (fragile X syndrome,이하 FXS)에 걸린 쥐의 자폐 증상을 완화시켰다고 25일 (현지시각) 학술지 ‘네이처 의학공학(Naturebiomedical engineering)’에 발표했다.

FXS는 염색체 X 말단의 염기가 삭제돼 생기는 질병이다. 남자는 4000명마다 1명, 여자는 6000명마다 1명 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는 큰 귀와 길고 뾰족한 얼굴을 가지며, 남성의 경우 사춘기 이후 거대고환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연구팀은 FXS에 걸린 쥐의 뇌 속 신경세포 유전자를 교정하기 위해 캐스9 부분을 금나노 입자로 코팅해 바이러스의 도움 없이 직접 전달하는 방법을 개발, 크리스퍼-골드(Gold)라 명명했다. 이 연구를 이끈 텍사스대 건강과학센터 세포생리학과 이혜영 교수는 “기존에는 신경세포에 캐스9을 넣기 위해 운반체인 아데노바이러스 등을 이용해야 했다”며 “운반체 없이 직접 분자를 신경 세포 속으로 넣는데 처음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반체 바이러스를 쓰면, 몸 속에서 증식하면서 가이드 RNA와 결합하지 않은 캐스9 단백질이 따로 발현돼 무작위로 유전자를 절단할 위험이 있다. 이 교수는 “바이러스를 쓰면 통제할 수 없는 크리스퍼 캐스9이 생긴다”며 “크리스퍼 골드 기술은 이런 위험을 차단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퍼 골드가 바이러스의 도움없이 뇌로 전달되 유전자를 교정하는 것을 묘사한 그림이다.-University of Texas Health ScienceCenter at San Antonio 제공

 

 

연구팀은 반복행동과 관계된 뇌 속 영역인 선조체(striatum)에 있는 신경세포 표면에 흥분수용체(mGluR5)가 발현하지 못하도록 유전자를 고치기 위해 크리스퍼 골드를 설계해 쥐에 주입했다. 그 결과, 전체 mGluR5 유전자의 50%가 교정돼 땅을 파는 것과 같은 쥐의 이상 반복 행동이 약 30%가량 감소함을 확인했다.

이로써 유전자 교정 기술을 이용한 보다 폭넓은 유전성 자폐증 치료 연구가 가능하리란 전망이다. 이 교수는 “많은 뇌 속 표적치료제가 임상 시험에서 번번히 떨어지는 등 자폐증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었다”며 “유전자 편집 기술로 뇌 속 유전자를 직접 교정하면 자폐증 외에 다양한 유전성 희귀 질환 치료에 쓰일 수 있을 것”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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